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 2018-05-29

생명이 태동하는 우리 땅 ‘독도’…‘수중 생태계의 보고’ 확인
수중공간마다 괭생이모자반, 미역, 대황, 등 해조류 가득

독도 유일의 민물 샘 바위에 새겨진 '1965.8.18. 김용석' 글씨 발견






독도 수중에 10미터가 넘는 모자반 군락. /조준호 기자



일반적으로 바다의 계절은 육지보다 한 템포가 늦다. 수온이 육상보다 천천히 오르고 내리기 때문이다.



5월의 끝자락, 육지가 여름에 들어서는 요즘 독도에는 생명이 태동하고 있다. 움츠렸던 기운을 털고 뒤늦은 신록의 아름다움을 뿜어내며 ‘독도의 봄’을 알리고 있다.



지난 22일 새벽 동트는 일출을 보면서 입도한 독도에는 섬 위로는 신록이, 암벽에는 갈매기가, 물 속에는 물고기와 해초들이 갖가지 모습으로 생명의 탄생을 전하고 있었다.



“조 기자님, 얼른 서두르세요. 독도는 날씨가 변화무쌍해서 오늘 같이 날씨 좋은 날이 아니면 수중 조사 못해요.”



이번 조사를 진두지휘한 김윤배 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 책임기술원은 이삿짐보다 많은 조사장비를 뒤로 한 채 수중 관측을 위해 잠수슈트를 입으라고 다그쳤다.





독도 수중을 촬영 중인 다이버./조준호 기자



기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산하 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가 22일부터 25일까지 독도 현지조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합류해 함께 독도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이번 조사는 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가 올해부터 매월 실시하고 있는 독도연안 수중생태계조사다. 조사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독도 인근의 수중 생물, 수온, 해류 등의 해양생태계를 살피고 해양자원의 생산성 분석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수중조사와 촬영을 위해 조사에 참여한 5명이 관측·수중촬영·스쿠버 장비 등을 10톤급 어선에 실어 날랐다. 나흘간 진행되는 조사에 사용되는 장비가 금새 배에 산더미처럼 쌓였다.



독도 동도에 짐을 풀고 울릉도에서 가져간 콤비 고무보트인 ‘강치호’를 이용해 연구조사의 전초기지가 될 서도 주민숙소로 짐을 날랐다.



짐 정리도 못한 채 바로 수중조사에 투입됐다. 이날 첫 과업은 동도 전차바위 앞 수중 22m에 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에서 설치한 장비를 해체하고, 다른 장비를 다시 설치하는 임무였다. 이 장비는 고정된 장소에 설치돼 해류, 온도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한다.





해조류 사이 암반에 몸을 숨긴 독도 홍해삼.
/조준호 기자



수온은 16도. 울릉도보다 조금 높았다. 수온이 상승한 독도는 긴꼬리 벵에돔을 비롯해 돌돔, 볼락, 자리돔 무리들이 모두 활기차게 움직였다. 또 금방 산란한 한치, 군소 등의 알이 돌 틈과 해조류 사이마다 빽빽하다. 수중공간마다 생명이 태동하는 모습이 넘쳐났다.



수중에는 괭생이모자반을 미롯해 미역, 대황, 등 해조류가 가득 퍼져 봄의 기운이 완연했다. 모자반 사이에는 홍볼락이 산란을 마치고 쉬고 있었고, 갓 부화한 치어 무리가 천적을 피하기 위해 줄기 사이사이에서 유영 중이었다.



수중에서 물 위로 올라오자 괭이갈매기들이 무리를 지어 낮게 선회하며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며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우리가 서 있는 공간 옆 갈매기가 산란했던 것이다. 알을 품고 있다가 사람의 출현에 깜짝 놀란 갈매기 부모의 급박한 행동이었다.





독도에서 포란 중인 괭이갈매기./조준호 기자



독도는 요즘 괭이갈매기 산란철로 천연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서도 물골 주변은 최적의 산란장이다. 독도의 드센 바람을 피할 수 있으며 먹이 공급해 용이해 포란 시간을 갖기에 좋은 환경이다. 곳곳에는 막 부화한 새끼 갈매기들이 어미새의 호위 속에 걸음마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튿날 수중 조사를 끝내고 다시 독도 부속도서인 가재바위 주위로 옮겨 조사를 이어갔다. 독도에 하나밖에 없는 물골 주변도 둘러봤다. 물골은 독도의 서도 북쪽 몽돌해안 계곡에 민물이 흘러나오는 장소를 말하는데, 바위틈에서 조금씩 떨어져 고이는 물은 하루 약 400ℓ에 달한다. 독도 유일의 식수원이기도 하다.





독도 서도 물골 내부에 자리잡은 ‘도깨비쇠고비’/조준호 기자



물골은 울릉군 독도관리소가 비교적 잘 관리하고 있었다. 외부 사람의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철망과 덮개를 설치해 보호 중이었다.



물골에는 습기 때문인지 ‘도깨비 쇠고비’를 비롯해 이름 모를 식물들이 암벽에 자리를 잡고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벽면에는 녹색 균사체가 일부분을 채우고 있었다. 내년에는 또 다른 생명이 자리를 차지할 듯하다.



물골의 깊이는 50~70㎝가량 돼 보였고 미세한 짠맛을 느낄 수 있었다. 옛 주민들이 이곳을 어떻게 찾았을까? 의문을 가지며 둘러보는 순간 벽면에 ‘1965.8.18. 김용석’이란 글씨가 암각돼 있었다. 울릉도 주민이 독도에 왔다가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육상 탐사를 마치고 삼형제 굴 인근지역에서 수중조사를 다시 진행하던 중 10m 넘게 자란 모자반 군락지를 발견했다.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 형성된 수중 캘프 숲이 연상됐다. 오랫동안 다이빙을 하며 여러 곳을 둘러봤지만 이렇게 거대하게 자란 모자반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마치 큰 벽을 마주하는 기분이었다.





독도 연안 돌미역과 홍조류 무리 사이를 유영 중인 치어들./조준호 기자



모자반 사이에는 군소의 알, 고동의 알, 여러 종의 치어들이 천적들을 피해 몸을 숨기고 있었다. 수온이 오르면 단연생인 거대한 모자반도 사라진다. 물위로 올라오는 내내 아쉬운 마음에 자꾸 뒤돌아보게 됐다.



이번 독도 해양조사는 여러 장비를 이용해 다양한 해양생태계를 살펴봤다. 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는 독도 연안의 지점을 여러곳 설정해 해양변화 등의 모습을 조사해 기록하고 있다.



아침 일찍부터 조사를 진행하고 밤이 되면 조사된 기록을 분류한다. 또 다음 과업의 준비로 자정을 넘겨 잠을 청한다. 의무와 열정 없이는 수행하기 힘든 일이다.



조사를 마치고 울릉도로 돌아오는 배에서 김윤배 책임기술원은 “연구원들이 흘린 땀방울만큼 독도의 신비한 속살을 더 많이 보고 기록에 남길 수 있을 것”이라며 “예산과 장비, 인력 등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 앞으로 현장성을 더 강화해 우리 땅 독도를 지키는 것은 물론 해양자원의 생산성 향상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아시아투데이 2018.05.29]



독도본부 2018.05.29 www.dokdocenter.org

  기사입력시간 : 201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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