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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부, 새로운 동해의 시대를 열다

한국이사부학회 창립 기념 학술대회

한국이사부학회 창립 기념 학술대회가 4일 삼척문예회관에서 국내 석학들과 관계기관 전문가, 강원도와 경상북도 인사, 지역 주민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는 해양개척사에 기념비적 위업을 세운 신라장군 ‘이사부(異斯夫)’ 연구의 구심체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리고, 재조명 활동을 정례화·지속화 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깊다. 학계와 지역사회에서는 그동안 소홀히 다뤄졌던 동해안 해양사에서 이사부 학회가 다양한 논거를 발굴, 제시할 경우 ‘우리땅 독도’의 가치를 일깨우고, 동해 영토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기조강연과 주제발표, 토론 내용을 요약해 지상 중계한다.


■ 기조강연/ 21세기 동해와 이사부

“이사부 장군 재조명 동해 중요성 알려야”

▲ 정재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한국이사부학회 출범을 기쁘게 생각하며, 재단에서 도울 일이 있으면 적극 돕겠다.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이라는 초강대국 사이에 끼어있는 운명이다. 번영과 생존을 위해 상호 이해 관계를 유지하며,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절실한 과제지만,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영유권 주장 등 역사왜곡은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데 근본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동북아역사재단과 이사부학회의 역할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사부가 울릉도와 독도를 신라영토로 편입한 것은 1500년전의 일이다. 기록은 몇줄에 불과하지만 의미는 매우 크다. 바다는 인간의 문명을 몇단계 더 발전시킨 무대였다. 고려시대에 ‘코리아’를 알리는 계기도 바다였다. 임진왜란 등은 바다에 소홀했을 때 일어났다. 일제 식민지였던 1920∼1930년대 일본은 동해를 지중해로 만들려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당시 ‘일본해 지중해론’을 바탕으로 한반도를 거쳐 만주로 이어지는 일본의 루트를 개척하려고 했다. 남북통일이 되면 동해는 일본, 시베리아를 연결하는 최상의 무역로가 된다. 동북아의 평화가 유지되고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동해는 동해안의 지중해로 부활할 것이다. 이사부 장군 재조명 작업을 통해 동해와 독도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은 그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사부학회가 전면에 나서 동해를 우리 것으로 되찾자.


▲ 한국이사부학회 창립 기념 ‘이사부, 새로운 동해의 시대를 열다’ 학술대회가 4일 오후 삼척문화예술회관 1층
소공연장에서 열린 가운데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


■ 연해주 및 동해북부 항로에 대한 연구- 고대를 중심으로

“동해는 예부터 해양활동 요충지”

▲ 윤명철 동국대 교수

필자는 ‘동아지중해(東亞地中海)’란 모델을 설정, 해륙(海陸)사관으로 우리와 주변의 역사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해 왔다. 동아지중해는 유럽 지중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항해 환경이 좋았을 뿐 아니라 주변 구성원들은 항해술, 특히 조선술이 뛰어났다. 동해는 일찍부터 해양활동의 부대였으며, 연해주해역은 우리역사와 직·간접 관계가 있는 읍루(말갈로 이어지는)와 함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왔다. 북부의 타타르 해협은 해양환경상 연해주와 사할린, 홋카이도 주민들이 도해하면서 문물 교류를 해온 교통로였다. 연해주 북부항로의 주역은 읍루 등의 주민들이었으나 우리와 연관성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 연해주 남부항로는 북옥저와 고구려, 발해의 존재로 인해 사용한 것이 분명하다.

동해북부항로 또한 동아지중해 해역에서 가장 어려운 항로였지만 우리가 활용한 항로였다. 그 항로의 가운데에 울릉도와 독도가 존재한다.

따라서 앞으로 울릉도, 독도 및 우산국의 존재와 의미는 동아시아 전체의 역사 속에서 파악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 신라 나무인형 사자 고찰

“이사부, 사자인형 활용 우산국 복속”


▲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장

구석기 동굴 유적에서 뼈가 다수 출토되는 사자가 우리 역사와 문화에 다시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불교의 유입과 맥을 같이한다.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신비스런 동물로, 두려움없이 동물을 굴복시키는 ‘백수의 왕’으로 사자가 그려져 불교에서는 부처를 ‘인중사자(人中獅子)’로, 부처의 설법을 ‘사자후(獅子吼)’라고 표현하고, 불교가 전래된 뒤 삼국시대 불상의 대좌나 고분벽화, 궁궐·사찰의 수호 상징인 석자자상 등 곳곳에 사자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사부의 우산국 정벌은 신라에서 불교가 공인되기 15년 전이다. 그러나 고구려를 통해 불교가 유입되면서 이미 사자에 대한 관념이나 형상은 신라에 전해졌고, 이사부는 무섭고, 기이한 사자를 활용해 우산국을 위협, 복속시켰다.

