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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우리 바다 지도, 바꿔야 한다

지금 강대국들은 지구의 마지막 남은 영토인 바다 쟁탈전에 눈에 불을 켜고 나서고 있다. 배타적 경제수역을 한뼘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국가의 총력을 쏟아넣고 있고 650km까지 허용되는 대륙붕을 더 차지하기 위해 과학기술과 국제법의 법리를 총동원하여 나섰다. 우리는 땅도 좁고 큰나라에 비하면 바다는 없다시피 한데도 이런 시대의 흐름에 어귿나게 해양관할 부서를 없애버리고 좁은 육지 파헤치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중국이 그 넓은 영토와 바다를 두고도 멀리 남의 나라 가까이에 있는 섬들까지 몽땅 중국 것이라고 우기며 전쟁을 불사할 기세로 나서는 이유를 우리는 먼 바다 건너 불구경하듯 무심하게 넘기고 있다. 일본도 우리의 12배가 넘는 배타적 경제수역을 두고 예전부터 확보한 넓은 대륙붕에 더하여 다시 65만㎢가 넘는 새로운 대륙붕 확보를 위해 오랜 조사를 거쳐 보고서를 국제기구에 넘겼다. 일본은 지난 2007년 수상을 본부장으로 하고 전 내각부서가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종합해양정책본부를 출범시켜 종합적인 바다 쟁탈전에 나섰다. 우리는 이런 세계 전쟁에 왜 이렇게 무심하고 좁은 영토 안에서만 머무르며 우리끼리 서로 어르렁거리기만 할까.

바다는 자원의 보고이다. 우리는 석유와 철광석을 비롯하여 주요 원자재를 전부 외국에서 비싼 돈주고 바다를 통하여 사다 쓴다. 그나마 이런 원자재를 이용하여 상품을 만들어 내는 제조업 기술조차 이제 원자재 생산국이 가져가 버리면 지금의 경제구조로는 국가 생존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육지의 광물은 이제 자원 보유국의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 승낙을 얻지 못하면 손도 댈 수 없으니 그나마 임자가 확정되지 않은 바다를 넘보는 것이다. 어찌 광물 뿐이랴. 우리 식탁을 메우는 많은 식품들이 바다에서 나온 것이다. 바다가 없으면 농토가 없는 것처럼 우리가 먹고 살 방법이 없다. 게다가 그많은 우리 소비품들이 대부분 바다를 통하여 들어오며 우리 생산품이 바다를 통하여 세계로 나간다. 석유와 철광석을 비롯하여 주요 광물도 모두 바다를 통하여 들어와 우리 산업을 돌린다. 우리 해군이 세계의 파수꾼으로 드나드는 길도 바다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의 잠수함들이 우리 주변 바다 속을 샅샅이 살피고 뒤지면서 우리의 생사를 위협하고 그들의 항공모함과 이지스 함들이 우리 가까운 바다를 자기 바다처럼 다스리고 있다. 모두 해양을 무대로 세계를 호령하는 국가들이다.   

바다가 막힌 국가는 발전 할 수 없다. 옛적에도 강대했던 부국은 대부분 바다를 잘 다스렸지만 근대이후는 바다와 떨어진 강국은 등장한 바 없다. 바다는 새로운 육지이며 막힘없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트인 길이다. 그런데 우리는 말로는 바다를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는 바다에서 고개를 돌린다. 입으로는 아는데 왜 자꾸 바다에서 이렇게 멀어지려 할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의 의식이 바다와 멀기 때문이다. 바다에 대한 국가전략도 없고 바다에 대한 국민의식도 매우 취약하다. 교육 비중도 매우 약하다.

이 좁은 육지를 무대로 우리끼리 치고박기만 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고 봐야한다. 멀지 않은 장래에 국가는 소멸되고 종족으로서의 민족도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하루 빨리 열려있는 세계, 즉 바다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것은 매우 화급한 문제이다. 전 세계에 배를 팔아 먹으면서 우리가 바다에 대해 눈을 돌리지 않는다면 이것도 모순이며 선박건조 강국의 지위도 오래지 못할 것이다.

바다에 대한 지식면에서 보나 생활 속에 들어와 있는 바다의 영향을 보나 우리는 일본의 상대가 될 수 없다. 일찍부터 모든 면에서 바다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루어 오던 일본임에도 새롭게 종합해양정책본부를 만들어 국가의 총력을 기울여 바다 문제에 대응하고 나섰다면 지금의 바다 쟁탈전이 얼마나 엄중한 것이며 국가와 민족의 생존 여부를 결정 짓는 사태임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문제이다.

