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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얼음

  
어린 시절, 만화책을 통해 ‘버뮤다 삼각지대의 수수께끼’에 관해 처음 알게 됐다. 푸에르토리코와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주를 잇는 이 삼각형 모양의 바다에서 1840년 프랑스 선박, 1925년 일본 선박 등 여러 척의 배가 감쪽같이 사라져 이런 이름이 붙었다. 누구도 그 원인을 몰라 여러 차례 공상과학 영화와 소설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이 수수께끼가 어쩌면 풀릴지도 모르겠다.

▷해저탐사 결과 이 지역 바다 밑에 다량의 메탄하이드레이트(methane hydrate)가 매장돼 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선가 이 지역의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 엄청난 양의 메탄가스가 발생해 부력(浮力)을 낮춤으로써 지나가는 선박이 빨려 들거나 전복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실제로 이 바다에서 다량의 메탄가스가 방출되는 것을 항공기들이 가끔 목격하기도 해 이런 주장의 신빙성을 높여 준다.

▷메탄하이드레이트는 메탄이 저온 고압 상태에서 물분자에 갇히면 만들어진다. 드라이아이스와 비슷한 얼음 형태지만 불꽃을 갖다 대면 활활 타올라 ‘불타는 얼음’으로 불린다. 1m³의 메탄하이드레이트를 분해하면 172m³의 메탄가스를 얻을 만큼 에너지 효율이 높다. 게다가 화석연료인 석탄과 석유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며, 매장량도 풍부해 차세대 에너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19세기가 석탄, 20세기가 석유의 시대라면 21세기는 메탄하이드레이트의 시대라는 말도 나왔다.

▷미국 일본 등은 이미 특별법까지 제정해 탐사와 시추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섬이라고 우기는 것도 독도 주변에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메탄하이드레이트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 정부 개발사업단이 지난주 동해에서 메탄하이드레이트 채취에 성공했다. 세계적으로 이 물질 채취 성공은 미국 일본 인도 중국에 이어 다섯 번째다. 하지만 시추과정에서 메탄이 날아가 버리는 특성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다. 상용화(商用化)를 위한 기술 경쟁은 이제부터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2007. 6. 25.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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