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소나무가 죽어간다
국토 최동단인 독도 동도의 소나무들이 고사위기에 처했다.
27일 푸른울릉독도가꾸기모임 등에 따르면 현재 화산바위로 이루어진데다 강한 해풍 등으로 나무 생육에 부적합한 독도의 동도와 서도에 자라고 있는 나무는 모두 8종에 584그루.
특히 서도의 물골 주위에는 지름 5㎝, 높이 2m 크기의 섬괴불 232그루를 비롯해 보리장 150그루, 사철나무 100그루, 동백나무 50그루 등 550그루가 자라고 있으며 동도에도 34그루의 해송이 있다.
그러나 34그루가 자라고 있는 독도 동도의 해송들이 최근 원인도 알 수 없이 잎끝이 누렇게 타들어 가면서 이미 3그루가 말라죽고 나머지 나무들도 이유없이 잎이 벌겋게 변하면서 고사위기에 처했다.
독도 동·서도에 자라고 있는 이 나무들은 1973년 울릉애향회에 서 해송 50그루를 심은 이후 1995년까지 울릉경비대와 푸른울릉독도가꾸기모임 등에서 심은 1만2116그루 가운데 척박한 환경의 독도 활착에 성공한 것들.
1973년 이후 1989년까지 심은 나무는 대부분 어린 묘목을 무작정 옮겨 심어 높은 습도와 소금기가 많은 강한 해풍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모두 고사, 현재 독도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은 대부분 19 90년 이후 심은 나무들이다.
특히 경비대가 주둔하고 있는 동도의 경우 땅이 척박하고 표토층이 얇아 잡초들만이 자라고 있는 가운데 겨우 뿌리내림에 성공한 이 소나무들이 말라죽게 되면 동도에서는 한그루도 남지 않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푸른울릉독도가꾸기모임의 이예균 회장은 “1990년부터 5년동안 집중적으로 나무를 심은 독도의 서도에는 현재 섬괴불나무 등이 척박한 땅에 뿌리를 완전히 내려 옮겨심기를 해도 가능하지만 독도가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이라는 이유로 문화재청이 반대해 나무 심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고사위기에 처한 동도의 해송에 대한 원인 등을 분석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우 기자 hangang@munhwa.co.kr /2001/6/27 문화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