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 2017-04-18

쓰시마의 마트에서 발견한 박스 포장 아이디어

우리 일행은 쓰시마에 오면 꼭 걸어봐야 하는 삼나무 숲으로 갔다. 차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여 북섬의 중상단에 자리한 '미야마(深山)의 천세교(千歲橋)' 앞에서 시작하는 트레킹로인 '조선통신사의 길, 사스나(佐須奈) 코스'로 갔다.


 

▲ 일본 쓰시마 김수종



천세교에서 다시 차로 10분 정도를 달려서 조선통신사가 귀국길에 마지막 걸었던 길로 갔다. 차를 길 옆에 잠시 정차하고는 삼나무 숲을 무작정 걷기도 하고, 잠시 쉬면서 명상도 하고 나무를 안아보기도 했다. 장난삼아 죽은 고목을 흔들어보기도 했다. 20분 정도 삼나무 숲을 거닐어 본 것으로 오늘의 숲 산책은 마무리 한다.




 ▲ 일본 쓰시마 삼나무 숲

 

나는 삼나무 숲이 너무 좋다. 우선 온몸을 나무의 정기로 청소하는 것 같고, 맑은 공기가 기분을 최상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소나무나 편백나무 숲만큼 행복을 주는 나무가 삼나무인 것 같다.


이제 쓰시마에서 가장 큰 평야지대이기도 한, 북섬 북서부 사고천(佐護川)유역의 평야를 차로 한 바퀴 둘러보았다. '혹시나 아직 남아있는 재두루미가 있나' 하고 살펴보았지만, 이미 북으로 날아간 것 같다. 봄 농사 준비에 분주한 농민들이 간혹 보일 뿐이다.


이제 해가 질 시간이 다가온다. 길을 안내하는 고 선배는 갑자기 "일몰을 보러 가자"고 하여'센뵤마키산(千俵蒔山)'으로 방향을 잡았다. 차로 10여분 거리라 천천히 길을 잡았다. 산 중턱을 지나는데, 앞차가 갑자기 정차를 한다. 모두가 내려서 차를 살펴보니, 타이어가 펑크났다.




▲ 일본 쓰시마 순식간에 펑크난 타이어를 교체하다



이런 시골 오지에서는 보험사의 긴급출동을 부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역시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순간적으로 장비를 준비하여 순식간에 펑크 난 타이어를 빼고 예비 타이어로 교체했다. 이번 일행들은 대부분 뛰어난 손과 머리를 가진 듯하다. 역시 어디를 가든 전문가가 많은 경우 걱정이 없는 것 같다. 차를 다시 몰아서 산 정상으로 갔다.




▲ 일본 쓰시마 센뵤마키산 풍력발전기



이곳은 역시 풍력발전기와 함께 바람이 좋은 곳이다. 우선은 풍력발전기 주변을 살펴본다. 시원한 바람도 좋지만, 최근에 억새를 전부 불을 질렀는지, 말끔하게 청소가 되어 있다. 바람이 많은 곳인데, 산불의 위험이 있어 보이는 이곳에서도 매년 봄에 억새 태우기 행사를 하는가 보다. 놀랍고 재미나다.


 

▲ 일본 쓰시마 풍력발전기 아래에서 높이 뛰기



모두가 모여서 서쪽 하늘을 보면서 풍력발전기 아래에서 높이뛰기를 하기도 했고, 동서남북으로 전망이 좋은 곳이라 사진을 찍으면서 산책을 하기도 한다. 이어 북동쪽 '바람의 언덕'으로 이동을 했다. 순식간에 전화기가 진동을 한다. 이곳은 바로 부산이 보이는 언덕이라 로밍을 하지 않은 전화임에도 문자나 전화통화가 가능한 곳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사진을 몇 장 찍어서 가족에게 문자로 보내고는, SNS에도 풍광사진을 올려둔다. 재미나게도 경남 거제시라고 나의 위치가 등록된다. 이곳이 부산보다는 거제의 통신망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는가 보다.




▲ 일본 쓰시마 일몰 앞에 선 젊은 연인



그리고 우리 일행과는 별개로 온 젊은 남녀가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언덕으로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멀리서 일몰의 풍경과 함께 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한 장 담는다. 멋진 연인의 모습이다. 젊은 친구들이라 그런지 그냥 자연스럽게 포옹을 하기도 하고, 손을 잡기도 하는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




 ▲ 일본 쓰시마 센뵤마키산에서 본 일몰

 

이제 다시 풍력발전기 앞으로 왔다. 이곳의 서쪽 하늘은 일몰을 볼 수 있는 '노을의 언덕'이다. 저 멀리 서쪽 하늘 아래는 동백꽃이 유명한 '사오자키(棹岐)공원'이다. 예전에 일본군 요새가 있던 곳으로 일본의 최서북단이다. 거기에서 부산까지는 직선거리로 49.5Km로 정말 한국 땅이 바라보이는 곳이다.  


서서히 해가 진다. 붉게 노을이 진다. 이곳 쓰시마에 와서 처음으로 보는 저녁 일몰과 노을이다. 어제 새벽 부산에서 일출을 보았고, 오늘은 쓰시마에서 일몰을 보게 된 것이다. 나는 우선 하늘에 기도했다. '올해는 가족 모두 건강하고 보다 좋은 일이 많기를' 바랐다. 기분 좋게 일몰을 보고 나니 날이 컴컴해졌다.




▲ 일본 쓰시마 일몰을 보고 기도하다



이제 사스나의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 가는 길에 잠시 마트로 가서 필요한 물품을 조금 구매했다. 나는 별로 살 것이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과자와 술, 음료 등을 구매하도록 도와주었다. 알코올이 조금 포함된 과실주를 한두 개 사왔다. 고 선배는 누구의 부탁을 받았는지, 과실주를 한 상자나 샀다. 그런데 민박으로 가지고 와서 박스를 살펴보니 손잡이가 너무 간단하면서도 튼튼하고 멋지다.


