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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6월 26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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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일어업협정과 독도 영유권 훼손여부

이상면(서울대 법대 교수. 국제법)


서 론

신 한일어업협정에서 독도가 중간수역에 들어간 것은 유엔 해양법협약 제74조에서 배타적경제수역의 경계획정이 상당한 기간에 합의에 이르기 어려운 경우에 관련국은 이해와 상호협력의 정신으로 실제적인 성격의 잠정조치(provisional measure in a practical nature)를 마련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한다고 규정한 바를 따라 "해양경계획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인 기간"에 사용될 체제를 마련한 것이다. 또한, 관련국은 경계획정의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는 것을 위태롭게 하거나 방해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한다. 동해에서 한일간에 해양경계획정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독도문제 때문이었고 사실상 이로 말미암아 잠정조치 성격의 중간수역이 생긴 것이다. 중간수역에서의 어업에 관한 이익을 양국이 균첨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독도가 발양해내는 주권적 권리를 균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와 함께 아무런 표시없이 중간수역에 들어간 독도의 지위가 훼손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Ⅰ. 독도의 영유권에서 발양하는 권원과 중간수역

우리 정부는 신 한일어업협정에서 독도가 아무런 명칭이나 위치의 표시도 없이 중간수역에 들어간 것은 이 어업협정이 배타적경제수역에 적용되는 협정이고 어업 이외의 국제법 문제에 관하여 입장을 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언하였으므로 독도 영유권 문제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 정부의 입장에서 본 것이며 일본 정부의 입장은 상당히 다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와 달리 중간수역을 잠정수역 내지 공동관리수역이라고 부르면서 중간수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독도 주변수역은 독도의 잠재적 배타적경제수역이며 한일 양국은 이를 사실상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정부는 독도 주변수역을 잠재적 한일 배타적경제수역으로서 일본과 균첨케 하고서도 독도가 무인도이므로 배타적경제수역을 가질 자격이 못된다고 폄하하고 독도의 영해밖은 공해와 비슷한 성격을 갖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동해는 반폐쇄해로서 비록 아직 배타적경제수역의 경계선이 획정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연안간 폭이 400마일이 되지 아니하므로 언제가는 분할해야할 잠재적 배다적경제수역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며 200마일 시대에 동해에는 공해란 있을 수 없다.

신 한일어업협정상 독도의 영유권이 훼손되었다는 말은 동 협정의 체결과 발효로 인하여 당장에 독도 영유권에 가시적인 훼손의 사실이 나타난다는 말이 아니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함에 있어서 역사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타당성이 결여된 주장을 하고 있음에도 일본의 입장이 아무튼 존재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해주고 권원이나 잠재적 권리가 없는 데도 마치 일본이 우리와 1:1의 대등한 지위에 있는 것처럼 의제하고 실제로 그 주변수역에서의 어업상 이익을 균첨하도록 하고 있어 일본의 지위가 우리와 대등해진 만큼 우리의 독도에 대한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된 것이라는데 있다.

1952년 1월 28일 일본 정부가 평화선 선언에 대하여 항의하면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여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자고 제안하였을 때 우리 정부가 이러한 일본의 기도가 독도에 대한 저들의 지위를 우리와 대등한 것처럼 하려는 데 있다고 갈파하고 분쟁의 존재를 부인한 바 있고 지금도 우리 정부의 입장은 이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신한일어업협정에서는 일본의 입장을 우리와 대등한 것으로 간접적으로 인정하여줌으로써 사실상 1:1의 관계에 서게 한 것이므로 기존의 우리 정부 입장을 훼손한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일본이 독도에 대하여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아무런 권원이 없어 말하자면 그 지위가 "0"이라 할 것이며, 반면에 독도가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온전하게 우리의 영토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한 우리의 지위는 1인데도 신 한일어업협정에서는 이를 1:1의 대등한 지위를 간접적으로 부여한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독도 영유권 문제를 연구하여 많은 업적을 남긴 학자들이 독도가 중간수역에 들어 간 것에 대하여 신념에 찬 반대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사연에 기인하는 것이다.

Ⅱ. 독도의 잠재적 배타적경제수역의 균첨 타당성 여부

독도가 우리의 영토인 한, 우리는 독도와 독도가 발양해 내는 주권적 권리를 온전하게 행사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독도가 '인간의 거주나 독자적 경제생활이 지속가능한 섬'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유수한 세계적인 전문가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는데도 독도가 배타적경제수역을 가질 수 없는 바윗돌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고 그 주권적 권리를 온전하게 행사하려고 들지 않는다.

