기사입력시간 : 2006-11-14

독도가 암석에서 섬으로 보는 입장 변경과 금반언

독도를 EEZ를 갖지 못하는 암도 내지 바위섬이냐 아니면 그 자체의 EEZ를 갖는 도서냐 하는 문제는 독도의 영유권 문제 그 자체와는 관련이 없는 사안이다. 하지만 이는 독도의 법적 지위의 일 내용으로서 한.일간에 독도 영유권과 관련해 일정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일본은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고 하면서, 동시에 EEZ를 갖는 도서라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1982년의 유엔해양법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UNCLOS) 제121조 3항에서는 “인간의 거주 또는 독자적 경제생활을 지탱할 수 없는 바위섬은 배타적 경제수역 또는 대륙붕을 가질 수 없다”(Rocks which cannot sustain human habitation or economic life of their own shall have no exclusive economic zone or continental shelf)고 규정하고 있다. 곧 바위섬의 법적 지위 내지 해양관할권, 특히 대륙붕과 EEZ를 갖지 못하는 경우(동시에 해석론상 바위섬이 대륙붕과 EEZ를 갖는 경우도 포함)를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독도를 유엔해양법협약 제121조 3항에 명시된 바위섬(암도; rocks)으로 간주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관련, 1998년 11월 9일 김선길 해양수산부 장관이 “독도는 암석이라는 외교통상부의 주장에 해석을 같이 한다”면서 “독도를 자꾸 언급하면 쓸데없이 분쟁화하고, 우리 영토로 주장하면 어업협정이 안됐을 것”이라고 국회 질의에 대해 답변한 적이 있다.

이 말은 곧 한국 정부가 독도를 “인간의 거주 또는 독자적 경제생활을 지탱할 수 없는 바위섬”으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울릉도를 EEZ 기점으로 선포했던 것은 바로 그러한 입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독도를 EEZ 기점으로 선택한다는 것은 독도를 ‘일반 도서’(island) 혹은 ‘인간의 거주와 독자적 경제생활을 모두 지탱할 수 있는 바위섬’으로 본다는 뜻이다. 이는 독도에 관하여 한국 정부가 갖고 있던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는 것, 또는 그와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위에서 금반언은 언제나 선행하는 적극적인 발언이나 행위가 존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 김선일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한국 정부의 일련의 태도(비록 그것이 소극적인 것이었다고 할 수는 있을지라도)나 여러 정황적 증거에 비추어 독도를 EEZ를 가질 수 없는 바위섬으로 보았던 것은 거의 틀림없다. 그런데 특별히 기존의 입장을 번복할 수 있는 타당한 논리나 정당한 言明이 없이 앞의 입장을 바꾸어 독도에 대하여 EEZ 기점을 채택(혹은 그러한 주장)을 하는 경우, 이 사안에 대하여는 금반언의 적용 여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 같은 입론에 대하여 반박도 가능하다. 인간의 거주가능성이나 독자적인 경제생활 능력에 대한 판단은 시대와 상황, 특히 과학기술 발전의 진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997년을 전후한 시점에서는 독도가 인간의 거주나 독자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없는 바위섬이었으나 10년 정도 지난 후인 지금에 와서는 독도의 법적 지위에 변화가 발생하였다거나 기타 중대한 사정변경이 발생하였다는 점을 들어 독도의 EEZ 기점을 정당화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의 입장으로서는 ‘중대한 사정 변경론’이나 ‘독도의 법적, 사실적 지위 변화론’(이에 따른 EEZ 기점 변경 정당화 논리)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반드시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독도본부 제8회 독도위기 학술토론회- <신한일어업협정 폐기와 금반언 효과에 대하여>

2006. 6. 22


  기사입력시간 : 200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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