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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 19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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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동북아의 이스라엘이 되려는가

2006 지구촌 평화 캠페인 - 미국 패권주의 연구

일본은 동북아의 이스라엘이 되려는가


21세기 동북아에 새로운 긴장이 감돈다. 신 냉전 구도를 만들고자 하는 축은 미일동맹이다. 일본의 재무장, 미군 재배치, 미사일 방어망(MD) 구축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을 흔드는 3대 요소다. 부시-고이즈미의 끈끈한 유착으로 미일동맹은󰡐강화󰡑수준을 넘어󰡐일체화󰡑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미일동맹이 지닌 문제점을 따져본다.


미일동맹으로 말미암아 동북아 평화가 흔들린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일본과 21세기 유일 패권국인 미국이 손잡고 동북아 질서를 잡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다. 국방예산 세계 1위 미국(4500억 달러 규모)과 4위 일본(500억 달러 규모)이 꾸준히 군사력을 키워간다면 무슨 일들이 일어날까. 이웃 나라들이 안보 위협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과 일본의 네오콘들은 미일 군사동맹에 바탕,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군사력을 키우려 한다. 일본이 미국을 상징하는'흰머리 독수리'의 등에 올라타고 가려는 모습이다.

  

미일동맹은 이웃 나라들에겐 재앙과 갈등의 역사다. 돌이켜 보면 일본과 미국은 제국주의적 침략 야욕이란 이해관계가 일치했을 때 손을 맞잡고 침략전쟁을 벌였던 어두운 기록을 지녔다. 19세기 말 미국이 원료 확보와 시장개척을 위한 제국주의적 팽창에 나설 무렵, 미 해군사관학교 출신의 전략가 알프레드 세이어 마한은 해군차관 출신의 미 대통령 테오도어 루스벨트에게 이렇게 권고했다.

  

'러시아라는 대륙 세력의 남진 차단을 외교 정책의 제1과제로 삼아야 하며, 이를 위해 영국-일본 등 해양세력끼리 손을 잡아야 한다.'

  

1905년 가쓰라-테프트 밀약은 20세기 초 미국-일본 두 나라 사이의 공조를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다. 당시 미 육군 장관 태프트는 일본 도쿄에서 수상 가쓰라와 만나 비밀각서를 주고받았다. 일본은 미국이 1898년 스페인과 제국주의적 팽창전쟁을 벌여 빼앗은 필리핀에 아무런 야심이 없다는 점을 확인해주고, 미국은 제1차 한일협약(1904년)등으로 한반도를 차지하려는 일본의 침략정책이'동양 평화에 기여 한다'는 점을 이해한다는 내용이었다.

  

미일동맹은 어디까지나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졌을 때의 얘기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미국의 묵인 아래 한반도를 삼킨 일본은 그 뒤 미국과 전면전을 벌였다. 이는 마치 1980년대 미국이 (호메이니 혁명의 이란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이란-이라크전쟁에서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를 지원했지만, 그 뒤 석유문제로 갈등을 빚어 두 차례의 걸프전쟁을 치르게 되는 과정과 닮았다. 이해관계가 일치할 때에만 동맹관계가 이어진다. 21세기 동북아지역 평화를 잣대로 볼 때 불행한 현실은 미일동맹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미일동맹엔 초당파적 합의

미국의 아시아-태평양의 전략적 중심축은 한반도일까, 타이완일까, 아니면 일본일까?

정답은 일본이다. 지난 1995년 당시 미 국방차관 조지프 나이(하버드대 케네디스쿨대학원장)는 <동아시아 전략보고서>에서'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수호하고 패권국가의 등장을 막으려면 미일동맹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단언했다.

이 보고서에서 언급된'패권국가'란 중국을 가리킨다.

  

조지프 나이는 지난 2000년 10월, 부시 행정부가 출범하기 바로 3개월 앞서 리처드 아미티지(전 국무 부장관)와 함께 또 다른 보고서(일명 <아미티지-나이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다.'더 성숙한 파트너 관계를 위한 발전'이란 제목을 단 이 보고서는 일본을 '미국의 대 아시아 관여의 초석'이라고 규정하면서,'미일동맹을 미영동맹 수준으로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영국은 잘 알려진 바처럼 20세기 미국의 패권 확장 과정에서 주요한 전략적 파트너였다. 미영동맹은 미군의 이라크 침공에서 영국군이 맡아 한 역할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

  

