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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사 포기땐 고구려까지 중국사에 편입'

인터뷰-임상선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발해사를 못 지켜서 고구려사가 동북공정의 희생양이 됐다.”
임상선 연구위원은 발해사가 중국의 역사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한 것이 분명한 데 발해사가 중국사의 일원이 되면 고구려사도 도미노식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역사는 계통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고구려를 포기하게 되면 부여가 넘어가고 고조선마저 중국사로 편입돼도 할 말이 없게 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초 중국에서는 고려 왕건이 중국계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렇게 되면 근대 이후를 제외한 한국사 대부분이 중국사의 아류로 알려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임 연구위원이 “역사는 계통이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발해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등 발해사를 중국사의 일부로 편입시키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에 있는 대표적인 발해유적인 동모산, 서고성, 정효공주 무덤, 영안의 상경성 등에 대한 대대적인 발굴과 함께 보고서를 준비중인 것이다. 이미 지난해 중국은 서고성 유적에 대한 정리를 끝내고 보고서를 공개했다.

임 연구위원은 “발해유적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것이 국내 학계에서는 가장 아쉽다”면서 “중국이 발해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발해사를 이미 중국사의 일부로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지만 남북한은 물론 러시아, 일본 사학계에서 공감하지 않고 있는 것이 껄끄러운 부분으로 남아있다. 이때문에 발해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통해 중국은 세계인들이 발해사를 중국사로 공인하는 효과
를 기대하고 있다.

“북한에도 발해의 남경에 해당하는 북청토성 등 발해유적이 남아있어요. 고구려유적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발해유적도 중국과 공동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런데 현재는 북한에 대한 접근도 제한돼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를 지원한다든가 하는 것은 어려워요. (지원할 수 있는)기회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발해유적은 중국과 북한만이 아니라 러시아에도 존재한다. 발해의 강역이 중국의 동북지방 동부에서부터 한반도의 북부, 연해주지역까지 걸쳐 있었기 때문이다.

임 연구위원은 러시아 지역의 발해유적까지 중국, 북한과 더불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돼 발해사가 동아시아 공동의 역사유산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렇게되면 발해사 연구를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유하는 경험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역과 영역, 남아있는 유적을 봐서 발해사 연구는 중국, 남북한, 러시아, 일본까지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발해관련 사료가 속일본기 등 일본에 많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에 네 것 내 것이 어디 있습니까. 발해사 연구는 동아시아 역사화해의 상징적인 아이덴티티가 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도 발해사는 매력이 있는 존재입니다.”

실제로 남북한은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의 교과서 모두에 발해사가 적시돼 있다. 국제 학술회의를 하면 발해는 남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 모두가 참여하는 주제이다.

“국내에서도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발해사를 지금의 국가와 영역 관점이 아닌 당시의 관점으로 보아야 합니다. 배타적인 일국의 역사로 보는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중국의 주장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날 것입니다.”
 
김지성 기자 lazyhand@asiatoday.co.kr    아시아투데이  2008.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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