박스를 손으로 편하게 들 수 있도록 고리를 양쪽에 달고는 고정하는 테이프를 끝에 부착하여 보기 좋게 안정시켰다. 이런 아이디어 제품은 한국에도 있을 법한데 아직은 보지 못한 것 같다. 기발한 생각인 것 같다.




▲ 일본 쓰시마 박스 포장용 손잡이가 정말 아이디어 제품이다



이제 저녁을 예약해 둔 와다나베 아줌마가 경영하는 야끼니쿠(やきにく,焼き肉)집으로 갔다. 민박집에 아침을 해 주는 와다나베 아줌마는 사실은 고깃집 사장님이다. 민박집에 손님이 많은 경우 방문하여 아침을 준비해 주신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오늘 아침과 저녁에 이분에게 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저녁7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식당에 도착하니, 젊은 여성 2명이 자전거를 타고 왔는지, 안전모를 옆에 두고는 식사 중이다. 한국사람 같아서 말을 걸어보니, "남쪽 이즈하라로 와서 어제와 오늘 자전거 투어 중이라고 한다. 어제는 남섬에서 자고 오늘은 사스나에서 숙박을 한다"고 했다.


"어떻게 이렇게 작은 식당을 알게 되었냐"고 물어보았더니, "민박집 사장님의 소개로 이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고는 갈 생각"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도 같은 민박집에서 숙박을 하니 밤에 잠시 보자"고 했다. 우리들은 맛난 고기와 함께 따뜻하게 데운 청주를 한 잔하면서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안 박사가 "식사 전 마트에서 산 물건 가운데 사지 않은 물건에 돈을 지불한 것 같다"며, 영수증을 보여주었다. 앞 고객의 영수증과 중복이 되어 돈을 지불한 것 같아서, 마트로 전화를 했다. 그리고는 다시 마트로 차를 타고 갔다. 늦은 시간에 두 번째 마트 방문이다.




▲ 일본 쓰시마 마트에서



사지 않은 담배에 대해 지불한 돈을 환불받았다. 한 시간 전에 계산을 했던 어르신이 얼굴을 알아보고는 "미안하다"고 하고는 바로 환불처리를 해 주었다. 미리 전화를 해 두었기에 쉽게 기억을 하고는 원만하게 처리해 준 것 같다. 다시 마트에 온 김에 필요한 물건을 조금 더 사고는 숙소로 돌아갔다.


양인수 박사와 안 박사, 사진작가인 하성인 선생과 나는 술을 간단하게 한 잔씩 하고는 오늘의 일과를 마쳤다. 내일 아침에는 조금 일찍 일어나 사스나 읍내 산책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12일 일요일 아침이 밝았다. 6시 30분에 일어났다. 세수를 하고 나니 벌써 양 박사와 안 박사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산책을 하기로 했기에 우선은 인근의 집들을 살펴보고는 항구 쪽으로 갔다.


공학 전공인 양 박사는 집의 모양은 물론 지붕과 처마의 나무 하나하나에도 앞부분에 쇠를 부착하여 부식을 방지한 것이나, 대문과 현관의 모습도 나름 아기자기하게 조형미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마당의 조경도 특별한 점을 소상히 설명해주어서 재미난 산책이 되었다.


다시 길을 나서니 우측에 법원, 소방서, 체육관이 보인다. 인구 1000명 정도 되는 소읍에 이런 시설이 있다니, 놀라겠지만 사실 이곳은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북섬의 중심이었던 곳이다. 그리고 읍사무소와 경찰서가 있다. 바로 옆에는 작은 야구장도 있다.


그리고 강을 따라 조금 더 내려가니 멋진 집들도 보이고 언덕 위에는 마을회관도 있다. 그리고 다시 돌아서 항구방향으로 나가보니 경찰서 소유의 배와 경찰서 관사가 있다. 국토교통국에서 설치한 수준점 표석도 있고, 야마네코 조각도 있다. 야마네코를 앞에 설치한 화장실도 있다.


가로등에도 불빛이 빛나는 곳에 야마네코 모형이 있다. 정말 쓰시마는 온통 야마네코의 고장인 것 같다. 술, 빵, 과자, 소금 등등 상표도 다양하게 있는 것 같다. 사람이 정말 없는지 한 시간 반을 걸어 다녀도 별로 만나게 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너무 조용한 어촌이다. 그냥 시골마을을 산책한 것처럼 행복하게 걷고는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일요일 아침이라 숙박객이 많아서 아침을 두 조로 나누어서 먹었다. 다른 손님들은 8시에 다들 먹고, 우리 일행은 8시 30분에 식사를 했다. 어제와 같은 메뉴였지만 나는 된장국과 낫토를 밥에 비벼서 맛나게 먹었다. 와다나베 아줌마는 정갈하게 밥과 반찬을 잘하는 것 같다.


식사를 하면서 아줌마에게 가족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았더니, "딸이 하나 있는데, 시집가서 후쿠오카에 살고 7개월 된 손자가 하나 있다"고 했다. "무슨 일을 하냐"고 물었더니만, "그곳에서 물장사를 한다"고 했다.


아무리 직업관이 다른 일본이라고 하지만, 더 이상 물어보는 것이 이상한 것 같아서 그냥 웃고 말았다. 아무튼 재미나고 좋은 아주머니다. 나이가 나보다 열여섯 살이나 많지만 앞으로는 '누님(あねき,姉貴)'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오마이뉴스 2017.03.28]



독도본부 2017.04.18 www.dokdocenter.org

  기사입력시간 : 2017-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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