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만경봉호 출항금지 명령
북한과 일본을 잇는 부정기 화물여객선 만경봉 92호(9,672t)가 25일 오전 일본 니가타(新潟)에 입항했다. 지난 1월15일 이래 7개월여 만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안전기준 위반을 이유로 출항금지 명령을 내려 26일 출항이 불투명해졌다.
일본 정부는 이날 만경봉호에 대해 금지 장비 밀반출, 마약 밀수, 불법 송금, 공작 활동 등의 의혹이 있다며 이례적으로 대대적인 검사를 실시했다. 입항직후 법무성 직원 50여명을 선내에 들여보내 승객 및 선원의 입국심사를 진행한 데 이어 국토교통성, 후생노동성, 재무성, 세관 직원들이 8시간여에 걸쳐 선박 안전성 검사(PCS) 및 X선과 마약견 등을 동원한 화물검사를 실시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관계자들이 화장지와 쿠션, TV 내부, 책 등 만경봉호에 실려있는 모든 것에 대해 ‘쥐 한마리 빠져나갈 틈 없는’ 정밀검색을 벌였다”고 전했다.
국토교통성은 이날 밤 기자회견을 갖고 “만경봉호에 대한 검사 결과 ▲부엌 환기구의 화재 조절판 미비 ▲무선전화 미비 ▲기름과 하수 분류장치 오류 등 5개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며 “시정작업이 이뤄질 때까지 만경봉호의 출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만경봉호는 26일 오전 10시쯤 수학여행을 떠나는 총련계 대학생 및 고국 방문 동포 200여명, 화물 60t을 싣고 북한으로 향할 계획이나 시정작업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계획대로 출항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도쿄/박용채특파원 pyc@kyunghyang.com〉2003.8.26.경향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