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D와 역사왜곡과 한·일자유무역협정 김우현(경북대정외과교수) 오늘날 동북아시아지역의 화두는 미국의 MD계획, 일본의 역사교과서왜곡, 중국경제의 오름세이며, 한반도는 이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시달리고 있다. MD계획은 실제로는 앞으로 있을 중국의 헤게모니에 대응하려는 것이지만, 겉으로는 북한의 미사일을 막는다는 이유이기 때문에 한반도에는 다시 군사적인 냉전이 시작된다. 역사교과서왜곡은 일본으로 하여금 또다시 군국주의를 살아나게 하므로 한반도로서는 일본을 두려워한다. 중국경제의 오름세는 한국경제에 눈덩이처럼 밀려올 것이다. 약소국인 한반도의 남한과 북한은 이 문제들을 직접 풀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세 가지 화두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들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해야 한다. 중국경제의 오름세는 앞으로 태평양지역에서 유일강대국인 미국의 헤게모니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일본의 경제력을 약화시키고 고립시킬 것이다. 미국의 MD와 일본의 역사왜곡은 중국의 헤게모니에 공동대응하려는 것이다. 19∼20세기에는 중국의 국력이 약했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은 아시아대륙을 침략하기 위하여 협력하였다. 그 예로는 일본을 한반도에 침략하게 하기 위해서 1905년에 미국과 일본이 태프트·카츠라밀약을 맺었으며, 1931년에 일본이 만주국을 세웠을 때에 미국은 1932년에 친일본적인 중립정책인 스팀슨 독트린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중국의 헤게모니를 막기 위해서 미국과 일본은 지난날과는 반대방향으로 협력한다. 지난날에는 공격적인 협력이었다면, 21세기에는 방어를 위한 협력이다. 미국은 1980년대에 공산주의 소련을 상대로 우주방위계획인 SDI를 추진하여 군사적인 신냉전체제를 만들어서 소련으로 하여금 이에 대응하여 소련판 우주방위계획을 추진하여 방대한 군사비를 지출시킴으로서 소련을 붕괴시키는 원인을 만들기도 하였다.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서 헤게모니를 위한 방법과 수단이 다르다. 소련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럽문화권의 군사제국주의 세계질서관을 가지기 때문에 미국은 군사적인 위협에 소련도 군사적인 방법으로 맞섰다. 지금 미국은 중국의 헤게모니를 막으려고 SDI와 같은 미사일방위계획인 MD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유럽문화권과는 달리 문화제국주의 세계질서관을 가질 뿐만 아니라, 국내경제의 개혁, 개방과 내륙지방의 개발에 많은 자본이 필요하므로 미국과 군사적인 충돌을 피하는 방법으로 헤게모니를 키워나갈 것이다. 유럽문화권의 대표적인 헤게모니 수단은 군사력으로서 실체가 있는 반면, 중국의 수단은 비군사적인 것으로 실체가 분명하지 않다. 미국은 중국의 헤게모니를 잘못 이해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방법도 잘못이라고 본다. 골짜기에 흐르는 물은 막을 수 있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골짜기의 안개는 막을 수 없다. 중국이 MD에 군사적인 방법으로 맞서지 않는다면 앞으로 10년동안 3천∼6천억 달러의 막대한 예산과 자존심을 퍼부은 미국의 MD는 실험에 성공하고 배치가 완료된다할지라도 쓸모가 없어지고, 세계중심국가로서의 도덕성에 상처를 주고, 미국의 헤게모니를 약화시키고, 오히려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이것은 문화권의 차이에서 오는 결과로서 콜럼버스 이후 500년 동안 이어온 유럽문화권의 군사제국주의 헤게모니에 미국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MD는 군사적인 헤게모니이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추진과정에서 우방국가들의 믿음을 잃기 때문에 오히려 중국의 헤게모니를 도와주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의 MD계획이 본래 생각한대로 성공하든 실패하든 관계없이 군사적인 수단으로 세계헤게모니 잡으려는 노력으로는 세계역사에서 마지막이 될 것이다. 일본 외교정책의 기본틀은 탈아시아론, 아시아연대론, 정한론의 세가지이다. 탈아시아론은 일본을 빨리 서양화시켜서 유럽국가들의 아시아침략에 함께 참여하려는 것으로 청·일전쟁이 대표적이며, 아시아연대론은 탈아시아론과는 반대로 일본이 아시아국가들의 맹주이며 보호자로서 유럽국가들의 아시아침략에 대항하려는 것으로 대동아공영권이 그 예이다. 그러나 정한론은 탈아시아론이든 아시 아 연대론이든 관계없이 왜곡된 역사인 임나일본부설에 따라서 한반도를 정복해야한다는 것으로 그 결과는 한·일합방이었다. 정한론의 근거인 임나일본부설은 삼국시대의 가야지역, 즉 한반도남부를 일본이 지배하였다는 것으로 일본의 한반도분할정책의 뿌리이다. 