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본집권여당 자민,공명 양당과 제1야당 민주당이 공동으로 제출한 ‘우주기본법’이 중의원 내각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르면 다음주중으로 중의원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찬성으로 참의원 통과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돼 이번 국회에서 성립될 전망이다.
‘우주기본법’은 ‘나라의 안전 보장에 이바지하는 우주개발 이용 추진’, ‘우주의 군사적 이용에 대한 정보관리’ 등 조목을 포함시켜 일본의 우주기술 군사적 이용에 길을 열어놓았다. 또한 ‘우주기본법’에 따라 정부는 내각에 우주개발전략본부를 설치하게 된다.
‘우주기본법’이 성립되면 이전에는 정부의 허락을 받을 수 없었던 일본자위대의 위성 보유나 고성능정찰위성 도입도 가능하게 된다. 미사일방위 핵심인 미사일감시위성도 보유할 수 있다. 일본의 우주개발은 지금까지 ‘우주이용은 평화목적에 한정한다’고 규정한 1969년 국회 결의에 근거한 비군사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그동안 우주의 평화적 이용 원칙하에서 일본은 우주개발분야에서 소행성탐사위성, 달탐사 위성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자민당이 정리한 우주정책보고서는 “우주기술을 군사분야에 이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자민당은 또 방위성 관계자들과 한동아리가 되어 미사일방위를 위한 감시위성, 군사전용 통신위성, 우주레이저위성 등 공격위성 보유도 적극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조선의 미사일 발사후 일본정계에서 독립적인 첩보위성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또다시 높아졌다. 그해 여론의 여세를 몰아 일본은 4기의 위성으로 전세계를 감시할 수 있는 첩보위성시스템을 구축키로 결정, 2007년까지 4기의 첩보위성을 모두 쏘아올려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프랑스 다음으로 첩보위성을 보유한 나라로 되었다. 하지만 우주의 평화적 이용원칙의 제약으로 첩보위성의 성능은 민용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로 인해 자민당내부에선 고성능위성을 개발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졌으며 정부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 원칙을 타파하는데 목적을 둔 ‘우주기본법’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우주기본법’ 초안을 만드는 과정에 일부 자민당의원들은 관련 법안은 일본이 군사분야에서 미국에 뒤이은 2인자 자리를 굳히게 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우주 개발과 이용을 통해 일본을 군사강국으로 만들려는 야심을 드러낸 대목이다.
우주에서 비행하는 4기의 일본첩보위성은 하루에 한번씩 세계의 모든 곳을 촬영할 수 있으며 5~6시간을 주기로 일본의 주변지역을 감시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할 수 없는 일본은 성능이 더욱 뛰어난 간첩위성을 연구개발해 군사분야에 쓰이도록 하기 위해 우주의 군사적 이용제한을 풀어주는 ‘우주기본법’이 필요했던 것이다. ‘우주기본법’이 성립되면 일본은 군사분야에 전문적으로 쓰이는 고성능첩보위성 연구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기본법’ 성립에 대한 반대여론도 강하다. 아사히신붕은 사설에서 우주의 군사적 이용은 일본이란 나라의 상태가 추궁 받을 수 있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면서 일본이 우주의 군사적 이용에 나서면 주변국가들과의 긴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설은 우주개발에 드는 거액의 자금조달에 의문을 나타내고 우주의 군사적 이용이 기밀의 베일에 쌓일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사설은 또 국민의 관심이 부족한 가운데 집권여당과 민주당이 법안의 공동제출자가 되는 바람에 진지한 논의기회마저 없어진 것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공산당도 이날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반대표를 던졌고 사민당도 관련 법안성립에 반대한다고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내셔널 기자 화영 2008-05-10 오후 11: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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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중의원委, 군사목적 우주개발법안 채택
일본 중의원 위원회가 9일 우주공간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중의원 내각위원회는 이날 우주개발은 비(非)군사적 목적에 한정한다는 1969년 국회 결의를 뒤집은 '우주기본법안'을 채택했다.
집권 자민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 공명당 등이 제출한 이 법안은 이르면 13일 중의원 본회의에 회부된 뒤 참의원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과 함께 추진중인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의 대기권 밖 요격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민당 의원은 "우주기본법안의 최종 결과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란 원칙에 기초해 정부가 우주기술을 국민의 생활 향상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969년 결의가 우주관련기술 개발 및 혁신을 저해해 결과적으로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판단에서 새 법안을 마련했을 뿐 우주를 군사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는 없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은 1946년 군대 보유 금지와 교전권 포기를 선언한 평화헌법을 공포했지만,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방예산을 운용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일-중 우주전쟁'이라는 책을 쓴 나가노 후지오는 이 법안은 일본이 고해상도 정찰위성을 우주궤도에 배치하는 것을 처음으로 허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hwangch@yna.co.kr (도쿄 AFP.로이터.블룸버그=연합뉴스) 2008.05.13 11: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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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성능 군사 위성 개발 허용
중의원 내각위서 법안 통과, 동북아 안보지형 파장 예고
일본이 40년 가까이 금지해 온 군사 목적의 우주 개발을 상반기 중 허용할 것이 확실시된다. 앞으로 자위대가 북한 미사일 위협 등을 명분으로 고성능 군사위성을 속속 개발, 도입할 경우 동북아 안보 정세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일본 중의원 내각위원회는 9일 방위성이 미사일방어(MD)에 이용할 조기경계위성, 감시정찰위성을 개발ㆍ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우주기본법안’을 통과시켰다. 의원 입법으로 제출된 이 법안은 자민ㆍ공명 연립여당은 물론 야당인 민주당까지 합의한 것이어서 상반기 국회 통과가 확실하다. 일본이 우주로 군사력을 확대할 빗장이 열리는 것이다.
법안은 평화적 이용을 전제로 ‘안전보장에 이바지하도록 우주개발을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명시해 군사 목적의 우주 개발을 적극 추진토록 했다. 자위대가 ▦군사위성 ▦고성능 정찰위성 ▦MD 체제에 필수인 미사일감시위성 등을 보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일본이 미국과 공동으로 추진 중인 MD 체제를 명분 삼아 위성 도입을 서두를 경우 동북아 안보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개발 과정에서 방위용 군사개발의 범위나 군사위성을 통해 획득한 정보의 이용 방법 등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질 수 있다.
일본의 우주개발은 1969년 국회 의결에 기초한 ‘비군사’가 원칙이기 때문에 자위대 보유 위성도 용도와 성능이 군사용보다 낮은 민간 수준으로 제한됐다. 98년 북한 대포동미사일 발사 이후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쏘아 올린 위성도 이 규정에 따라 재해대비용 민간위성의 해상도밖에 보유하지 못했다.
이날 통과된 우주기본법안은 또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우주개발전략본부’를 내각에 설치해 기본법의 취지에 따른 우주기본계획을 마련토록 했다. 시행 이후 1년 안에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우주 관련 정책 수립 기능을 내각부 안에 설치한 ‘우주국’(가칭)으로 일원화, 우주기본계획에 따른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토록 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한국일보 2008/05/10 02:55: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