이사부가 나무인형 사자 전략으로 싸우지 않고, 이긴 전략은 이후 고려시대에 서희가 담판으로 거란의 대군을 돌려보낸 전범(典範)이 됐다고도 할 수 있다. 또 이사부의 사자는 이후 신라 사자상의 전형이 되고, 탈춤 등 다양한 문화양태로 성행하게 된다.


■ 6∼7세기 고고자료로 본 동해안과 울릉도

“고구려, 울릉도로 사민 흔적 있어”


▲ 홍영호 고려대 강사

고고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울릉도의 고분이나 출토 유물은 낙동강 상류인 경북 북부지역의 세장방형(細長方形) 석실묘(石室墓)와 통할 수 있다. 이 고분은 고구려 적석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신라가 진흥왕대에 북진한 뒤 고구려에 협조한 낙동강 상류지역의 일부 집단을 울릉도로 사민(徙民)했을 가능성도 있다. 울릉도의 경우 그 이전의 묘제가 없는 점과 6세기 전반대의 특별한 유물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보아 사민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삼척∼강릉지역은 일찍부터 신라가 진출하고, 고구려와 대치하며 축성을 통해 전진 및 방어거점화하는데, 이러한 진출 과정에 해로의 이용 가능성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고, 부산식 토기들이 출토되는 것을 근거로 바다에 능한 부산쪽 주민들을 사민시켜 울릉도 정벌에 활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해 볼 수 있다. 또 동해안 해양집단이 울릉도 정벌에 직·간접으로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사부의 울릉도 정벌 이후 울릉도는 고고학적 상황으로 볼 때 완전히 신라문화권에 포함됐다.


■ 동해안 수군 유적 연구

“삼척포, 조선초기 중요 수군기지”

▲ 유재춘 강원대 교수

수군은 기록을 통해볼 때 이미 삼국시대부터 전투에 활용되고 있었으며, 고려·조선시대에 더욱 발전했다. 특히 신라는 선부(船府)를 두었고, 고려시대에는 선병도부서(船兵都部署)·사수사(司水寺)가 있었으며,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군사체제에 수군이 완전히 정규군으로 편제되어 수군 병종을 따로 설치했을 뿐 아니라 각 도별로 수군절도사를 두고 예하부대를 배치해 방어태세를 갖췄다. 조선초기 강원 동해안 지역에는 6개 수군만호진이 설치돼 병선 17척, 군병 1103명이 배치됐다. 삼척포에는 병선 4척에 수군 245명이 배치돼 가장 중요한 수군기지였다.

강원도 연해의 수군과 관련된 유적으로는 삼척의 오화리 산성을 비롯해 강릉의 방내리 토성과 영진항, 안인포로 여겨지는 군선강 하구 일대, 사천의 석교리 토성과 사천진, 양양의 대포영성과 광정진성터, 삼척의 삼척포진성터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동해안의 수군과 해방(海防)유적은 현재까지 별도로 연구된 바도 없고, 고고학적 조사도 미흡해 앞으로 더 많은 고증과 연구·조사가 필요하다.


■ 독도와 한·일 해양경계

“독도, 신라 지증왕부터 국가 관할”

▲ 유하영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로 독도는 신라 지증왕 13년(512년) 이래 계속하여 ‘국가 관할권’이 행사돼왔다. 조선시대 울릉도 수토(쇄환)정책 또한 실효적 지배로 국가관할권을 행사한 것 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독도현안은 ‘영토문제’가 아닌 ‘역사의 문제’라고도 정의할 수 있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도서 영유권의 귀속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실효지배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있다.

외국 학자들 가운데 한국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일본에 비해 우세해 보인다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도 한국의 독도에 대한 실효지배에 있어서의 우위를 근거로 삼고있다. 실효지배 내지 영유권의 공고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한 것도 그런한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오직 개발만이 우리의 입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는 독도의 환경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

고유영토로 현재와 같이 독도를 계속 평화적으로 실효지배하는 한 일본의 억지영유권 주장 등은 국제사회에서 결코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다.


