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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8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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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양면성

  최근에 대마도 역사 탐방을 다녀왔다. 역사학자 정영호 교수가 우리나라와 관련된 역사적 유물들을 발굴하여 복원해 놓은 곳들을 둘러보았다. 최익현선생 순국비, 신라 충신 박재상 순국비, 왕인박사, 덕혜옹주, 조선통신사 관련 등 대마도가 역사적으로 우리와 많은 관련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유적지를 둘러보면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보다는 아픔과 치욕의 역사가 더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이 대마도가 우리 영토가 아닌 것에 대한 회한과 함께 선조들에 대한 원망도 해 보고, 앞으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의 자세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대마도 탐방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러일전쟁의 전적지를 본 것이었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이 러일 전쟁은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패권을 인정하고 우리가 일본의 속국이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다. 나는 그 전적지로 가면서 속으로 요란스럽게 승전비를 세우고 천왕 찬양 일색의 구조물들을 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그곳에는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승전’이라는 ‘승’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큰 돌에 ‘日·露(일·로) 慰靈碑(위령비)’가 세워져 있고 거기에는 전사한 러시아와 일본 병사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었으며 양쪽에 일본과 러시아 국기가 똑 같이 펄럭이고 있었다. 그리고 저 쪽 편에는 역시 큰 돌에 일본 제독이 포로가 되어 병상에 있는 러시아 제독을 위문가서 악수하는 장면 사진을 새겨 놓고 그 밑에 ‘平和(평화), 友好(우호)’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전적지 어디에도 승전을 기념하거나 축하하거나 과시하는 조형물은 없었다.

  내가 한국인이 아니고 어느 서양인이었다면 일본의 겸손함과 세계 평화를 위한 염원을 의심할 여지는 전혀 없었을 것이다. 아마 내가 러시아인이었어도 승전한 일본의 아량에 감동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내가 배운 역사와 지금도 위안부 문제, 일본의 역사 교과서 문제, 독도 문제, 신사참배 문제 등 일본이 하고 있는 태도를 보면 이 전적지에 세워둔 조형물들을 액면 그대로 해석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그 이면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그 무엇에 섬뜩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좋은 일은 아니지만 바꾸어 해석해 보면, 전몰자 명단에 러시아인은 수 백 명인데 반하여 일본인은 몇 십 명뿐이고, 병상에 누워 있는 포로 신세의 러시아 제독과 이를 찾아간 일본 제독의 위풍당당함을 대비해 보임으로써 승리를 더 교묘히, 더 극적으로, 더 사실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일본의 선의를 이렇게 악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니겠으나 일본의 친절한 웃음 내면에 감추어진 날카로운 가시를 우리가 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언제 다시 임진왜란이나 일제강점의 아픔을 당할지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오래 전에 일본의 아카야바라 거리에서 우리나라 군산에서 근무했다는 미국인을 만났을 때, “여기 붙여 놓은 바겐세일은 전부 가짜에요. 한국에서 깎아주는 것이 진짜에요!”하면서 “코리아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던 기억이 새롭다. 우리가 일본의 어느 기관을 방문하든지 정말 깔끔한 환대에 감동하게 된다. 방문이 끝나고 돌아올 때는 관련 부서의 전 직원이 현관에 도열해서 우리가 떠나는 것을 손 흔들며 웃음으로 전송한다. 그런데 우리 손에 쥐어진 선물은 우리를 찍은 사진을 종이에 정성스럽게 싼 것이거나 우리 돈 1천-2천 원 정도의 물건이 고작이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손님을 맞을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고, 프로그램도 짜임새가 없고, 영접하는 절차도 주먹구구식이다. 그러면서도 저녁 회식에는 값비싼 요리와 술을 푸짐하게 대접하고 현관에서 손 흔들어 전송하지는 않지만 쥐어주는 선물은 일본인들이 엄두도 낼 수 없는 비싼 것들이다.

  40년을 넘게 일본을 통치해온 자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무너지고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우리는 일본의 변화를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이 진정으로 과거를 뉘우치고 세계 평화를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국제 관계를 만들어 간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제 관계란 언제나 자국의 이익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엄연한 사실을 생각한다면, 자민당이건 민주당이건 우리가 큰 기대를 걸 수는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이다.

*2009년 9월 14일자 대전일보사  권재술(한국교원대학교 총장)

*2009.09.15 독도본부 www.dokdo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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