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출신의 첫 북경주재 일본대사가 탄생한 건 경사스럽기 이를 데 없다. 악한 이미지의 관료를 제치고 대기업 정상의 중국통을 기용하면 곧바로 “우애(友愛)”가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이런 마술이 가능하다면 불평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거대시장이 세계무역의 규칙을 결정한다」는 정리(定理)에 따르면 중국과의 경제협조와 틀을 만드는 건 사활이 걸린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필자는 백성이 정의(正義)며, 관(官)이 악(悪)이라는 분위기는 믿지 않으며, 반대의 말도 미심쩍다. 관민 모두 국민의 번영과 안전에 타당한 가 여부만이 관건이라 하겠다.
상사출신의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郎)대사는 북경부임을 앞두고 뜨겁게 「경제」를 말했다. 같은 날, 중국의 양제츠(楊潔篪)외상은「외교•군사」로 목소리를 드높였다. 하노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제국연합(ＡＳＥＡＮ)지역포럼(ＡＲＦ)에서 남지나해 섬들의 영유권을 둘러싼 줄다리기다.
외교•군사를 빼고는 중국을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철포(鉄砲)로부터 정권은 만들어진다」는 나라다. 동남아시아국들은 눈앞의 남지나해를 「내 바다」라고 호언하는 중국이 무섭다.
최근 중국은 티베트와 대만과 마찬가지로 남지나해를 「핵심적 이익」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다른 말로 바꿔 말하면 「무력행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입으로는「평화적 태두」를 말하면서 하이난 섬(海南島)의 해군기지를 강화하거나, 대형 중국함선으로 위엄을 내세운다. 특히 「배타적경제수역에서는 외국군은 조사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독자해석으로 미국 조사선의 항행을 방해했다.
중국은 남지나해의 영해문제에 대해 ＡＳＥＡＮ과의 다국간 협의를 보류해왔다. 물론, 작은 국가들로 구성된 ＡＳＥＡＮ이 개별적으로 교섭에 나서면 힘으로 꺾어버리고 만다.
중국은 건국으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0회 이상의 무력행사를 단행했으며, 모두 중국이 먼저 시작했다. 이 나라는 군사력을 쉽게 행사한다.
같은 해역만으로도 1974년에 서사제도(西沙諸島)에서 베트남함선을 침몰시키고, 88년에는 남사제도(南沙諸島)에서도 베트남함선과 교전하고 있다. 90년대에는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미스치프 환초(Mischief Reef)를 빼앗았다.
미국의 클린턴 국방장관은 하노이에서의 연설에서 남지나해문제 해결에 대해 「다국간이 추진하는 게 미국의 이익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즉시 반발하고, 아시아지역 내의 문제에 제멋대로 국제화를 도모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간섭을 배제할 태세다.
여하튼 남지나해는 중국의 영해법(領海法)에서 정하는 「내 바다」이기 때문에 해양에서의 국제행동기준을 준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작은 나라에는 중국의 거대시장을 내비치고, 한편으로는 중국제무기를 대량으로 팔려고 한다. 의도는 미국과 ＡＳＥＡＮ의 분단이다.
상사에는 손이 발이 되도록 잘 보이려 하지만, 작은 나라의 군에는 잘난 척 한다. ＡＳＥＡＮ은 미국의 개입이 없으면 도저히 중국에 「국제법 존중을」이란 요구도 할 수 없다.
이는 남지나해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우리(일본) 센카쿠제도(尖閣諸島)를 포함한 동지나해에서도 「핵심적 이익」이란 말을 꺼낼 수 있다. 중국해군은 오키나와, 필리핀을 잇는 제1열도선을 넘어 미국에 세력권 다툼에 도전할지 모른다.
미국과 중국의 파워게임에 끼어 작은 나라는 어느 대국에 기대어 어떻게 국익을 이끌어 낼지를 생각한다. 이런 일이 니와(丹羽)대사가 말하는 친중애국(親中愛国)만으로 가능할까. 대사는 경제뿐만 아니라, 수시로 변하는 정치를 얘기할 사명이 있다. (동경특파원)
2010.08.25. 독도본부 www.dokdocenter.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