리처드 아미티지, 폴 월포위츠(전 국방부장관, 현 세계은행 총재), 제임스 켈리(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겸 북핵 담당특사)등 공화당계 인사들 말고도, 민주당계인 조지프 나이가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 (나이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차관을 지냈고, 2004년 미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존 케리가 승리할 경우 국무장관 또는 국방잔관 물망에 올랐을 정도로 민주당계 핵심브레인이다). 미국은 공화당-민주당 가릴 것 없이 대일 우선정책에 관한 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미일동맹이 추구하는 핵심적인 전략 목표는 어떤 것들일까? 동북아 전문가들의 견해를 정리하면 크게 두 가지로 모아진다.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중국을 봉쇄한다는 전략이다. 북이 미사일과 핵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갖가지 수단으로 압박하고, 중국이 21세기 신흥 강대국으로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포위한다는 전략이다. 미일동맹은 중국을 '21세기의 잠재적인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서두르는 미사일 방어망(MD) 구축은 중국과 북을 겨냥한 미일동맹의 구체적인 산물이다.


북 위협론의 숨은 계산

 

북이 미사일을 쏘아올린 뒤 일부 언론의 보도 태도는 미디어 산업이 대중을 얼마나 속일 수 있는가를 보여준 한 보기다. 특히 미국과 일본의 일부 언론은 북 미사일이 당장이라도 자국 영토 안에 떨어질듯이 그 위험성을 부풀려 보도했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엉뚱한 추측까지 내놓았다.

  

북의 미사일 시험 발사 후 나흘 만인 지난 7월 9일 지구촌은 또 다른 미사일 시험 발사 소식을 들었다. 인도가 아그니-3미사일(최대 사정거리 4000㎞)을 벵골만 상공의 대기권으로 쏘아 올렸다는 소식이었다. 아그니-3 미사일은 올해 5월 조지부시 미 대통령이 인도에 갔을 때 맺었던 미-인도 핵 협력 조약 뒤 행해진 첫 미사일 시험이다.

  

따지고 보면 종류는 다르지만, 인도나 북이나 다 같이 미사일을 쐈다. 그런데 인도에 대해선 별말이 없고 북을 겨냥한 말들만 무성했다. 그 차이란 근본적으로 친미냐 반미냐의 이분법에서 비롯된다. 21세기 유일 패권국가인 미국이 푸른 신호등을 달아주면 미사일이건 핵무기이건 언제라도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다. 인도나 파키스탄, 그리고 이스라엘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게 아니라 북이나 이란처럼 미국이'악의 축'이라고 빨간 신호등을 달아 놓으면, 어떠한 미사일-핵 실험도 지역 안정, 나아가 지구촌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손가락질 당한다.

  

미국과 일본이 북의 군사적 위협을 강조하는 것에는 두 가지 속셈이 깔려 있다. 하나는 미일동맹의 군사부분을 확대해나갈 명분, 다른 하나는 천문학적 비용 지출로 미 군수산업을 먹여 살리면서도 정작 효과는 불확실한 미사일 방어망 구축사업을 밀어붙이기 위함이다.

  

미 펜타곤(국방부) 미사일 방어 국의 <2007 회계연도 예산안 개요> 보고서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미국을 위협하는 국가로 북과 이란, 두 국가만을 꼽았다. 그렇지만 실제로 미국이 두려워하는 국가는 중국이다. 미일동맹에 바탕 한 MD체제가 겨누고 있는 것도 중국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능력이라는 점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MD체제 구축 움직임은 동북아시아에 때 아닌 소모적인 군비 확장의 바람을 일으킬 것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 가운데 비교적 중도적인 지식인인 존 페퍼는 8월초 민간 싱크탱크 <포린 폴리시 인포커스>(www.fpif.org) 에 기고한 글에서,'북의'위협'이 바로 미일 군사동맹을 강화시키고, 태평양에 수만의 군대를 배치할 수 있도록 만들고, 미사일 방어망의 이론적 근거'가 된다고 지적했다. 페퍼는 지난 7월 북 미사일 발사 때 미국이 미사일 방어망을 가동하지 않은 까닭을 이렇게 풀이했다.