■ 동해의 구조와 해양특성- 동해·독도의 환경과 가치

“동해는 고부가 심해자원 보고”

▲ 민원기 해양연구원 동해연구소 연구원

면적이 100만㎢(남한면적의 10배)에 달하는 동해는 다양한 해양현상이 발생하는 대양의 축소판으로 기후, 환경, 생태계 연구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으며 또 고부가 심해자원인 가스하이드레이트와 해양심층수, 심해해양생물자원의 보고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등의 여파로 인해 1980년대 중반 이후 표층수온이 해마다 0.06도씩 큰 상승폭을 보이면서 아열대 생물출현이 증가하는 등 생태·환경변화가 심화되고 있고, 해수면 상승(대양 평균의 2배)과 함께 해안침식 현상도 심각해지고 있다.

독도는 울릉도에서 87.4㎞, 일본 오키섬에서는 157.5㎞가 떨어져있다.

1960년대 일본 외무성 관리였던 가와카미 겐조는 울릉도에서 독도가 육안으로 안보인다고 주장했으나 맑은날 울릉도 성인봉 등지에서는 육안으로 조망이 가능하다.

남북간의 해양활용과 독도 영유권문제 등 해양영토와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관심을 제고시켜야 한다.


▲ 한국이사부학회 창립 기념 ‘이사부, 새로운 동해의 시대를 열다’ 학술대회가 4일 오후 삼척문화예술회관 1층
소공연장에서 열린 가운데 많은 시민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학술대회를 보고 있다. 



토론 요지



“우산국 문화 복원사업 더 많은 연구 필요”


우산국 도읍지 알아내야

△김기백 울릉군 문화예술담당=이사부가 우산국을 복속하기 위해 출항한 곳이 어디인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다. 울릉군에서도 현재 우산국 문화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우산국의 도읍지는 어디인가에 대해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목우 사자 위협감 없어

△김태수 삼척시립박물관 학예연구사=삼척시는 현재 이사부가 우산국 정벌에 활용한 사자상을 재현하려고 하는데 이번에 발표된 사자 연구가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당시 상황을 상상하면 목우사자 크기나 외형은 상대를 위협하거나 공포감을 유발했다고 이해하기 어렵다.



고구려 사민 연구 필요


△심현용 울진군 학예연구사=동해안 출토 유물이 많지 않다. 문헌자료도 빈약해 학문적 어려움 크다. 해상권을 장악하는 요충지인 울릉도에 친고구려 세력을 사민했다는 것은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한 것 같다.


수군 유적 ‘수(戍)’ 주목해야

△박도식 관동대 교수=수군 유적을 살펴보다 보면 ‘수(戍)’라는 곳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는 주로 배를 만드는 곳 주변에 자리잡고 있는데 단순한 초소가 아니라 수군기지와 관련이 깊다고 봐야한다.


삼척포, 조선 말기까지 유지

△정진술 전 해군사학관학교박물관 기획실장=동해안 수군 유적 연구는 매우 신선하다. 조선초기까지 강원도에도 6곳의 수군지역이 있었다. 삼척포가 조선시대말까지 유지된 것으로 발표됐는데, 역사 기록을 보면 18세기 이후 군선 배치가 되지 않는다.


이사부 이름 해양지명 명명

△임영태 국립해양조사원 해양영토정보실장=2002년 해양지명위원회가 발족된 후 연구 토론작업을 거쳐 이사부 장군의 이름을 딴 이사부해산과 안용복해산 등 역사인물의 이름을 따 해양지명으로 명명이 이뤄졌다.


해양경계 유리한 고지 차지

△이범관 경북독도연구기관통합협의체회장=해양 경계는 국경 문제다. 이사부학회가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의 방향, 역할에 따라 해양경계 문제이 있어 우리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독도에 지질공원 조성을

△정기채 경북도청 독도수호대책팀장=내년에 독도 인근에 크루즈 사업을 계획하고 있고, 독도를 지질 공원을 조성해 세계인으로 하여금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것을 알리려 하는데 국제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지 조언해달라.


해양 보호 의식 높여야

△이충일 강릉원주대교수=기후변화, 지구온난화로 동해 표층, 심층수 해류 순환이 바뀌고 있다. 해양연구원 차원에서 현안을 국민들에게 알려주고 보호 의식을 높이는데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2009년 12월  08일자  강원도민일보 박경란기자
 
* 2009.12.09  독도본부  www.dokdo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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