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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9월 23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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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북한 게릴라와 교전?

자위대, 북한 게릴라와 교전?

일본은 한반도 분쟁시 어떤 구실을 할 것인가, 한-미-일 안보협력은 어떤 영향을 끼칠까

 

“한반도에서 돌연 북한군이 38도선을 넘어 치안을 어지럽혔습니다. 이런 사태를 생각해보면, 일본에서도 그와 같은 사태가 언제 일어날지 알 수 없으므로 더욱 경찰을 강화할 필요를 느낀 것입니다.”

1950년 7월 7만5천명의 경찰예비대를 만들겠다는 요시다 시게루 일본 총리의 국회답변 내용이다.

2차대전 패전으로 군대가 해체된 일본은 한국전쟁이 터지자 재무장에 나섰다. 경찰예비대는 보안대(52년 10월)를 거쳐 자위대(54년 6월)로 3단뛰기를 했다.

 

 
사진/ 세계3위의 예산을 쓰면서 군대가 아닌 ‘자위대’는 ‘타위(他衛)’에 나서고 있다. 육상자위대 훈련장면.(GAMMA)

한반도 영해나 영공에서 활동할 수도

 

최근 일본은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내세워 재무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안전보장 정책은 현실적으로나 역사적으로 한반도 정세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북핵 문제를 두고 한-미-일 공조가 강화되고 국제사회의 압박이 경제제재 등으로 구체화되면 일본이 어떤 구실을 할 것인가. 한-미-일 안보협력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를 따져보려면 미-일 신방위협력지침(신가이드라인)과 미-일 동맹을 따져봐야 한다. 신가이드라인은 평상시, 일본 유사시, 일본 주변 유사시 등 3가지 상황에서 미-일의 협력 틀과 방향을 규정하고 있다.

미-일 동맹을 검토할 때 주일미군(USFJ)과 주한미군(USFK)을 한묶음으로 봐야 한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은 같은 미 태평양사령부의 작전통제를 받고 작전상 연계되어 있다. 주한미군에는 미 제2사단 등 강력한 지상군이 있지만, 주일미군은 해군과 공군, 해병대 위주로 편성되어 있다. 주한 미 2사단은 바로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전력이고 주일 미 육군은 후방지원 관리 임무를 맡고 있어 역할 분담이 가능하다.

한반도에서 분쟁이 벌어지면 미국은 한-미 전시지원협정에 따라 증원군을 파견한다. 이때 미 본토뿐 아니라 일본 주둔 미 공군과 해병도 한반도로 출동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 요코스카의 제7함대, 오키나와의 제3해병사단, 가데나의 제18항공단, 미사와의 제35전투항공단이 출동할 수 있다.

99년 일본 정부가 밝힌 6가지 주변사태 정형을 적용하면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경제제재가 있을 경우 △한반도에서 무력분쟁 발생이 임박하거나 발생한 경우 △한국이나 북한의 정치체제가 혼란해져 일본으로 대량의 난민이 흘러들 경우 등을 주변사태로 규정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유사시 미군의 한반도 출동 전진기지 구실과 신가이드라인에 따라 미군에 대한 후방 지원을 한다. 구체적 지원 절차와 내용은 주변사태법에 따라 결정된다.

신가이드라인은 미-일 협력과 지원 형태를 40가지로 나눴다. 미군의 작전에 필요한 시설사용, 보급, 수송, 군수지원, 의료서비스 같은 병참지원 조항과 미군 작전에 필요한 경계, 정찰, 기뢰 제거 등이다. 신가이드라인의 협력사항들은 상황의 심각성과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미-일의 협의에 따라 적용된다.

한반도 유사시 투입되는 주일미군을 일본 자위대가 후방지원하면 곧 한국에 대한 후방지원이 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자위대의 활동범위가 한반도 주변 영해나 영공으로 넓어지는 것을 용인해야 한다. 주변사태법에는 자위대의 활동범위가 공해상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실종된 미군을 찾거나 부상당한 미군을 구조하기 위해 일본 자위대가 한국 영해로 들어올 수도 있다.

 

24시간 안에 일본인 구출작전

 

 

 
사진/ 일본해상자위대의 부활과 발전은 소해임무와 관련이 깊다. 한국전때 ‘기회 제거’ 임무를 맡은 일본 소해대가 활약했고, 걸프전때도 소해정을 파견했다. 일본 소해모함.
또 한반도 유사시 2만명이 넘는 국내 거주 일본인과 여행객을 구출하기 위해 자위대원의 한국 입국, 국내 공항·항만 이용 등을 요청할 수 있다. 일본은 99년 11월 주한 일본인 구출·대피 계획인 ‘비전투원 구출대강’을 세워 한국 정부와 협의한 적이 있다.

 

일본이 제시한 안에 따르면 △주한 일본인 가운데 1500명 정도를 자위대가 우선적으로 적극 구출하며 △일본인 집결 장소는 과천 서울랜드와 성남지역 △일본인 구출작전은 발령시간으로부터 24시간 안에 끝내는 것으로 되어 있다.

99년 11월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한 일본 방위청의 ‘한반도 주변사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북한군이 비무장지대를 넘거나 동해 건너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일본 정부는 ‘주변사태’로 판단한다. 동시에 주일미군은 한반도로 증원 출동한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전투지역 밖인 동해에서 미군을 위한 보급·수송·의료 등의 후방지원을 펼친다. 자위대는 조난당한 미군 병사 등의 수색·구조 활동을 벌인다. 한국에 사는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해 항공자위대 수송기와 해상자위대의 수송선 및 구축함 등도 파견한다. 남북한 피난민들이 어선이나 배를 타고 일본 연안에 몰려든다. 난민 사이에 잠입한 북한의 게릴라가 일본 각지에서 핵발전소·공항·정수시설 등을 점거하고 일본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다. 치안출동한 자위대는 일본 각 현의 경찰과 협의해 북한 게릴라와 교전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도쿄에 떨어지면, 일본 총리는 이를 ‘외부로부터의 조직적인 무력공격’으로 판단해 자위대에 방위출동 명령(전쟁상태)을 내린다. 이 과정에서 ‘미-일간 협의’는 있으나 한국과는 ‘연락’이 규정되어 있을 뿐이다.”

 

일본의 재무장은 새로운 안보위협

 

한국 정부는 1999년 <국방백서>에서 주변사태법안 등에 대해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우리 영토·영해·영공 진입은 원칙적으로 불허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미-일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보장하게 되며 우리 정부는 궁극적으로 미-일 가이드라인이 한반도 전쟁 억지력 강화 및 한-미 연합작전 수행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의 재무장은 북한의 위협 못지않은 새로운 안보 위협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7월1일 통일연대 학술연구특별위원회와 민족화합운동연합이 공동 주최한 ‘일본 군국주의 부활 음모에 관한 토론회’ 참가자들은 성명을 채택했다.

“이대로 가면 미국 군대를 앞세운 일본 군대가 다시금 한반도를 엄습하고, 일본 또한 전쟁의 참화에 말려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한-일 양국의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양심세력들은 힘을 결집하여 이런 일을 결단코 막아내야만 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한겨레21 2003년07월10일 제4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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