  

'부시 행정부는 미국 MD 시스템의 실제 가능성을 알고 있다. 북이 쏘아 올린 미사일을 맞추지 못할 수준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고 본다. MD국 국장인 헨리 오버링 공군 중장은 북이 총알을 한 발 쏘면 미국이 그 한발을 쏘아 맞출 수 있을 정도라고 MD의 성능을 자신했었다. 미 국방성은 지난 10차례의 시험으로 50%의 성공률을 확인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험은 모두 적당한 숫자를 얻어내기 위해 조작된 것이다. 국방성의 무기 평가를 담당한 필립 코일은 실제 상황에서라면 성공률이 20% 주변에서 맴돌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MD를'허수아비 방어 시스템(scarecrow defence)'이라고 불렀다. 실패율이 이정도인 마당에부시 행정부가 자신만만하게 북의 미사일 발사에 도발할 수는 없다.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평양의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 가동을 도발했다가는 도리어 MD가 허풍이었음을 증명하는 꼴을 보일 수도 있다.'


일본 군사대국화 위한 구실

  

엄청난 비용에 비해 MD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데도, 일본은 MD 계획 참여를 위해 국방 관련 법안들을 고쳐가며 미국과 협력 체제를 강화해왔다. 한국과 달리 일본이 미국의 MD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배경은 '미국과 손을 잡고 중국을 포위 한다'는 전략적 목표를 위해서다.

  

반면 한국에서는 MD가 거의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미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올해 3월 MD에 관한 보고서를 냈다. <앞에 놓인 길, 아시아에서의 미사일 방어계획(The Paths Ahead, Missile Defense in Asia)>이란 제목의 보고서는 한국이 MD계획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CSIS 보고서는 그 이유를 '한국은 MD가 궁극적으로는(북과의 통일을 추구하는) 한국의 국가 이익에 어긋나는(antithetical)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MD 구축이 한반도 통일 뒤의 전략적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국가전략이 MD체제 구축보다는󰡒북과의 화해 및 한반도 긴장 완화와 중국과의 좋은 관계 유지󰡓라고 분석한다. 한국이 일본처럼 미국의 MD 체제 구축 계획에 참여한다면, 대북 . 대중 외교관계가 불편해질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 보고서는 '한국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나고 새로운 한국의 지도력이 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경우 '한국 정부의 정책이 바뀔 가능성을 짚어 눈길을 끈다.

  

북이 미사일을 쏘아 올린 뒤 관련 이해당사국들이 보인 반응은 다양했다. 그 가운데 일본은 집단 히스테리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흥분상태다. 유엔 안보리에 북을 제재하는 결의안을 앞장서 내고 북에 대한 선제 공격론 마저 펴고 있다. 북 미사일이 일본을 겨냥하고 있는 게 분명한 만큼 그 위협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는 논리다.

  

기존의 미일동맹에 따르면, 일본은 방어, 미국은 공격을 맡게 역할 분담이 돼 있다. 일본 평화헌법 틀 속에서 일본 자위대는 공격이 아닌 방어가 목적이다. 이른바 '전수방위'개념 아래서다. 일본 우파 지도자들의 생각은 이참에 선제 공격론 을 기정사실로 만들어 '해외에서의 무력행사'를 금지하는 지금의 평화헌법을 뜯어고치겠다는 기세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공격하겠다는 말인가? 일본 자위대엔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물론 전략 폭격기와 공격형 항공모함이 없다. 사정거리가 1600㎞인 토마호크 같은 장거리 순항 미사일도 갖고 있지 못하다. 일본 항공 자위대의 주력 전투기인 F-15J(약 200기 보유)는 공중전을 겨냥해 만든 것이라서 지상 공격능력이 떨어진다.

  

북 선제 공격론 엔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군사대국화로 '신일본의 영광'을 이룩하겠다는 꿈을 지닌 보수우파, 그리고 그 참에 기업매출을 증대시킬 욕심을 지닌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손을 맞잡고 추진해온 일본 재무장이란 거대한 프로젝트가 북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얼굴을 내민 셈이다. 일본은 지금 무려 40톤의 플루토늄을 보유중이다. 미국의 양해 아래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에 재처리시설 공장도 갖추었다. 일본 극우파들은 '우리가 미국 눈치보고 핵무기를 못 만들 이유가 없다'는 극단적인 주장마저 내놓는 상황이다.


