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이어 중국이 24일 달 탐사위성 ‘창어(嫦娥) 1호’를 발사함으로써 양국 간 우주전쟁이 본격 시작됐다. 내년에는 인도까지 가세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 유럽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우주 개발 전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중국은 이날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최초의 달 탐사위성인 ‘창어 1호’를 성공리에 발사해 중화민족의 저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 세 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7호’를 발사해 우주유영을 시도하고 2017년에는 우주왕복선을 쏘아올린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일본은 이미 중국보다 40일 빠른 지난 9월14일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첫 달 탐사위성인 ‘가구야’를 발사했다. 지난 5일 달 궤도 진입에 성공한 가구야는 12월부터 달 표면의 원소와 광물의 종류, 분포 상황 등을 관측해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미국의 아폴로 우주선 발사 이래 인류 최대 달 탐사 프로젝트인 ‘셀레네’(SELENE)를 추진 중인 일본은 1단계 사업으로 가구야를 쏘아 보냈다.
일본은 2010년대 달 표면에 착륙해 탐사활동을 벌이는 ‘셀레네 2호’를 발사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 달에 우주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로써 동북아의 ‘우주 맹주’ 자리를 놓고 벌이는 중국과 일본의 신경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은 일본의 가구야보다 한 달여 늦게 발사된 창어 1호가 가구야보다 먼저 11월 말부터 달 표면의 3차원 입체 영상을 전송하도록 프로그램해 일본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다.
하지만 일본은 기술력의 우위로 맞받았다. 가구야 위성은 위성 고도가 100㎞이고 창어 1호는 200㎞에서 달 궤도를 선회하게 돼 가구야가 창어 1호보다 관측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밀 관측을 위해선 달 표면에 가까운 낮은 궤도가 유리하지만 달의 중력은 일정하지 않아 위성 궤도에 혼란이 빚어지는데, 일본은 기술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낮은 궤도에 가구야를 띄울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남아시아의 인도도 내년 4월 자체 개발한 달 탐사위성 ‘찬드라얀 1호’를 쏘아올릴 예정이다. 찬드라얀 1호는 달의 입체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달 상공 100㎞ 궤도에서 2년간 비행할 예정이다. 차드라얀 1호는 가구야나 창어 1호에 비해 수명이 1년 이상 긴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2만여명의 우주 과학자들의 실력을 바탕으로 2011년까지 달 착륙선을 발사하는 한편 조만간 유인 우주선 개발 계획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우주에서 미래의 에너지원을 확보한다는 것은 국가 경제와 첨단 과학 기술, 국제적인 위상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안석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