독도가 유인도의 잠재성을 갖고 있으면 있을수록 이러한 잠재성을 행사하지 않는 한국의 주권적 권리가 행사되지 않는 만큼 일본은 그 반사적인 이익을 얻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신 한일어업협정으로 말미암아 독도 영유권에 기한 우리의 주권적 권리가 제대로 행사되지 않는 만큼 독도가 발양해 내는 주권적 권리는 훼손되는 것이다. 독도가 유엔해양법협약 제121조 3항에 따라 '인간의 거주나 독자적 경제생활이 지속가능한 섬'으로서 자체적으로 배타적경제수역을 가질 수 있는 가치가 있는 도서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은 이러한 가치를 스스로 무시하고 독도를 아무런 명칭이나 위치의 표시도 없이 중간수역에 넣어버림으로써 독도와 그 주변수역에 관해 아무런 권원이 없는 일본에게 새로운 권리와 이익을 창설하여 수여한 것이 되는 것이며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이 선포한 '인접해양에 대한 주권선언'을 사실상 폐기하고 독도가 발양해내는 주변수역에 있어서 배타적 주권적 권리를 제대로 행사할 기연을 포기한 것이 되는 것이다.

독도 주변수역에 있어서의 권원은 어업에 관한 별도의 권원이 증명되지 아니하는 한 독도의 온전한 영유권이 존재함으로써 발양하는 것이다. 200마일 시대에는 독도는 그 섬 자체의 가치보다도 그 섬이 발양해내는 주변수역의 가치가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독도와 같은 배타적경제수역을 가질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섬'을 지배한다는 말은 곧 그 섬이 발양해내는 주변수역을 온전히 지배한다는 말이 되는 것이며 주변수역을 온전히 지배한다는 말은 곧 그 섬에 대한 실효적 지배의 주요한 일부분을 행사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변수역에 있어서 당연히 행사해야 할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않고 이를 독도를 노리는 일본과 균첨하도록 어업협정을 체결한 것은 향후 독도 그 자체에 대한 '경쟁적 청구(competing claims)'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에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다.

Ⅲ. 독도의 영해와 중간수역과의 관계

신 한일어업협정에서 독도가 아무런 명칭이나 위치의 표시도 없이 중간수역에 들어갔어도 신 한일어업협정이 배타적경제수역을 적용대상으로 하는 협정이고 동 협정은 어업 이외의 사항에 대하여 양측의 입장을 해하지 않는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우리의 입장이 더 강화된 것처럼 느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지만 이는 역시 주관적인 입장에 기초한 것이다.

일반 국제법에 근거하여 국내법상 설정된 독도의 12마일 영해는 신 한일어업협정이라는 특별 국제법상 중간수역에 의하여 포섭당할 우려가 있으므로 독도와 그 영해의 안전은 그만큼 해로울 수 있다. 신 한일어업협정 제1조에서 이 어업협정이 배타적경제수역을 그 대상으로 한다고 하였지만 중간수역 역시 '양국의 잠재적 배타적 경제수역'으로서 특별한 지위를 갖는 것이다. 일본이 중간수역의 특수한 성격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 독도의 영해는 그 전체 또는 일부가 중간수역에 포섭당할 우려가 있다. 일본이 이러한 악의적인 법적 입장을 견지하는 경우에 우리 정부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Ⅳ. 독도 문제와 분쟁의 존재 여부

신한일어업협정에 의하여 독도가 중간수역에 들어감으로써 독도의 분쟁상태는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다. 중간수역이 존속하는 한 분쟁상태는 지속될 것이다. 더구나 이른바 '배제조항'에 의해서 일본은 종래에 주장해온 독도 영유권에 관한 입장을 사실상 그대로 유지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사실이 간접적으로 인정된 것이다. '배제조항'에 의해서 간접적으로 인정되는 기득권은 과거의 것이지만 이러한 '배제조항'은 미래에 대하여 적용이 없으므로 '배제조항'이 존속하는 한 어업협정이 개정되거나 연장될 때마다 직전에 취득했던 기득권은 쌓여 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배제조항'은 독도를 영유하고 있는 우리 나라보다 일본의 경우에 유리하다. 신 한일어업협정에서 독도를 중간수역에 넣음으로써 우리가 향유해 오던 독도 주변수역에 대한 우리의 배타적 주권적 권리는 반감된데다가, 독도 주변수역 문제로 말미암은 분쟁은 신 한일어업협정상 협의에 의해서 처리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중재재판에 의해서 해결되거나 아니면 유엔해양법협약의 강제적 분쟁해결 절차에 따르게 되어 있다.

