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재선… 장기집권기반 확보
이변없었던 日자민총재 선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지난 20일 실시된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낙승, 정치적 이변이 없는 한 2006년 9월까지 장기 집권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마련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총재 재선직후 21일 당 3역인사를 단행한데 이어 22일에는 내각을 발표해 신속하게 당정체제를 구축, 집권 2기 본격가동에 들어간다.
◆총재선거 결과 = 고이즈미 총리는 20일 실시된 집권 자민당의 총재선거에서 국회의원과 당원 60% 이상의 지지를 얻어 차기총재로 재선됐다. 그는 당 소속 중-참의원 357명의 선거에서 194표를, 지방 당원 300표 중 205표를 각각 얻는 등 총 657표 중 399표를 확보해 1차투표에서 경합 3후보들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에 따라 고이즈미 총리는 오는 11월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차기 중의원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2006년 9월 말까지 5년 넘게 집권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마련했다.
◆당직개편 = 고이즈미 총리는 21일 자민당의 새 간사장에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아베 신조(安倍晉三) 관방부장관을 기용하는 등 당3역 인사를 발표했다. 그는 이날 최대 계파 하시모토(橋本)파의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간사장대리를 정조회장에 기용하고, 호리우치 미쓰오(堀內光雄) 총무회장을 유임시키는 당직개편안을 발표했다.
특히 올해 49세로 3선에 불과한 아베 관방 부장관의 파격적인 간사장 발탁은 참신한 인사를 강조하면서 차기 총리 후보 1위로 꼽히는 그의 대중적 인기를 총선거에 적극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정국 향배는 = 고이즈미 총리는 오는 26일 임시국회를 소집, 자위대의 해외파견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테러대책특별조치법 개정안 등 현안을 처리한 뒤 10월10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11월9일 총선을 실시하는 정치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총재당선 회견에서 “구조개혁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금융과 세금제도, 규제, 예산 4개 분야의 개혁을 중점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앞으로 차기 중의원 총선거에서 자민당을 승리로 이끌게 되면 자위대를 군대로 규정하는 헌법개정에 착수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외교분야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보수-우익이란 측면에서 정치노선을 같이하는 미국의 부시 정권과의 연계를 한층 강화하면서 북한 핵개발문제 등에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강행 방침에도 변화가 없을 경우에는 중국과 한국 등 인접국과의 외교마찰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쿄=전현일특파원 hyunil@segye.com 2003.9.22. 세계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