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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위안부 결의안 만장일치로 통과

하원 외교위원장 “日 왜곡은 구역질 나는 일”


사진제공 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역사상 최초로 일본 정부에 위안부 강제동원 책임을 공식사과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 하원은 30일 오후 본회의에서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일본정부가 공식 시인·사과하고 역사적 책임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HR 121)을 상정, 35분 만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당초 이날 본회의 3번째 안건으로 상정이 예정돼 있지만 주관상임위인 외교위원회의 톰 랜토스(민주당) 위원장이 백악관 행사에 참석하느라 당초보다 50여분 연기돼 한때 한인단체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20일 오후 2시40분 결의안이 상정되자 랜토스 위원장은 “일본제국의 군대가 많은 아시아 여성을 (위안부로) 강제동원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역사를 왜곡하고 부정하며, 위안부 희생자들을 비난하는 등 장난질하려는 일본의 태도는 구역질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2차대전 때 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사건인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랜토스 위원장의 제안설명은 의사당을 압도했다.

이어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잇따라 나서 지지연설을 했다. 반대 발언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 결의안을 발의한 마이클 혼다(민주당)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외교위 청문회에서 일본군의 만행에 대해 증언한 사실을 언급한 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는 것과 ‘고맙다’라고 말하는 것뿐이었다”며 피해자들의 험난한 삶을 의원들에게 상기시켰다. 탐 데이비스(공화당) 의원은 일본이 미국의 동맹국임을 거론하며 “진정한 친구는 친구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결의안 채택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결의안이 상정된 후 35분간 계속된 토론에서 의원들로부터 반대 주장없이 찬성 발언만 이어지자, 낸시 펠로시 의장을 대행한 임시 의장은 의원들에게 구두로 결의안에 대해 찬반을 물었다. 반대 목소리가 없자 임시의장은 그대로 통과를 선언했다. 지난 1월 일본계 3세인 혼다 의원이 결의안을 발의한 지 6개월여 만의 개가였다. 당초 랜토스 위원장측은 이번 결의안이 갖는 의미를 감안해 표결에 부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으나 반대의견이 전혀 없자 구두표결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31일 일본 언론은 결의안 통과로 인해 향후 미·일 관계에 악영향이 예상되며 특히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도 한층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NHK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호된 (사과) 주문을 받는 모양새가 됐다”고 전했으며, 교도(共同)통신도 “결의안 자체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일본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 의회에서 일본을 직접 비난하는 결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 문화일보  2007-07-31 

미국 하원 121호 결의안 전문  
 
 
하원은 일본 정부가 1930년대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을 점령하고 이른바 ‘군 위안부’로 세계에 알려져 있는 젊은 여성들을 제국 군대의 성적 노예로 강요한 행위에 대해 역사적인 책임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견해 아래

―일본 정부에 의한 강제 군대매춘 제도인 ‘위안부’는 집단 강간과 강제유산, 수치심, 신체 절단과 사망, 자살까지 초래한 성적 폭행 등을 유발했으며 잔인성과 규모 면에서 전례가 없는 20세기 최대 규모의 인신매매 범죄 중 하나라는 점,

―일본 학교들에 새로 도입된 교과서는 위안부의 비극을 비롯해 2차 대전 당시 일본의 전쟁범죄를 축소하고 있다는 점,

―일본 관리들이 최근 들어 공식적으로, 사적으로 1993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사과와 유감을 표현했던 1993년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의 담화를 부인하거나 희석시키려 하고 있다는 점,

―일본 정부는 1921년 여성과 아동의 인신매매금지협약에 서명했으며 2000년에는 무력분쟁이 여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325호를 지지한 바 있다는 점,

―하원은 안보리 결의 1325호를 지지하면서 안전과 인권, 민주적 가치와 법치를 살리려 애써온 일본의 노력을 치하하고 있다는 점,

―하원은 또한 1995년 민간기금인 아시아여성기금을 출범시킨 일본 관리들과 민간인들의 노력을 치하한다는 점,

―아시아여성기금은 위안부들에게 보상해주려는 일본인들의 뜻에 따라 570만달러를 모금해 전달한 뒤 2007년 3월31일 활동을 종료했다는 점,

―냉전 이후 전략적 환경 변화 속에서도 미·일 동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정치적 경제적 자유와 인권, 민주적 제도를 지지하며 양국 국민과 국제사회의 번영을 포함한 공동의 핵심이익과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 등을 담아

다음과 같은 뜻을 결의한다.

(1) 일본 정부는 1930년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까지 아시아 국가들과 태평양 제도를 식민지화하거나 점령하는 과정에서 일본 제국군이 강제로 젊은 여성들을 ‘위안부’로 알려진 성적 노예로 만든 사실을 확실하고 분명한 태도로 공식 인정하면서 사과하고 역사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2) 일본 총리가 공식 성명을 통해 사과한다면 종전에 발표한 성명의 진실성과 수준에 대해 되풀이되는 의혹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3) 일본 정부는 일본군이 위안부를 성적 노예로 삼고 인신매매한 사실이 없다는 어떠한 주장에 대해서도 분명하고 공개적으로 반박해야 한다.

(4)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의 권고에 따라 현 세대와 미래 세대에게 끔찍한 범죄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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