지금 일본은 21세기 해양 교육에 관한 ‘그랜드 디자인'을 이미 짜서 펼치고 있다. 일본의 바다 헌법인 해양기본법 제28조에는 학교 교육및 사회교육에서 해양에 관한 교육의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조항의 추진을 위하여 해양기본법에 근거하여 ‘해양정책 연구재단'이 설립되었고 이 재단에서는 해양교육이란 어떤 것인가, 그 보급과 추진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교육및 해양 쌍방의 전문가들이 연구를 거듭하여 문부과학대신과 해양정책담당대신에게 ‘소학교에서 해양교육 보급 추진에 관한 제언'이란 보고서를 얼마전에 제출했다. 이 제언에 입각하여 교육학 전공자와 문부과학성 전문가들의 협력을 얻어 개발한 것이 일본에서도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소학교 해양 교육과정'인 ‘해양교육에 관한 교육과정과 단원계획'이다.

그 내용에 관련되는 사람들은 단순히 초등학교의 교육을 담당한 교사들뿐만 아니라 박물관, 수족관, NPO등 외부의 교육 지원기관 관계자들도 모두 참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관련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은 우리와는 비교할 수없이 거대하고 뿌리깊은 해양문화를 가진 국가이기 때문에 이처럼 철저하게 미리부터 준비하여 세계의 흐름을 국가이익으로 돌릴 준비를 갖추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 흐름이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있고 혹시 소수의 해당분야 종사자들이 정보를 알려주고 대책을 이야기 한다 해도 사회적 기반이 없고 해양의식이 없기 때문에 관심조차 끌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게 보통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금 당장 착수해야 할 일은 해양에 관한 국민의식을 친해양성 정서로 돌리고 가꾸는 일이다. 왜 현실 대책 연구보다 국민의 정서를 돌리는 일이 더 급한가. 한국은 국가가 작고 대의제 문화가 철저하게 뿌리를 내렸기 때문에 국가의 정책과 예산은 모두 국민의 표, 즉 국민의 관심사항에 집중된다. 즉 국민이 당장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아니면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된다. 오직 표가 되는 일, 즉 국민의 관심을 끌어 표를 얻을 수 있는 분야나 사업에만 예산이 배정된다. 때문에 정부의 정책을 바꾸기 보다 국민의 정서를 바꾸는 것이 일의 추진에 더 유리하고 더 쉽다는 말이다.

그러면 어떤 방식으로 국민의 해양의식을 바꿀 수 있을까. 없던 의식과 정서가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은 쉽지 않다., 단순한 몇차례의 강의나 소동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이 항상 생활 속에서 접하면서 알지 못하는 사이에 뼈속으로 서서히 배어 들어야 한다.

우리 국민이 항상 생활 속에서 함께하면서 바다를 접하는 소재는 지도이다. 길을 찾기 위해서 공부를 하기 위해서, 놀러가기 위해서 누구나 지도를 찾는다. 그런데 지금 우리 지도의 바다 색깔은 그냥 단순 퍼런색이다. 들어가면 빠져죽는 위험지역이요 금기의 공간으로 인식될 뿐이다. 못가는 곳, 가서는 안되는 곳이 바로 지도상의 바다이다. 이런 지도의 채색 때문에 우리의 머리 속에서 바다는 단지 시퍼런 죽음의 물결이 가득찬 곳으로 새겨지지는 않았을까. 우리는 항상 바다의 혜택으로 살면서도 그리고 입으로는 바다를 찬양하면서도 실제로는 빠져 죽는곳, 가서는 안되는 금기, 금지의 공간으로만 받아 들인다. 지도 속에서 육지는 산의 높낮이와 골짜기 길과 숲과 도시의 공간과 심지어는 건물까지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러니 우리는 항상 펼쳐보는 지도 속에서 친육지적 사고방식과 반 바다적 정서를 부지 불식간에 뇌리에 새겨넣는 것이다. 무섭기는 산이나 바다나 같다. 자연의 금기를 어기면 벌을 받기는 육지나 바다나 같다. 다만 인간이 육지에 더 친숙하고 육지를 잘 알기 때문에 잘 비켜 갈 따름이다. 바다도 육지처럼 친숙하고 잘 알면 육지처럼 위험을 비킬 수도 있고 육지처럼 잘 이용 할 수도 있다. 우리의 정서가 생활상의 접근을 막고 있고 접근이 막히니 잘 모르고 잘 모르니 더 무섭고 피해도 크다.

