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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 20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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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의 국방예산

일본이 놀란 중국의 군사력

경제 성장 속도 이상…2005년엔 공중급유 훈련도 성공

2004년 12월 일본 정부와 언론은 충격에 휩싸였다. 그해 11월10일 중국의 핵잠수함이 오키나와 아래의 미야코지마 해협을 통과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중국이 일본 영해를 무단으로 들락거린 것이다. 특히 통과 지점이 미야코지마와 이사가키로 일본 사람들에게 여름 휴양지로 유명한 두 섬 사이였다. 자위대나 군사 문제에 관심이 없는 일본인들에게도 엄청난 일로 받아들여진 또 다른 이유는 중국의 잠수함이 핵잠수함이었던 탓이다. 일본은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이후 핵무기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이런 충격 속에 일본 정부와 방위청은 대응에 절치부심했다. 그 결과가 올해 들어 속속 드러나는 오키나와 자위대 전력의 강화이다.

오키나와 남서쪽 바다는 중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분쟁 지역이다. 센카쿠열도 영토분쟁은 최근 들어 계속 긴장이 높아가고 있는데 해법이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북아 긴장의 진원지 구실을 하는 셈이다. 게다가 중국의 반일 감정은 상당하다. 한국의 반일 감정을 무색하게 할 정도다. 난징 대학살과 731부대 학살 등 실제 수십만 명이 학살됐기 때문에 지금도 일본 하면 제국군대를 떠올리는 중국인들이 많다. ‘세상의 중심으로 수천 년 이어왔던 중국 사람들이 섬나라에 무참히 도륙을 당했던 역사’를 중국은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에 와서 군사력 강화로 표현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중국의 패권에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태도다.

중국의 군사력 강화는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의 속도 이상이다. 중국은 2016년까지 3척의 항공모함을 건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부터 항공모함 탑재기인 수호이33 전투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대양 해군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동중국해를 바라보는 산둥반도의 지난군구에 Su-27이 1개 연대, 난징군구에는 Su-30이 2개 연대 배치돼 있다. 주목할 점은 2005년 러시아로부터 8대의 신형 공중급유기를 도입한 뒤 지난 10월 광저우 공군부대에서 공중급유 훈련을 성공시킨 것이다. 공중급유 능력은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군사 강국들만 가졌던 기술이다. 중국도 다섯 번째 대열에 들어선 셈이다. 공중급유 기술은 전투기의 작전 반경을 넓힐 수 있는 시스템으로 ‘공격적 공군력’의 상징이다. 일본도 10년 논쟁 끝에 2000년 도입을 결정한 바 있다. 


세계 2위의 국방예산


2005년 예산 약 447억달러… “손색 없는 사실상의 군대”

▣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인 일본엔 군대가 없다. 대신 ‘자위대’가 있다. 말 그대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전력만 갖추고 있다. 전쟁을 포기하고 있는 헌법 조항과 전수방위(공격을 받았을 때, 자위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방위력만 사용한다는 뜻) 원칙에 따라 선제공격은 물론 ‘교전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공격용 무기 도입을 피하고, ‘공격능력’을 주일 미군에 의존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새 상황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북한의 위협’을 들먹이며 자위대의 위상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힘을 얻어가고 있는 탓이다. 지난 7월 초 북한의 미사일 실험발사 직후, 누카가 후쿠시로 방위청 장관을 비롯한 보수 정객들이 앞다퉈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론’을 들먹인 것은 이런 일본 내 움직임을 가감 없이 드러내준다.

사실 일본의 군사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러 있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가 지난 9월 말 펴낸 <2006 동북아 전략균형>을 보면, 공식 발표된 국방 예산을 기준으로 할 때 일본은 동북아에서 단연 최강이다. 자위대 상비 병력이 24만여 명에 이르는 일본의 2005년 현재 국방 예산은 약 447억달러에 이른다. 막대한 ‘비공식’ 국방 예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공식 국방 예산 약 295억달러)은 제쳐두고라도, 이는 한국(207억달러)·러시아(188억달러)·대만(83억달러)·북한(19억달러) 등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은 수준이다. 연구소 쪽은 “세계 각국의 정부 공식 발표치를 기준으로 할 때, 일본의 국방 예산 규모는 세계 2위”라고 지적했다.

자위대의 병력과 보유 무기 체계도 ‘수준급’을 자랑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해 말 펴낸 ‘2005~2006 동북아 군사력’이란 자료집을 보면, 일본 육상자위대는 현재 5개 방면대 10개 사단(기갑 1개 사단 포함) 등 모두 14만8200여 병력을 거느리고 있다. 육·해·공 3군 가운데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육상자위대는 현재 △전차 980대 △장갑차 600대 △야포 740문 △공격용 헬기AH 90대를 포함한 헬리콥터 450대 등을 주요 전력으로 보유하고 있다.

미군에 이어 ‘세계 2위’란 평가를 받고 있는 해상자위대는 크게 원해 방위를 담당하는 자위함대사와 근해 방위를 담당하는 5개 지방대, 그리고 10개의 지원부대로 나눠진다. 자위함대사는 예하에 4개 호위대군과 7개 항공군, 2개 잠수대군으로 구성된다. 5개 지방대도 함대급 전력을 갖추고 있다. 해상자위대 병력은 4만4천여 명이며, 주요 전력으로는 △호위함 45척 △이지스함 4척 △소해함정 31척 △P-3C 대잠 초계기 80대 △잠수함 18척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다중위협’에 동시 대처하기 위해 이지스 구축함(7250t급) 등 최신함 위주로 전력을 강화하는 한편, 해협 봉쇄와 해상 교통 방위를 중시해 P-3C 등 대잠전과 대기뢰전에 필요한 무기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밖에도 해상자위대는 2007년부터 7700t급 이지스함 1척 취역을 시작으로, 2008년부터는 1만3500t급 헬기 탑재 호위함을 취역시켜 모두 4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고성능 레이더를 장착한 P-3C 후속기를 개발하고, 신형 유도탄 고속정 6척 등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막강 전력을 과시하는 항공자위대는 4만5600여 명의 병력에 3개 방면대, 1개 혼성대, 7개 전투비행단으로 구성돼 있다. 7개 전투비행단에는 △F-1 전투기 3개 대대(27대) △F-15 전투기 4개 대대(203대) △F-4EJ 팬텀기 3개 요격대대(50대) △RF-4EJ 정찰기 1개 비행대대 △E-2C 조기경보 통제기 1개 비행대대(13대) 등이 포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F-2 지원전투기 32대와 공중조기 경보기(AWACS)도 4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작전반경 확대와 장거리 투사 능력을 높이기 위해 KC-767 공중 급유기도 4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에선 이런 항공자위대를 ‘세계 3위권’이라고 평가한다.

조성렬 국제문제조사연구소 기획실장은 “자위대는 (헌법 규정 등) 국내적 제약만 있을 뿐, 국제적 기준으론 전혀 손색이 없는 사실상의 군대”라며 “공격용 무기를 보유하지 못한 상태여서 제약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2006년11월14일 제635호 한겨레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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