해외 팽창으로의 수순들

 

이미 일본은 2004년부터 해마다 미사일 방어 부문에 10억 달러의 예산을 책정해 놓았다. 북 미사일 발사를 구실삼아 미일동맹이 추진하는 일본의 미사일 방어망 구축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벌써부터 그 움직임이 보인다. 2008년 3월까지 실전배치하기로 돼 있던 MD 시스템 지대공유도탄 패트리어트 미사일3(PAC3) 3기의 배치를 2007년 안으로 앞당길 계획이다. 아울러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스탠더드 요격 미사일(SM3)들을 들여와 이미 보유 중인 이지스함 4척에 실전 배치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일본에는 아직도 지난날 대동아공영권에 대한 향수를 지닌 우파들이 많다. 그들의 꿈은 일본 헌법을 개정해 일본군이 전쟁권을 회복하는 것이다. 1990년대 이래 일본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최종 목적지가 헌법개정임이 드러난다. 이미 일본은 유엔평화유지활동에 파병할 수 있는 국제평화협력법(1992년)과 자위대법 개정(1994년)으로 자위대 해외 파견의 가능성을 열었다.

  

중요한 사실은 1997년 미일 안보동맹의 바탕인󰡐미일 방위협력지침󰡑(방위지침)을 개정했다는 점이다. 그 핵심내용은 기존의 미일동맹의 방위협력 대상을 '일본 방위'에서 '일본 주변유사'로 넓히고, 유사시 일본은 자위대 시설과 민간 공항이나 항구를 미국에 제공하고, 일본은 자국 영토뿐 아니라 공해상이나 영공 이외의 공간에서 후방 지원 작전을 펼친다는 것이다. 이 지침에 따르면, 만에 하나 타이완해협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 미국이 개입할 경우 일본도 거의 자동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문서에 적힌 '주변사태와 함께 지구규모의 군사협력 강화'라는 규정에 따라서다. 일본 영토 또는 영해 바깥에서도 일본 자위대는 독자적인 군사 활동을 할 근거를 마련했다.

  

1997년 신 방위 지침으로 일본은 아시아 . 태평양지역에 군사, 안보 역할을 크게 확대시켰고, 2년 뒤인 1999년 한반도 유사시를 상정한 주변 사태법도 통과시켰다. 이는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참전이 가능할 수도 있는 법이다. 이어 일본은 유사법제로서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 자위대의 행동 원칙을 담은 일련의 법안들을 마련했으며, 9 . 11 사건 뒤에는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한다는 명분 아래 자위대 전쟁지역 파병 길을 텄다.

  

올 들어 미국과 일본은 주일미군 재조정 작업을 통해 사실상 '군사 일체화'를 이루었다. 지난 5월 미국과 일본이 합의를 본 주일미군 재조정은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육 . 해 공 3개 영역이 각각 하나의 기조로 합치는 것이 뼈대다. 지난 3년 동안 줄다리기 끝에 합의를 본 주일 미군 재배치를 통해 양국이 노리는 목표는 미국의 동북아시아 패권 전략을 위한 군사력 강화, 일본의 군사대국화다. 이로 말미암아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은 더 위협받게 되었다.


군사 일체화로 나아가

  

주일미군 재배치 안이 지닌 특징의 하나는 가나가와 현 자마기지를 중심으로 일본 자위대와 주일미군의 연대를 더욱 강화한다는 것이다. 미군기지 를 후방으로 옮기는 주한미군의 재조정과 마찬가지 발상이다. 자국 영토나 자군 기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어력을 갖추면서 동북아에서 미군의 우월적 영향력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발상이다.

  

재배치의 구체적인 내용은 미 육군 제1군단사령부(미 워싱턴 주 소재)를 통합작전사령부(UEX)로 개편, 2008년까지 가나가와 현 자마기지로 옮기고, 2012년까지 중앙즉응집단사령부(육상자위대가 창설하려는 대테러공격 부대)를 자마기지에 설치하며 2010년까지 항공자위대 항공총대사령부를 도쿄에 있는 미군 요코다 기지로 옮겨 미사일 방어 사령부 역할을 맡기고 항공총대사령부를 미 제5공군사령부가 있는 요코다 기지로 재배치하고, 미군의 미사일 방어용 X밴드 레이더를 아오모리 항공자위대 기지에 배치한다는 것이다.

  

