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리에 미사일 요격권 검토
일본 정부는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MD) 도입시 총리에게 요격 명령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6월 전시대비법인 유사법제를 제정하면서 총리에게 권한을 집중시킨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주목된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현재 안전보장회의와 각료회의의 결정을 거치도록 돼 있는 자위대의 요격 명령권 행사를 총리의 판단으로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이를 위해 사전에 요격 요건 등을 담은 절차를 논의중이다. 구체적으로는 미·일 정찰위성이나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등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연료 주입을 확인하거나 발사대를 준비하는 움직임을 확인할 경우 이를 ‘미사일 발사의 명확한 징후’로 규정, 총리로 하여금 방위출동 명령을 내리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사일 요격에 필요한 시간을 대폭 단축함으로써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북한의 노동미사일은 발사후 일본에 떨어질 때까지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통상적인 절차를 밟으면 시간적으로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지난 6월 유사법제 3법안을 제정하면서 유사시 정부의 대처방침을 규정한 무력사태 법안에 총리에게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이를 ‘대(代)집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태평양 전쟁때의 국가 총동원령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교도(共同)통신은 이날 방위청이 4년 예정으로 현재 보유중인 해상자위대의 최첨단 구축함인 이지스함 4척 전부와 항공자위대의 27개 지대공 미사일 부대 중 절반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갖출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이지스함에 탑재되는 해상배치형 SMD(비행단계 요격)와 육상형 PAC3(육지도착이전 요격)의 2단계 요격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내년 예산부터 도입비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도쿄/박용채특파원 pyc@kyunghyang.com〉2003.8.26. 경향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