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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日 독도망언 서면사과 받아내야”

1999년 한·일신어업협정 발효 후 이듬해 출범한 독도역사찾기운동본부의 김봉우 의장(57). 그가 마음을 열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오랫동안 언론에 마음을 닫고 산 때문이었다. 독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선정 보도를 일삼고 있다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지난주 일본 문부과학상은 자국의 고교 교과서 제작 출판사에 ‘독도는 일본 땅’으로 명기할 것을 요구해 또 비난의 뭇매를 맞았다. 이 발언이 있자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유감과 항의를 표시했고 언론들은 “한국 정부가 강력 대응에 나섰다”고 입을 모았다.

4일 이른 아침 인사동 본부에서 만난 김의장은 보자마자 또 쓴소리를 날렸다. 정부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치인들의 발언이 있을 때마다 항의하는 척만 했습니다. 오시마 대사를 불러들인 것도 항의를 위한 항의에 불과했어요.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한국의 의사와 관계 없이 독도 영유권 분쟁이 국제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때 우리는 할 말이 없습니다. 정부는 그 지시를 취소하라는 공식적인 서면 사과를 요구해야 했어요. 그래야 재발방지 요구가 뒤따르는 법이니까요.”

일본은 더욱이 국제사법재판소(ICJ)행까지 제안한 상태다. 그는 “당분간은 버틸 수 있지만 충돌이 생기면 ‘동북아에 전쟁의 기운이 감돈다’는 이유로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불가피하게 개입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국제기구 참가자들의 인위적인 개입에 따라 우리의 주권을 박탈당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로비력으로 보나 국제법적 차원의 준비로 보나 일본이 우위에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일간의 독도 영유권 분쟁은 길게는 조선시대 안용복 시절부터, 짧게는 1952년 1월18일 이승만 전 대통령이 독도를 우리 영토로 포함시키는 ‘평화라인’을 선포한 때부터 계속돼왔다. 그 긴장은 98년 일본이 일방적으로 어업협정을 파기하고 나서 이듬해 1월 발효된 한·일신어업협정 이래 점차 고조돼오고 있다. 2004년에는 우표사건이 터졌고 지난해에는 다케시마의 날이 선포됐다.

간헐적으로 불거져 나온 일본의 독도 발언. ‘잊을 만하면’ 나오는 것 같지만 독도를 완전한 영토로 만들겠다는 일본의 전략은 일관돼왔으며 계속 실천 중이라는 것이다. 수십년간 똑같은 목표와 자세는 결코 진화하지 않았다. 처음 그대로다. 김의장은 “국가 영토에 대한 접근방법, 인식, 취득이 확고하게 뿌리내린 국가에서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오히려 자기 영토를 지키지 못하는 대한민국이 비정상”이라고 꼬집었다.

국제법상 독도의 실질적 주권은 우리가 습관처럼 흥얼거리듯 과연 대한민국에 있는 것일까. 7년 전 한·일신어업협정은 일본과 한국의 독도에 대한 권리를 대등하게 보장했다.

독도를 한·일공동관리수역에 포함시켰고 영토의 생명인 배타성을 깨뜨렸으며 이를 분쟁지로 만들었다. “이는 독도가 사실상 대한민국 영토가 아니라는 근거를 남긴 것”이라고 그는 한탄했다. 따라서 현재 독도를 지배하고 있는 절대법은 국내법이 아닌 당시 국제법 한·일신어업협정. 국내법에 우선한다. 김의장은 이렇게 되면 실제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라고 뼈아픈 분석을 내렸다.

“한번 잃기는 쉬워도 찾기는 어려운 것이 세상일입니다. 있는 권리를 잃어버리는 자와 없는 권리를 만들어내는 자가 붙으면 후자에 귀속시키는 것이 국제법입니다. 독도에 어부가 사니 안사니, 삽살개가 있느니 없느니를 따지는 게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등기부에 누구의 이름이 올라 있는지 계약서 내용이 중요한 것이지요.”

방법은 단 하나다. 김의장은 “일본이 98년 어업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듯 우리도 신어업협정을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협정 본문에도 폐기의 기회를 적시해놓지 않았는가. 그러면 6개월 후 자동으로 그 효력은 정지된다.

물론 일본의 한국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간단치 않다. 그래서 그는 국민 여론의 합의를 제시한다. 독도본부와 같은 민간단체의 존재이유가 이 때문이란다. 독도 수호를 위해 발족된 바른역사기획단은 정부 기구라는 성격상 자유롭지 못하다고 했다. 정치 지향적 집단은 표가 많은 쪽으로 움직이는 대의제의 성격을 띠고 있으니 독도 문제에 많은 국민이 무관심한 상황에서 힘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독도, 왜 중요할까요. 이런 물음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무한대의 광물자원과 군사전략적 가치, 동북아 패권을 장악할 수 있는 몇천조 달러의 이익이 있기에 앞서 그냥 우리 신체이기 때문이지요. 팔, 다리가 잘려나가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것인가요. 영토는 국민이 지키는 것입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그와의 만남을 뒤로 하고 나오는 발걸음에 절망과 희망이 함께 실렸다. 독도 강탈의 위기와 독도 지키기의 가능성을 함께 보았기 때문이다.

〈글 심희정·사진 강윤중기자〉 2006.04.05. 18:21:29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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