미국 펜타곤(국방부)의 시각에서 큰 그림으로 보면, 미군 재배치는 미국의 동북아시아 패권 전략을 위한 군사력 강화에 다름 아니다. '전략적 유연성'개념 아래 지역적 제한을 뛰어넘어 미군 병력을 전 세계 어느 곳에라도 신속하게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아울러 미사일 방어체제를 포함한 방어력을 강화, 미국 영토나 미군기지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을 담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주일미군 재조정을 통해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취임 이래로 추진해온 역점 사업인 미군의 신속기동력과 화력을 강화함으로써 '유사시'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적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유사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선제공격에서 보듯, '사담 후세인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대량살상무기를 지녔다'라는 자의적이고 허구적인 위기상황 판단에 따라 국제사회의 반대와 국제법 을 어겨가며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했었다. 마찬가지로, 동북아에서 미국이 위기상황을 필요에 따라 조작하고 미국에 편리한 해석을 내린 뒤 군사적 모험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많은 사람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이 미군 재배치를 통해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미군 군사력 강화와 마찬가지로 자위대의 군사력 강화는 일본이 설정하고 있는 주요 목표다. 이와 더불어 또 다른 노림수는 다름 아닌 자위대 활동 범위를 해외로 넓히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일본과 미국은 미일안보의 공통전략 목표 가운데 하나로 '타이완 안전'을 설정, 미일안보의 적용범위를 타이완 해협까지 넓힌 바 있다. 그런데 올해 5월의 미군 재배치 합의를 통해 통합작전사령부가 일본의 자마기지로 옮겨가기로 됐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자위대의 활동 범위가 미군과 마찬가지로 더 넓어져 그 활동 범위가 미군과 마찬가지로 더 넓어져 그 활동 범위가 전 지구적으로 확대되는 것을 뜻한다.

  

일본 우파들에게 이제 남은 과제는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지금의 평화헌법, 특히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하게 이를 포기한 '제9조 조항을 뜯어고쳐 지난날 일본 제국주의의 야망을 추구하는 것뿐이다. 지금 중동 평화를 교란시키는 주범은 이스라엘이다. 미-이스라엘 동맹에 바탕, 무차별 공습으로 많은 인명을 희생시키고도 미국의 거부권 덕에 유엔 제재도 피해왔다. 일본은 평화헌법 개정으로 지역평화를 위협하는 '동북아의 이스라엘'이 되려는가.


왜 미일동맹 강화를 반대 하는가

 

미일동맹과 관련된 여러 상황들을 짚어 보면, 북과 중국뿐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한국인들이 미일동맹을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적인 군사동맹󰡑으로 보는 까닭은 분명해진다. 미일동맹이 북과 중국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만에 하나 무력충돌이 일어난다면, 한반도는 1950년에 이어 화염에 휩싸일 것이다.

  

타이완해협에서의 긴장이 중국과 미국의 전쟁으로 번질 경우, 일본이 미일동맹에 근거해 뛰어드는 것은 남의 일이라 치자. 그렇지만 미국이 '전략적 유연성'에 바탕 한 한미동맹을 내세워 주한미군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럴 경우 조중동맹(북중동맹)의 북도 돌아가는 긴장상황을 모른 체 하기 어려워진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남북이 총부리를 맞대고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래 여러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납북은 민족공동체의 복원을 추구해왔다. 그럼에도 미국은 북을'폭정의 전초기지'니 '악의 축'으로 몰아세우면서 대결의 고삐를 늦추지 않아 왔다. 그런 한반도에 미일동맹에 뿌리를 둔 전쟁의 불똥이 튀는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일본에서도 미일동맹 강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지난5월 도쿄에서 열렸던 '동아시아는 미국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학술회의에서 일본 도쿄대 다카하라 아키오(高原明生) 교수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발표를 했다.

  

'주일미군이 지역 안정에 크게 기여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미일 안보 협력이 너무 급하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세계전략에 일본 군사기지를 활용하도로 바뀌고, 일본이 중동에서까지 역할을 맡는 단계에 이르렀다. 일본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하지 않고 (미일동맹에 바탕해) 군사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문제다.'

  

과거 침략사 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군대가 주일미군 재조정에 따라 활동 범위를 넓혀가려는 모습은 동북아 평화에 위협적으로 비치게 마련이다. 미일동맹 강화는 동북아에 새삼스런 군비 경쟁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른바 신 냉전 체제가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지난 5월 주일미군 재조정이 합의된 다음날 중국이'2008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항공모함부대를 창설하고 기지 건설에 착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그냥 우연일 뿐일까.

  

한국의 냉전수구세력들은'미일동맹은 강화되고 있는데, 한미동맹은 삐걱 거린다'는 식으로 불만을 나타낸다. 현실인식이 다르면 해석에서도 참으로 어이없는 많은 차이를 낳는다. 안타까운 일이다. 끝으로 원론적인 주문하나, 미일동맹이 공격적이고 대외 팽창 적 이라면, 한미동맹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평화를 지키는 쪽으로 설정되도록 노력해야 마땅하다. 그래야 한반도가 동북아 신 냉전 구도에 휘말려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


김재명(국제분쟁전문) 민족21 0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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