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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 25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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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북-중관계 어디로 향하나

중국, 현상유지→‘북한 붕괴’ 대비→동북 영유권 강화?

  
 
공산당 간부 “중국 안정 해치지 않는한 변동 수용”
‘동북아정세 변화 반대’ 기존정책 전환 가능성
2003년 핵 위기때도 국경수비 강화 · 동북공정 착수

중국과 북한 관계가 심상치 않다. 아세안지역포럼(ARF)에서 백남순 북한 외상이 끝까지 10자회동을 거부한 뒤, 중국은 더이상의 북한 설득을 포기한 모습이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3일 “북한대사관 관계자들이 요즘 중국 사람들과 일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대북정책 근본적 수정인가=이런 분위기는 중국 당국이 아세안지역포럼에서 북한 설득에 실패한 뒤 의도적인 ‘차가운 태도 취하기’를 하고 있다는 중국공산당 간부의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이 간부는 “현재 중국으로선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런 태도를 취할 뿐”이라고 말했다. 북-중 관계에 정통한 국내의 소식통도 “지난달 28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북-중 외무장관 회담 때 (북한 미사일 발사를 비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놓고 양쪽의 ‘설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쪽 사이 이상기류를 확인했다.

이 간부의 말을 종합하면, 중국정부는 일시적인 냉대에 그치지 않고 북한정권의 붕괴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북정책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이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급격한 변화에 찬성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북한 붕괴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막을 것이란 기존 평가를 뒤집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북핵 문제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에 유리한 방향을 지지한다”는 기본 원칙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 원칙이 무조건 ‘현상 변화’를 배척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게 중국공산당 간부의 설명이다. 그는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 피할 수 없는 단기적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중국의 안정과 경제성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라면 이런 변동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붕괴나 한국 주도의 통일도 이런 ‘단기적 변동’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간부의 주장이 중국정부 내부의 주된 흐름을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개인 견해인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공산당 핵심 간부가 이런 얘기를 할 정도로, 당·정 내부에서 향후 대북정책을 놓고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건 분명한 듯하다.

■ 동북공정 강화도 같은 흐름?= 이 중국공산당 간부가 “대북정책의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국경 경비 강화와 함께, 남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관련 연구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중국의 새로운 현실주의 정책이 2002년 중국이 벌인 ‘동북공정’과 같은 ‘중국 중심 시각의 한반도 지역연구’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에서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이 동북공정을 다시 강화한 전후 상황은, 몇년 전 동북공정에 착수할 때와 매우 비슷하다. 2003년 북한 핵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중국은 국경지대 경비를 강화했다. 또 고조선·고구려·발해 등을 중국사에 편입시킴으로써, 북한 또는 통일 한국의 중국 동북지역 영유권 주장을 봉쇄하기 위한 ‘동북공정’을 본격 착수했다.

중국이 북한 붕괴까지 염두에 두는 새로운 한반도정책 검토에 나선다면, 같은 맥락에서 통일 이후를 고려한 동북공정 시각의 연구 역시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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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산성 안내판 “고구려는 중국의 소수민족정권”

중국이 중국 동북지방 고구려 유적지들을 복원하면서 다시 대대적으로 고구려사를 억지로 중국사 안에 끌어들이려는 역사 왜곡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존하는 최대의 고구려 산상인 봉황산성의 경우 최근 보수공사에 착수하면서 안내판에 “고구려는 중국의 소수민족 지방정권”이라고 적어 역사 왜곡을 되풀이했다. 또 고구려 유적지가 가장 많은 지린성 지안시의 경우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로부터 최근 ‘고구려 2기 공정’ 비준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또 한 차례 고구려사 왜곡이 진행될 것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달 18일 2차 보수공사를 시작한 봉황산성의 경우 20일 세운 안내판에 “봉황산성은 우리나라(중국) 한·당 시기 동북 소수민족 지방정권인 고구려가 세운 저명한 산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랴오닝성 단둥시 관광국 관계자에 따르면 북문 동쪽 벽의 보수공사 등을 10월18일 준공할 예정인 봉황산성은 두 차례 보수·복원 공사를 더 거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보수공사중인 성문 앞에 중국식 대형 돌사자상 두 개가 놓여있어 고구려산성의 본모습을 ‘중국풍’으로 왜곡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길수(62) 서경대 교수는 “성곽 복원에 특별한 왜곡은 없어 보이지만 무너진 부분의 경우 그대로 두고 관리하는 게 바람직함에도 무조건 새 성벽처럼 ‘복구’하려는 과정에서 오히려 옛 성터의 본래 모습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봉황산성은 고구려 양만춘 장군이 당 태종 이세민의 침략에 맞서 싸운 안시성이라는 주장이 이어져온 중요한 유적지다. 봉황산성 주변 주민들 사이에선 이 산성이 “당 태종이 눈에 화살 맞고 돌아간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실학자 이익과 홍대용은 봉황산성이 안시성이라고 주장했지만 박지원은 <열하일기>에서 이를 부정했다. 오늘날까지도 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그치지 않고 있다.

한편 지린성 지안시는 최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로부터 1억2982만위안(약 162억2750만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고구려 2기 공정’의 비준을 받아냈다. 그러나 지안시는 지난 2004년 고구려 유적지를 복원해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고구려를 중국 지방정권으로 왜곡 선전했으며, 지안시박물관의 머릿돌에 적힌 “고구려는 중국의 소수민족정권”이라는 글을 아직까지 수정하지 않고 있어, ‘고구려 2기 공정’을 통해 또 한 차례 역사 왜곡을 저지를 것이란 우려의 소리가 높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2004년 두 나라 사이 동북공정에 관한 합의사항을 어기는 행위여서 한국 정부의 대응이 너무 유약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4년 동북공정과 고구려사 왜곡 문제가 한·중 사이 외교 문제로 불붙었을 때, 두 나라는 이를 “△정치문제화하지 않고 △학술 교류를 추진하며 △중국은 중앙·지방정부 차원의 교과서·출판물 등에서 고구려사 관련 기술에 대한 한국 쪽의 관심에 이해를 표명하고 필요한 조처를 취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펑청(중국 랴오닝성)/김태형 기자,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한겨레   이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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