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도본부는    · 시작페이지로    · 즐겨찾기    · 오시는길    · 메일보내기    · 사이트맵

2019년 06월 17일 월요일

내용검색  

기사

칼럼

논문

그 외

  현재위치 > 독도본부 > 한국과 일본 > 그 외

 


일본 우경화의 종합선물 세트

일본 우경화의 종합선물 세트

무력으로 한반도에 개입하고 헌법 개정의 야심 드러내는 일본 정치인들… 교육기본법 개악 등 국내 쟁점들에 대한 논란도 일거에 잠재울 수 있어

 

▣ 도쿄=이준규 평화네트워크 정책실장 minoritylee@hanmail.net

 

한두 번 가는 길도 아닌데, 유난히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는 마음이 무겁다. ‘제4회 한-일 시민사회포럼’에서 발표하기로 한 주제는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한 한-일 시민교육의 과제’이지만, 북한 핵실험과 관련된 얘기가 안 나올 수 없다.

 

보수 우익들의 아찔한 속내, 핵무장

 

비행기 안에서 펴든 10월10일치 <아사히신문>은 온통 ‘북한 핵실험’ 기사로 채워져 있다. 여론조사에 시선이 멈췄다.


 

이번 핵실험으로 인해 북한이 ‘위협’적이라고 느끼고 있는 비율이 82%(‘강하게 느낀다’ 44%, ‘어느 정도 그렇다’ 38%)였고, 대화보다 제재로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도 62%에 달했다(‘대화로 해결’은 26%). 나름대로 ‘진보적’이라는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 결과가 이 정도다.

일본에 도착해 숙소에서 접한 뉴스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는 총 천연색 그래픽을 동원해 걸프전 때의 이라크와 대이라크 제재, 그리고 현재의 이라크 상황을 북한 핵실험과 미국의 대북 제재와 비교해서 예측하는 충격적인 뉴스 해설을 접하고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 핵실험 이후 일본 국내의 여론과 인식을 잘 보여준 보도였다.

우선 이렇게 ‘흥분 상태’에 가까운 일본 여론을 ‘만들어진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피폭’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요즘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핵무기에 대한 알레르기에 가까운 반응은 여전히 뿌리가 깊다. 북한의 핵실험이 ‘피폭의 트라우마’를 자극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후 한국의 원폭 피해자들이 이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한 일본 정부 당국과 정치인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일본의 보수우익들이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자신들의 ‘정치적 열망’을 이루고자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나카가와 쇼이치 자민당 정조회장과 아소 다로 외상이 ‘핵무장 가능성을 공론화할 필요성’을 주장해 무리를 빚은 바 있다.


△ 북한의 핵실험 뒤 잇따른 대북 강경책을 내놓고 있는 일본 정부가 10월21일 오후 대북 수입금지 정책 관련 긴급대책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런 주장은 일본 국내에서도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아베 신조 총리까지 나서서 ‘비핵 3원칙’(핵무기는 ‘보유하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기본 정책) 준수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일본의 보수우파들이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흥분된 국내외 여론에 편승해 자신들의 ‘혼네’(속마음)를 드러내고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아베 총리를 비롯해 내각에 포진하고 있는 정권의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한 번씩은 핵무장의 공론화를 언급했던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일본은 핵실험을 계기로 북한에 대해 일련의 강력한 제재 조처를 시작했다. 10월14일 독자적인 대북 추가 제재를 단행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을 계기로 미군이 동해 등에서 북한 출입 선박 검사를 실시할 경우, 이른바 ‘주변사태’로 인정해 적극 대응할 방침을 굳혔다. 1999년 제정된 ‘주변사태법’에 근거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따른 활동을 펼치는 미군 함선에 대한 급유 등 후방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주변사태법은 미국 이외의 나라가 선박 검사에 참가하는 경우 후방 지원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일본 정부는 새로운 법 정비(특별 조치법)를 통해 이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주변사태법과 선제공격을 주목하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현행 주변사태법은 ‘주변사태’를 ‘일본 주변 지역에 있어서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사태’라고 규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부분을 확대해석해 추가 제재의 내용에서 북한 핵실험을 ‘주변사태’로 규정해 주변사태법을 적용하고, 미군이 북한 선박을 임검(선박을 정선시키고 강제 검사를 실시하는 것)하는 경우 후방 지원에 나서는 것도 포함하려는 것이다. 주변사태법 제정 당시, ‘주변사태’라는 개념은 “지리적 개념에 한정되지 않는 사태의 성질에 착목”하는 개념으로 규정됐다. 그러니 해석하기에 따라 주변사태가 한반도, 대만 그리고 그 이상의 지역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결국 북한 핵실험은 1999년 주변사태법 제정 이후 ‘주변사태’ 개념을 적용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됐다.

