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산맥(ghost peak)'의 정체를 밝혀라.
사상 최대의 남극 탐사가 시작됐다. 영국 BBC방송은 14일 "미국·영국·독일·호주·중국·일본 등 각국 과학자들이 남극 대륙 밑에 있는 해저산맥 'AGAP(Antarctica's Gamburtsev Province)'에 대한 탐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알프스 산맥과 맞먹는 거대한 규모의 AGAP는 1950년 소련 탐사대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 산맥은 표면이 약 4㎞의 얼음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실제로 산맥 자체를 본 사람은 없다.
AGAP는 지난 50년간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이 지역에 산맥이 형성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보통 산맥은 지각판끼리의 충돌이나 열점(hot spot·마그마가 분출하는 지점)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판의 이동이 5억년 전에 끝났고, 그 당시 산맥이 형성됐다면 이미 침식에 의해 사라졌어야 한다.
이 연구를 맡은 미국의 로빈(Robin) 박사는 "고고학자가 피라미드 안에서 우주인을 발견하는 것처럼 상상 밖의 놀라운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사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레이더를 통한 얼음의 두께와 그 아래 산맥의 전체적인 모습 조사 ▲중력과 자기장의 분석을 통한 산의 구조 파악 ▲지진파를 통한 구성 성분 분석 등이다.
로빈 박사는 "이 산맥은 3000만년 전 지구 빙하기 때 남극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지구 온난화에 따른 남극 빙하의 해빙 현상도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운 기자 liety@chosun.com 조선일보 2008.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