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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변사태법' 첫 적용하나

일본 '주변사태법' 첫 적용하나  
 
유엔 안보리의 대북한 제재 결의안 채택이 임박함에 따라 일본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일 정부가 가장 서두르고 있는 것은 북한 선박에 대한 해상 검문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 마련이다. 14일 채택이 예정된 결의안에 어떤 형태로든 '북한 선박에 대한 해상 검문' 항목이 들어갈 공산이 크고, 설령 그런 내용이 빠진다 해도 미국이 독자적으로 검문에 나설 뜻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일 정부는 13일 ▶북한 선박의 입항 금지 ▶북한으로부터의 수입 금지 ▶북한 국적자의 입국 금지를 골자로 하는 독자 제재안을 각의 의결하고 14일부터 실행에 들어간다.

최초로 '주변사태법' 적용할까= 일본이 현행법을 적용해 해상 검문에 나선 미국 군함을 후방 지원하려면 현 상황을 '주변사태'로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의 독자적인 검문은 상대방 선장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등 강제력이 없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일 정부로선 북한 선박에 대한 미국의 해상 검문이 이뤄지게 되면 지리적으로도 일본이 미 군함을 지원할 항만을 제공하고, 연료.물자 수송을 도와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평소 "미국과는 함께 땀을 흘리는 관계여야 한다"는 지론을 펼쳐 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로서는 유엔 제재 조치가 나온 뒤 혹여 "일본은 말로만 떠들고 아무것도 돕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실질적인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더구나 현행 주변 사태 법이 규정한 '주변사태'에는 '어느 나라에서의 행동이 유엔 안보리에서 평화에 대한 위협, 평화 파괴 혹은 침략행위로 규정돼 안보리 결의에 입각한 경제제재의 대상이 되는 경우'라는 항목이 포함돼 있어 이번 경우에 그대로 해당된다는 것이 일 정부의 판단이다.

'특별조치법'으로 지원 대상 확대 가능성 커= '주변사태법' 적용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많다. 주변사태법의 제정 취지 자체가 한반도의 '유사시'를 상정한 것이었던 만큼 "현 사태는 유사시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또 주변사태법으로 후방 지원을 하게 되면 미국 이외의 군함에 대해선 지원을 할 수 없는 결정적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방위청 장관은 13일 "폭넓게 적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법률이 필요한지 검토해 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특별조치법 제정시에는 일본이 독자적으로 강제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될 전망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 주변사태법=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거나 북한의 내전, 체제 붕괴 등을 상정해 일본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규정한 법이다. 1993년 북핵 위기 발생 이후, 나아가 97년 제정된 '미.일 간 방위협력지침(일명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유사시 미군의 활동에 대한 자위대의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주변사태'에 해당하는 경우로 ▶일본 주변 지역에서 무력분쟁 발생 시 ▶(주변) 국가의 정치체제 혼란 등으로 많은 난민이 일본에 유입될 가능성이 클 때 등 여섯 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 사진: 일본 정부가 대북 추가 제재를 결정한 가운데 13일 동해에 접한 돗토리(鳥取)현 사카이미나토에 정박한 북한 화물선에 항만 근로자들이 자전거를 싣고 있다. 일본은 이날 자정부터 북한 선박의 입항 금지 등의 추가 제재조치를 시행했다. [사카이미나토 교도통신=연합뉴스]

 
   

2006.10.14 04:5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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