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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4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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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는 이름을 까밝히고 2중 3중 처벌을 해야 하는가

여성을 추행한 사람들의 이름이 신문에 밝혀지고 원조교제를 한 사람들 역시 이름이 다 드러나고 직장에서 쫒겨나고 감옥에 갇힌다. 옛날 여성을 함부로 농락하고도 여성에게 잘못이 있다고 뒤집어 씌우고 손가릭질 하던 그시대를 돌아보면 참으로 금석지감이 든다.

옛날 성범죄는 사실 강간이었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남자들의 일방적인 겁탈과 조롱의 희생물이었으면서도 성욕이 지나쳐 남자들을 유혹하거나 남자들이 유혹하게끔 환경을 만들었다는 일방적인 매도를 당하고 사회적으로도 매장당하고 억울함을 못견뎌 자살한 사람도 많았다.

여성을 인격적 존재가 아니라 단지 성적 욕구 해소의 도구로만 취급하던 시대의 사고와 행위는 많은 대가를 치르더라도 극복해야할 역사적 과제이다. 그런 점에서 여성들이 성범죄 뿌리뽑기에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방안의 하나가  그사람의 신상을 대중매체에 공개하여 사회로부터 가족으로부터 매장 당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성범죄는 범죄이다. 성범죄도 범죄이기 때문에 범죄를 다스리는 일반적인 기준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여성들이 보기에는 성범죄만큼 고약한 범죄는 없을 것이다. 골수 종교인이 본다면 신앙을 부정하는 것이 가장 극악한 범죄로 태워 죽여야 할 범죄라고 주장할 것이다. 의료인의 입장에서 보면 건강을 해치는 범죄만큼 나쁜 범죄는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여러가지 가치가 겹치고 또 서로 모순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어느 한분야만을 특정하여 특별히 다루기가 어렵다. 또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범죄에 대한 인류의 역사는 극악한 처벌위주의 정책에서 같은 행위에 같은 수준의 처벌을 하는 동형보복주의로 그리고 범죄는 미워해야 하지만 사람을 다시 고쳐쓰는 것이 범죄 예방의 목적이 된다는 입장에서 교화주의로 흐르는, 다시 말해 복수주의가 아니라 교화주의로 발전해 왔다.

형사정책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개인 그 당사자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쓰던 수준에서 범죄가 생기는 사회 환경 개선문제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깊어져 왔다. 성범죄도 마찬가지다. 그 개인이 모든 것을 책임질수도 없고 또 잘못을 저지르는 몇사람을 극단적으로 처벌한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성범죄 역시 우리 사회 모순의 반영이다. 배고픔이 절도로 이어지듯 성범죄도 사회환경이 만들어 내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을 사는 모든 사람은 성범죄를 만들어 내는 사회환경에 일차적인 주의를 돌려야 한다. 경찰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 범죄형 얼굴이 따로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의 형사정책은 이런 숙명적 인간관의 적용을 반대하고 극복한 기초위에 서있다. 범죄가 숙명이라면 범죄를 저지를 몇사람만 없애면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결국 히틀러의 나찌즘으로 귀결되고 말았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범죄는 특정한 사람이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환경의 산물이라는 인식이 현대 범죄인식의 기본으로 정착되었다.

지금 포르노가 이른바 문화라는 껍질을 쓰고 어린 청소년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매일 배포되고 있다. 아직 절제력이 아주 모자라는 청소년들이 거기에서 극단적인 자극을 받지 않았다면 이상한 말이 될 것이다. 또 조직폭력을 무비판적으로 우상시 하는 것도 문화의 이름으로 자유의 이름으로 조장되고 있다. 깡패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는 아주 비굴한 인간군상들이다. 이런 것을 찬양하는 문화적 토양이 폭력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면 역시 이상한 말이 될 것이다. 그외에도 인간을 돈벌이와 쾌락의 도구로 삼는 수많은 행위들이 있다. 이런 행위들을 조장하거나 찬양하는 환경을 먼저 없애는 것이 우선적으로 할 일일 것이다.

다음으로 성범죄자로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개인을 재기불능의 상태로 만들어 결국 사회증오주의자로 전락시킬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사회적 재앙이며 여성들에게는 저주로운 일이 될 것이다. 성범죄자로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가정이라는 기반을 부수어버려 그 사람을 사회속에서 살수 없게 만든다. 가정에서 추방당하고 가정에서 내쫒긴 사람이 어디에건 가서 살곳은 없다. 결국은 자포자기하고 사회를 증오하고 여성을 증오하고 여성파괴에 적극 나설 것이다.
다음으로 그 가족이 겪을 고통을 살펴보자. 어떤 범죄자건 명부를 공개한다면 일차적으로는 당사자가 고통이겠지만 가족도 함게 명예를 파괴당하고 사회적으로 매장된다. 꼭 성범죄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범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름이 공개되는 범죄는 성범죄 뿐이기 때문에 특별히 이문제를 거론하는 것이다.

요즘은 사람을 죽여도 사형을 언도 받는 일이 드물다. 그만큼 생명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고 복수주의에서 많이 벗어 낫다는 말이다. 한국은 지난날 빨갱이는 죽여야 한다는 극단적인 형벌주의에 젖어 있었다. 그래서 부모가 자식을 밀고하지 않아도 엄청난 처벌을 받아야 했던 쓰라린 역사적 기억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사형폐지운동이 전세계적 추세로 번지고 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얼굴을 언론에 못내보내게 하며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범죄의 조회도 금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성범죄자도 형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그런데 언론기관에 이름이 공개되는 2중적 처벌을 받는다면 다른 범죄와의 형평성을 잃게 될 것이다. 성범죄자도 일반 범죄로서 취급하고 다루어야 한다.

다음으로 성범죄만 굳이 예외로 다루어 이름을 공개하는 복수주의적 형벌정책을 고집한다면 얼마나 또다른 복수주의적 범죄항목이 등장할지 알수 없다. 이런 문제점이 있는 법안이나 정책이 추진되는 것은 여성표를 의식한 정치인들과  법률가들이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는 그 사회 수준의 반영이며 우리 사회 개혁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어떤 범죄이건 특별한 대접을 받을 필요는 없다. 우리사회는 아직도 복수주의적 형벌관에 많이 붙잡혀 있다. 그러지 말고 인간을 바꾸고 고치도록 노력하고 그전에 범죄의 원인이 되는 사회환경부터 바꾸도록 노력하자. 범죄의 원인은 관대하게 대하면서 결과만 엄격하게 다스린다는 것은 소수의 결과범에게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겠다는 발상이다. 이것은 문제해결을 영원히 불가능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200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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