중국은 오늘날 19세기와는 달리 세계헤게모니를 향해서 발돋움하고, 일본은 중국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일본은 살아남기 위해서 유럽국가들과 동맹관계를 가졌던 탈아시아론의 방법으로 미국과 미·일방위지침에 합의하고,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의 MD계획에 협력하고, 일본군사력의 해외파병을 목표로 하는 동아시아에서 집단자위권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탈아시아론의 군사적인 수단은 일본이 유교문화권의 국가이지만 세계질서관은 중국과는 다르고 미국을 포함한 유럽문화권 국가들과 같은 인종주의 질서관을 가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인종주의질서관은 헤게모니를 위해서 군사적인 전쟁을 우선한다. 일본은 이러한 탈아시아론의 외교정책에서 일본을 아시아대륙에서 분리하고 차별화하기 위해서 일본의 정신적 차별화도 이루어야한다. 정신적 차별화를 위해서는 일본역사를 아시아역사에서 분리해야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나오는 것이 오늘날 일본의 역사왜곡이고, 국수주의 우경화이다. 지난날의 역사왜곡은 침략을 위한 것이지만, 오늘날은 일본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한 폐쇄적이고 방어를 위한 것이다. 지난해에 일본에서 고고학자가 유물을 조작한 사건이 있었다. 이로서 일본역사를 70만년 전으로 끌어올려서 중국문명과 구별되는 일본문명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였다. 이것은 일본을 아시아대륙에서 분리하려는 것이다. 일본의 살아남기 방위전략은 미국과의 군사협력을 중심으로 하는 탈아시아론으로 가능하기는 하겠지만, 이를 뒷받침할 일본의 경제력을 점점 약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일본경제가 굴뚝산업을 해외에 이전시켜서 산업공동화현상으로 노동력을 흡수하지 못함과 동시에, 노동력을 가진 인구가 점점 줄어듦으로 일본의 고령화사회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품경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세계경제의 자유무역협정(지대)의 흐름에 맞게 일본은 1998년부터 한·일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은 1992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맺어지면서부터 지역경제통합의 하나로 다른 지역에도 퍼지고 있다. 한국이 IMF사태로 어려움에 있던 1998년 주한일본대사 오구라가 한·일자유무역지대를 제안한 이후 두나라 정부와 경제계 사이에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과 일본의 경제단체연합회(경단연)은 두 나라의 중복투자와 업종별 구조조정을 통하여 자유무역지대를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진념 재경부장관은 일본기업을 유치해 선진기술을 이전받아 실물경제를 강화하고, 대일무역적자를 개선하기 위해서 한·일자유무역지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신국한 산업자원부장관도 일본의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자유무역협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9월 일본방문에서 한·일자유무역협정을 다룰 한·일비즈니스포럼을 설치하기로 합의하였다. 일본은 자유무역협정으로 관세를 낮추어 상품이동을 자유롭게 하려는 반면, 한국은 상품 물론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과 투자와 경제협력확대를 우선하려고 한. 따라서 한·일자유무역협정은 경제적으로 한국을 일본의 상품시장으로 만들뿐만 아니라, 한국의 생산산업을 몰락시키고, 노동력이 차츰 일본으로 이동하면 한국경제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것은 불균형한 한국의 인구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일본의 인구구조를 도와주는 결과가 된다. 또한 한·일자유무역협정은 정치적으로 남한과 북한의 갈등을 만들고 한반도분단을 고정화시킨다. 자유무역협정은 자유시장경제를 전제로 하며 상품경제가 활발하여야 한다. 한반도의 남한은 자유시장경제이지만, 북한은 아직 공산주의일 뿐만 아니라, 개혁·개방을 하더라도 중국식 개방을 따를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개방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좋지 못한 과거를 가진 일본과 남한이 일본경제의 주변이 되는 한·일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는 것은 또 다른 한반도분단을 가져온다. 일본은 한·일자유무역지대가 정착되면 이에 중국을 포함시켜서 한·중·일자유무역지대를 이루어서 중국경제도 주변으로 만들려고 한다. 일본경제가 중국경제를 주변으로 만들지 못한다. 이와는 별도로 2000년 8월부터 한국, 중국, 일본은 한·중·일자유무역지대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한·중·일경제블록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한·중·일경제 블록에는 중국식 시장경제권과 일본의 자유시장경제권이 나누어진다. 일본은 한·일자유무역협정을 통해서 일본경제를 살려내고 남한을 일본경제권에 포함시킴으로서 중국경제권과 차별화함과 동시에 일본을 아시아대륙과 분리시킨다. 한·일자유무역협정으로 남한을 일본의 주변으로 만드는 것은 한일합방으로 한반도를 '입술과 이빨'관계로 만들었던 것과 같으며 한반도 남부에 대한 임나일본부설과 정한론을 실현시킬 수가 있다. -경북대신문 2001.8.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