바다 속에도 산이 있고 골짜기가 있고 우물이 있고 풀이 있고 나무가 있고 짐승이 산다. 바위도 있고 흙도 있다. 육지와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속성이 약간 다를 따름이다. 만약 지도에 육지처럼 바다 속의 지형을 자세하게 표시해주면 어린이들이 공부하면서, 어른들이 지도를 찾으면서 아무것도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고 갈 필요조차 없는 단순 금기의 공간으로만 인식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육지를 더 넓힐 수가 없다. 서쪽 바다의 간척 사업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새로 넓히기는 어렵다. 그리고 바다를 개펄 넓히는 대상 정도로만 안다면 참으로 어리석고 무지한 수준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바다의 오묘한 작용과 역할은 알려진 것도 많지만 앞으로 알아야 할 것이 더 많고 우리가 바다와 접촉하면서 얻어야 할 이익도 무엇이 얼마나 더 있는지 알지 못한다. 알려진 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더 문제는 바다 역시 육지처럼 국가 사이에 독점적 권리의 금을 귿고 있다는 점이다. 모르는 나라는 못찾아 먹는 것이고 잘 알수록 아는만큼 더 찾아 먹는다. 일본은 바다를 잘 알기 때문에 우리보다 몇백배의 이익을 챙겨가는 것이다. 육지의 넓이가 국력과 비례하는 시대가 되었다. 바다의 넓이 역시 국력과 비례하는 시대이다. 우리는 국가의 생존 바탕을 그냥 눈뜬채 넘겨주고 있다.

지도 속에 바다의 지형을 잘 표시하고 바닷길을 육지 길처럼 친숙하게 그 내용을 잘 담아서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하면 얼마든지 방법이 나올 것이다. 해양 강국은 결국 국민의 의식이 친해양 성향으로 바뀌어야 이루어 진다. 정부에서 구호를 내세우고 이벤트 사업을 펼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모든 정치 대표를 표로 뽑는 대의제 국가이다. 그러므로 국가이건 지방이건 선출직 대표의 모든 관심은 표를 향하고 있다. 이런 정책은 몇표를 얻을 수 있을까, 이런 발언은 몇표를 까 먹을까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산다. 이런 사람들에게 국가의 백년 대계를 이야기 한다고 실현되지는 않는다. 개인의 이익과 연결시켜 얘기해도 쉽지않다. 그러나 표로 얘기하면 금방 통한다. 일사천리로 해결 된다. 그렇다고 선출직 대표들을 표의 노예라고 욕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그들은 표를 얻어 당선되지 않으면 죽은 사람과 다름없기 때문에 당선되느냐 떨어 지느냐에 생명을 걸고 행동하고 사고한다. 누구건 그 입장에 서면 꼭 같아진다. 때문에 우리는 많은 국민이 바다에 관심을 갖게 하는 가장 쉬운 길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국민들이 바다에 관심을 갖게 되면 국가 정책은 저절로 바다를 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바다를 잘 아는 그만큼 일찍부터 지도 속의 바다를 생동감있게 표현해 왔다. 이리저리 변형을 겪으면서 발전해 왔다. 우리도 주변의 바닷 속 지형은 다 조사되어 있고 지도로도 그려져 있다. 이것을 학생들의 지리부도와 판매하는 일반용 지도에 반영하느냐 그만두느냐만 결정하면 된다.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약간의 수고만 들어가면 해결될 문제이다. 바다가 육지의 연장이라는 그 속성을 자라는 학생들이 알고, 생활하는 국민들이 잘 안다면 바다에 대한 인식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대단한 법을 만들고 시위를 벌이지 않아도 조용하게, 그러면서도 내실있게 바뀔 것이다.

오늘 우리가 겪는 독도 위기도 결국은 바다가 갖는 경제적, 국가 전략적 관점을 우리가 일본만큼 갖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우리의 주장은 모두 역사적인 연고, 즉 족보 주장에 머무르고 있다. 그 이상의 국가적인 이해관계, 해양의 전략적 관점을 국민 앞에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관심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추진해야 할 때이다.


                                                                                    2009년 6월25일

                                                                     독도본부  www.dokdo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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