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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가능 국가로” 개헌절차 착착 진행

전쟁 가능 국가로” 개헌절차 착착 진행…日 평화헌법 운명은



美-日 2+2 회담 미국과 일본의 외교 및 국방장관이 1일 미 워싱턴에서 미일안보협의위원회(2+2) 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일본의 규마 후미오 방위상과 아소 다로 외상,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워싱턴=AP 연합뉴스
3일은 일본의 60번째 헌법기념일. 일본의 전후체제를 뒷받침해 온 평화헌법은 환갑을 맞이한 올해 극심한 논쟁의 회오리에 휩싸여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임기 중 개헌을 목표로 ‘전후 체제로부터의 탈각’을 주장해 왔다. 정권의 명운이 걸린 7월 참의원 선거의 쟁점을 개헌에 맞추겠다고 공언한 바도 있다.

 

개헌 과정은 지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수파는 오랜 세월에 걸쳐 차근차근 준비를 진행 중이다. 일본 언론은 개헌 과정의 절차를 규정하는 국민투표법안이 5월 중순경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점친다.

 

▽개헌 논의의 핵심 제9조=일본 헌법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중심의 승전국에 의해 만들어졌다. 흔히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이유는 9조에 ‘전력(戰力) 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 불인정’ 조항을 넣어 전쟁 수행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최근 아사히신문은 헌법의 탄생 과정을 되돌아보며 이 헌법 9조가 ‘상징천황제’를 규정한 1조와 불가분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연합군총사령부(GHQ)가 ‘천황제’ 폐지를 요구하는 다른 전승국들의 주장을 잠재우는 대신 9조를 넣어 군국주의 부활 봉쇄의 의지를 밝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평화헌법의 의미는 곧이어 GHQ 스스로의 손에 의해 훼손됐다. 1950년 6·25전쟁을 계기로 GHQ가 창설한 경찰 예비대는 1954년 사실상의 군대인 자위대로 변신했다.

 

이후 헌법 9조는 끊임없이 현실과 모순된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역대 정부는 헌법은 그대로 두면서 상황에 맞게 헌법 해석을 달리하는 이른바 ‘해석 개헌’을 통해 현실과의 괴리를 메워 왔다.

 

▽“현행 헌법은 패전국이 승전국에 바친 반성문”=아베 총리의 지론은 ‘현행 헌법의 전문(前文)은 패전국이 승전국(연합국)에 바친 반성문’이라는 것. “우리 손으로 헌법을 만들자”는 주장은 아베 총리의 ‘역할모델’인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숙원이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면밀한 준비가 이뤄져 왔다. 일본 국회는 개헌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위원회를 2000년에 구성했다. 집권 자민당은 2002년 ‘신헌법 기초위원회’를 만들어 2005년 10월 1차 초안을 발표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전문소위원회 위원장을, 아베 당시 관방장관이 위원장 대리를 맡아 전문 작성을 지휘했다.

 

▽개헌 위한 법절차 사전 정비=일본에서 개헌을 하려면 중의원 참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이 발의하고 국민투표에서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투표를 위한 ‘절차법’은 따로 없었다.

 

지난달 13일 통합여당은 ‘국민투표법안’을 중의원에서 통과시켜 평화헌법 개정을 위한 법적 장치 완성에 나섰다. 5월 중순경 참의원을 통과하면 2010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국민투표법은 개헌에 유리하도록 짜였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투표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낮춰 젊은 개헌 지지자들을 노렸고 최저투표율을 규정하지 않아 반수에 못 미치는 투표율로도 개헌이 성립되게 했다.

 

▽아베 개헌과 민의의 괴리=여론조사에서 드러나는 민의는 ‘개헌 찬성’이 많다. 특히 전쟁을 모르는 젊은 층일수록 개헌 찬성 비율이 높다.

 

그러나 실제 내용으로 들어가면 현 아베 정권의 구상과는 어긋나는 대목이 적지 않다.

 

아사히신문이 지난달 14, 15일 전국 유권자 1807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헌 필요가 있다’는 응답자는 58%로 ‘필요 없다’(27%)는 답변보다 높았다.

 

그러나 막상 개헌이 필요하다고 답한 이유로는 ‘새 권리나 제도를 보완한다’고 꼽은 사람이 84%인 반면 ‘우리 손으로 새 헌법을 만들겠다?7%)거나 ‘헌법 9조에 문제가 있다’(6%)는 답변은 미미했다.

 

문제의 헌법 9조는 ‘바꾸는 게 좋다’가 33%인 반면 ‘바꾸지 않는 게 좋다’가 49%였고 자위대의 명칭도 70%가 현행 유지를, 18%만이 ‘자위군’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개헌’이 실제 민의와 괴리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개헌 과정에서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느냐에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2007.5.3(목) 03:02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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