게다가 아베 내각은 선박검사법에 근거해 해상 자위대가 스스로 선박 검사에 참가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 10월15일치 <요미우리신문>을 보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필요할 때는 ‘경고 사격’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특별법에 포함시킨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 체계 아래선 자위대가 해상에서 북한 선박을 검색할 때 경고 사격을 할 수 없고, 설득과 경고 방송밖에는 가능한 것이 없다는 비판에 따라, 해상자위대가 선제 무기 사용을 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사실상 ‘선제공격’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일본은 전쟁을 포기하고 있는 헌법 조항(헌법 9조 1항)과 전수방위 원칙에 따라, 선제공격뿐 아니라 ‘교전권’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자위대를 해외에 파병할 때조차도 ‘교전’을 제약해왔다. 아베 내각이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그동안 금기시돼왔던 자위대의 선제공격권과 교전권 부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헌법과 전수방위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다.

한편, 자위대가 북한 선박에 대해 임검을 하는 미군을 후방에서 지원하고 북한 선박에 대해 직접 무력을 행사하는 것은, 일본의 ‘무력’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PSI 참여 확대나 북한 선박에 대한 강제 검사가 부를 수 있는 ‘재앙’을 감안하지 않은 채 한국 정부 일각에서도 확대 참여를 주장하고 있는 사이,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북한과 일본이 국지적인 충돌을 빚을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 일본인들이 북한의 핵실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건 수긍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기회 삼아 핵무장 논의를 해야 한다는 보수 정치인들의 주장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사진/ 연합뉴스)

 

 

일본의 집권세력들이 북한 제재에 이토록 적극적인 것은, ‘집단적 자위권 인정’과 ‘자위대의 군대화’를 중심으로 한 헌법 개악의 명분으로 활용하려는 측면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 7월 미사일 실험 발사 이후에도 똑같이 반복됐던 모습이다. 미사일 실험 발사 직후에는 미-일 미사일방어망(MD) 실전 배치 가속화 조처의 하나로 올해 안에 오키나와의 가데나 주일 미 공군기지에 패트리어트-3(PAC3) 미사일을 앞당겨 배치하기로 한 바 있다. 미-일 MD는 일본 국내외에서 동북아 군비 경쟁을 촉발하며, 집단적 자위권을 거부하고 있는 헌법에도 위반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핵실험을 계기로 이 문제까지 일사천리로 진전되고 있다.

 

자위대 해외 파견 관련법도 개정 검토

 

북한 문제는 일본에서도 블랙홀과 같은 위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대북제재 조처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지만,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일본 국내 쟁점들에 대한 논란이 일거에 잠재워지고 있다. 아베 내각은 교육의 평화헌법이라고 불리는 ‘교육기본법 개악안’의 국회 통과를 강행하고 있다. 그동안 ‘애국심 교육’을 포함한 교육기본법 개악은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통과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핵실험 정국을 계기로 탄력을 받고 있는 양상이다.

게다가 아베 총리는 지난 10월13일 자위대를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해외 파병하고, 정당방위를 벗어난 무기 사용도 가능케 하는 자위대의 해외 파견 관련법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위대의 ‘국제평화협력법안’(항구법)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 추진됐다 좌절된 바 있는 이 법안은 자위대의 활동에 △치안 유지 △경호 활동 △선박 검사 등을 포함시켜 ‘집단적 자위권 용인’과 ‘해외 무력 사용’의 길을 여는 근거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아베 내각이 그야말로 ‘보수 우경화의 종합선물 세트’를 관철해나가고 있다.

2006년10월26일 제632호 한겨레21

관련
내용
관련내용이 없습니다

 


| 개 요 | 이 책은 2008년도에 일본 중의원에서 독도문제와 ...

 

 
  Copyright ⓒ 2001.독도본부. All rights reserved
전화 02-747-3588 전송 02-738-2050 ⓔ-Mail : dokdo2058@korea.com
후원 : 기업은행 024-047973-01-019(독도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