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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 26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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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절한 일본 지식인들

7년 전 일본대학에서 1년간 강의한 뒤 이번에 다시 강의를 하면서 일본이 많이 변하고 있다고 느꼈다. 한국은 외양이 빨리 바뀌는 반면 내면이 그리 달라지는 나라는 아닌데, 일본은 외양은 그대로인 반면 내면이 빨리 바뀌는 나라 같다. 가령 지금 일본은 제2차대전 말기에 오키나와 집단자결을 정부가 강요하였다는 교과서 내용을 삭제한 것 때문에 시끄러운데, 그런 식의 변화가 너무나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7년 전에는 양심적인 학자라고 생각된 사람들이 지금은 상당수 우익 일본국가주의자로 바뀐 것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심지어 일본 내외 한국인 학자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 걱정이다. 그들은 북한이나 중국은 물론 한국까지 좌익독재국가로 비난하고 그 좌익독재정부가 일제 강제동원이나 정신대나 야스쿠니나 교과서나 독도문제를 날조한다고 비난한다. 일본의 지식인이란 변절로 유명하고 기본적으로는 누구나 일본주의자라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이렇게 집단적으로 대량 변절하는 것은 일제말기 이후 처음의 대량 대형사고가 아닌가라고 생각된다. 일본 지식인만이 아니라 일본인 전체가 언제나 국가권력에 편승하는 편의주의와 기회주의 경향이 강하지만, 최근의 편승은 일제말기처럼 전체주의적인 경향까지 보이고 있어 참으로 걱정이다.

-양심적 학자들 ‘우익’ 돌변-

이런 걱정을 불필요한 기우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 큰 이유가 한류이다. 그러나 한류 드라마는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겨우 2, 3년 사이인데 벌써 시들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중심 팬인 60·70대 아줌마부대의 센티멘털리즘이라는 것도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한국 미남배우를 찾아 일제 이후 최초로 대한해협을 대량으로 건너던 아줌마 여행단의 열기도 그 여행비가 일본 국내 여행비보다 대폭 싸져도 벌써 식었다. 한때 한국전문가로 그나마 양심적이었다는 어느 일본 우익학자의 말처럼 한국에도 미남이 있음을 발견한 게 마치 신대륙발견처럼 신기하여 모두 디스커버리 투어에 나섰던 것은 한국에 대한 멸시가 지금까지 얼마나 강했는지를 보여준 것이었다. 이는 한국의 어느 유명한 유교학자가 일본인이 모두 김치를 먹고 있다는 식으로 흥분하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런데 그 한류열기가 별안간 생겨 커지고 있는 반면 한국멸시가 조금씩 옅어지는 것에 일본 정부나 언론이나 교수들이 놀란 탓일까, 그 아줌마부대가 젊은이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탓일까,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제히 사상공격을 강화했고 심지어 많은 전향자까지 낳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나는 일본에 사상사나 지성사가 있는지 의문이다. 일본학자들 중에도 극소수의 양심적인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는데 최근에는 그런 사람들이 거의 없어졌다. 물론 일본에는 서양 어느 나라에도 없는 엄청난 서양사상 연구자와 연구업적이 있고 일본 자체에 대한 연구는 더 많다. 구소련이나 중국에서도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사회주의 문헌이 쏟아졌으니 다른 분야야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일본에는 사상다운 사상, 지성다운 지성, 즉 비판적이고 주체적인 사상과 지성이 없다. 그 이유는 철저히 전공학문 중심적이고 서양종속적이기 때문이며 그 구성이 편의주의적인 야합이나 종합에 그치기 때문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사상다운 사상이 있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풍토나 분위기나 구조나 사회나 역사나 대중 같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남의 걱정을 할 처지가 아니라 우리가 더욱 더 큰 문제다. 우리의 사상과 지성이 더 문제이다. 우리는 일본보다 더욱 더 서양과 미국에 종속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라마나 영어나 IT가 일본보다 낫다고 자랑하지만 참으로 피상적인 것에 불과하다.


-서양종속탓 ‘비판적 지성’ 실종-

우리끼리 깨작거리는 소위 ‘한국적인 것’ ‘동양적인 것’을 허공에서 찾지 말고, 겨우 유교니 불교니 하며 과거를 뒤적이는 사상의 빈곤에 허덕이지 말고, 기껏 반일이니 반미니 하는 감정낭비로 탕진하지 말고, 드라마 탤런트나 김치 스포츠 애국주의에 목매어 만세만 부르지 말고, 세계에 발신할 수 있는 당당한 사상을 21세기에 대망하는 것은 불가능할까? 지난 반세기 식민지, 자본주의, 사회주의 등등, 우리는 모든 현대사상을 현실로 경험했다. 일본처럼 학자들이 상상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피와 눈물과 땀으로 처절하게 경험했다. 그 경험을 역사의 감정적 낭비가 아니라 역사의 지성적 창조로 승화시킬 수는 없는 것일까? 

박홍규〈영남대교수·법학〉2007년 07월 26일 18: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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