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 2016-10-11

소 다케유키와 정지용 시인의 문학적 만남

1918년 9월 18일 종무지(소 다케유키)는 10살이 되는 해에 도쿄의 친가를 떠나 대마도 이즈하라의 히라야마씨 댁으로 양자를 떠나게 되었다. 대마도의 히라야마 종가는 600평이 넘었으며 뒤편에는 산까지 붙어 있었다. 부지는 크게 연못과 밭으로 나뉘고 밭에 감나무, 배나무, 밤나무, 차나무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양계, 양봉, 양잠에 이어 송이버섯, 죽순 등이 길러졌다. 양아버지 히라야마씨는 이즈하라 심상고등소학교 교장이었다. 그는 종무지의 등이 굽은 것을 보고“하얀 눈에도 견디지 못하고 구부러지는 대나무 도련님”이라는 별칭을 붙여주었다. 그는 종무지를 대마도주의 후계자로 손색없이 키우고자 노력하였다. 양어머니 미치는 3남 6녀에 대한 예의범절 교육과 집안일, 농사일에 한시도 쉴 틈 없었으나 불평 대신 얼굴에 미소 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종무지는 유명산과 백악산을 오르며 몸과 마음을 다져나갔다. 장차 대마도의 주인이 될 그는 카마지카 공원의 언덕에 올라 현해탄을 바라보며 장대한 대자연이 주는 호연지기를 받아들이는 일에 소홀함이 없었다. 산속에 들어가 송이버섯과 표고버섯, 고사리를 채취하고 바닷가로 나아가 조개를 잡으며 낚시와 수영을 즐겼다. 강물에서 새우를 잡고 등나무꽃과 반딧불이를 바라보며 감수성을 키웠다. 대마도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은 그가 후일 화가와 시인으로 성장하는 충분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는 1918년 이즈하라 소학교에 입학하여 2년 다닌 후 1920년 4월 대마도중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중학교 5년간 열심히 공부하였다. 나가사카현 내의 중학교 영어 웅변대회에서 우승한 적도 있었다. 1923년 10월 15세의 나이로 드디어 그는 대마도 도주와 백작 작위를 계승하게 된다. 그해 처음으로 친구들과 문예잡지를 만들고 다음 해는 시와 동시 잡지를 발행하였다.



1925년 대마도 중학교를 졸업한 뒤 대마도에 온지 8년 만에 도쿄로 다시 돌아가 가쿠슈인 학교 고등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고등학생이 된 그는 당대에 대시인으로 추앙받던 기타하라 하쿠슈(北原白秋)의 문하에 들어가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하쿠슈의 병에 결렸다고 하였다. 1927년 드디어 하쿠슈의 시가(詩歌) 종합월간지『근대풍경』6월호에 그의 시 <송림의 밤>이 실리게 된 것이었다. 1926년 11월『근대풍경』창간호가 나오기 전부터 서점을 계속 찾아가 언제 나오느냐고 채근하던 그였다. 그는 이 시가 종합잡지에 대해‘하쿠슈 냄새가 풀풀 나는 이 잡지는 전 일본의 공기 색깔을 하룻밤 사이에 바꿔 버릴 듯한 느낌이었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이『근대풍경』6월호에 충북 옥천의 천재시인 정지용의 시가 여러 편 실리고 있었다. 지용은 1902년에 출생하였으니 종무지보다 나이가 여섯 살 위다. 지용의 시 <카페프란츠>가 창간 다음 달 12월호에 게재되어 이국풍의 우울한 정서를 들어내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후 거의 매달 작품이 실리고 있었다. 그들의 문학적 교감은 상당히 깊었을 것이나 문단에 보고된 기록이 보이지 않는 점은 매우 유감이다. 이후 하쿠슈와 종무지의 사제간 교류는 매우 깊어진다. 1934년『대마 민요집』이 출간 되었을 때 하쿠슈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종무지의 1956년에 발간된 첫 번째 시집『해향』의 서문에는 이미 고인이 된 하쿠슈에 대한 애정과 깊은 존경심이 묻어 있었으며 출간기념회에는 하쿠슈의 부인이 초대되기도 하였다.



1972년 종무지는 낙선재를 찾아와 이혼 한 덕혜옹주를 만나고 싶어 하였다. 가족들은 이 만남을 거부하였다. 그는 쓸쓸히 돌아갔다. 그는 레이타쿠(麗澤)대학에 교수로 봉직하면서 1975년에 시 잡지 『시덴』을 창간하였으며 1978년에는 두 번째 시집『빗방울』을 출간하였다. 만년에 완성한 시집『쿠로시오』는 그가 죽은 후에 출판되었다. 곳곳에 덕혜옹주에 대한 사랑이 숨어 있다. 정지용과 종무지는 영문과 문학부를 전공한 후 교수가 된 시인들이다. 그들은 하쿠슈를 진정한 스승으로 존경하였다. 문학적 교감은 어딘가 있을 것이다.[동양일보  2016.10.10]



독도본부 2016.10.11 www.dokdo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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