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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개헌 논쟁

일본의 개헌 논쟁 해마다 5월 초면 일본에서는 개헌논쟁이 벌어진다. 5월3일이 2차 대전 패전 후 새로 제정된 ‘평화헌법’을 기념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제정 56주년을 맞는 일본 헌법의 핵심은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이를 위해 군대를 보유하지 않으며 국가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제9조에 담겨있다. 이 조항을 근거로 군사동맹국과 전시 공동 군사행동을 하는 집단적 자위권을 보유는 하지만 행사는 할 수 없다는 헌법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일본은 사실상 군대인 자위대를 보유한 지 오래고 자위대는 현재 인도양에 이지스함을 파견해 미군과 공동 군사작전을 펴고 있다. 헌법과 현실의 괴리다. 이 같은 괴리를 없애기 위해 제9조를 고치고 국가안보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게 개헌론자들의 주장이다. 호헌론자들은 개헌은 일본을 다시 전쟁에 휘말리게 할 우려가 있다고 반박한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의 개헌논쟁은 곧 안보논쟁이다. 개헌론자인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는 NHK에 출연해 “만일 일본을 지켜주는 미 항모가 북한의 공력을 받았다면 일본은 뒷짐을 지고 있을 수 있는가”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호헌론을 지지하는 아사히(朝日)신문은 사설에서 “북한의 오늘에는 전전의 일본이 겹쳐보이고, 지금의 미국에선 일본을 개전에 몰아넣었던 미국이 겹쳐진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의 유일한 군사동맹국은 미국이고 유일한 적국은 북한이다. 안보논쟁인 일본의 개헌논쟁은 따라서 대북ㆍ대미 관계를 집어넣지 않고는 실질적 논점이 성립하지 않는다. 일본의 전후 책임에 대한 평가를 빼놓더라도 우리가 일본의 개헌논쟁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신윤석 도쿄특파원 ysshin@hk.co.kr  2003. 5. 6.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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