Ⅴ. '경쟁적 청구'와 독도 영유권 훼손 문제

한국 정부는 심지어 1953년 국제사법재판소가 판결한 '프랑스와 영국간의 멩끼에 에끄레오 사건'에서 영국이 공동어로수역을 설치하는 조약을 1839년 프랑스와 체결하였지만 국제사법재판소에서는 영국의 영유권을 확인해 주었다면서 독도 주변수역을 일본과 공동관리해도 독도 영유권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영국과 프랑스간의 분쟁 도서에 대한 실효적 지배의 '경쟁적 청구(competing claims)'를 형성하는 과정에서는 1839년 공동어로수역의 설정에 대한 합의와 실행이 결정적인 작용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공동어로수역과 관련이 없이 실효적 지배의 실적이 우월한 영국의 손을 들어주었던 것이다.

만일 실효적 지배의 실적이 프랑스가 우월하였다면 프랑스가 승소하였을 것이다. 1950년 제소 직전에 양국이 다시금 합의하여 역사적인 공동어로제도를 판결 이후에도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판결의 결과 승자가 모든 것을 독차지하는 상황을 막기 위하여 안전판을 미리 마련해 둔 것이었다.

요컨대, 이 사건에서 공동어로구역의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영유권이 확인되었다라는 것은 '경쟁적 청구(competing claims)'하에서 여타의 요소를 형량한 결과 영국의 영토로 귀속하는 것이 합당하는 취지다.

이 사건에 있어서는 이미 존재하는 공동어로의 규범에도 불구하고 영유권이 판명될 수 있다는 것이지, 어느 '경쟁적 청구'의 대상이 되어 있는 도서가 새로이 창설한 공동어로 체제로 말미암아 그 도서의 '경쟁적 청구'상의 지위에 하등의 영향이 없다라는 취지가 아니다.

도서의 가치보다 그 도서가 발양해내는 배타적경제수역의 가치가 더욱 큰 경우에는 주변수역에 있어서 어로에 관한 특별한 권원의 형성도 '경쟁적 청구(competing claims)'에서는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평화로운 공동어로의 관행이 비 평화상태로 이전되거나 특별한 관행이 새로 형성되어 일정한 권원을 새로이 형성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멩끼에 에끄레오 도서 분쟁 사건은 이미 존재하던 공동어로의 상태를 규범화한 것이었으며 신 한일어업협정상 독도의 경우에 있어서는 존재하지 않던 공동어로의 관행을 새로이 창설하였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신 한일어업협정으로 말미암아 독도의 지위가 훼손되었다는 말은 비록 그 훼손의 여부가 조약 문건에 명확하게 나타난 것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간접적으로 드러나 있어 일본측이 악의적으로 해석할 때는 해롭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

실로 일본측은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함에 있어서 아무런 역사적 공식 문헌 하나 제시하지 못하고 대한제국이 1900년 10월 25일 이미 칙령 제41호에서 울릉도와 독도를 중앙관제에 편입하고 이를 관보에 게재함으로써 만천하에 영유를 천명했는데도 독도를 무주지 운운하며 1905년 1월 28일 절취했다는 것밖에는 하등의 유효한 주장을 하고 있지 못하는 데도, 신 한일어업협정상 우리와 당당히 1:1의 관계에 서게 된 것은 우리에게 불리하고 일본측에게 유리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비록 독도를 현재 우리가 영유하고 있고 그 영해를 우리가 물리적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독도가 일본의 주장대로 배타적경제수역의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일본과 그 주변수역에 있어서의 어업에 관한 이익을 균첨하고 있다는 것이 된다. 문제의 초점은 일본이 독도 주변수역에서 우리와 대등한 지위를 획득하였다는데 있다.

독도에 대한 우리의 '원초적 권원'의 형성이 가시적 인접성에 있었고 일본도 바로 이러한 가시적 인접성에 기초하여 역사상 우리의 영유권을 인정했던 것이다. 독도와 울릉도를 송죽양도(松竹 兩島)로 파악하던 부속도서의 인식도 독도가 홀로 중간수역에 들어감으로써 달라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아마도 한일 양국이 울릉도, 독도와 함께 일본의 오끼시마(隱岐島)를 모두 넣는 방식으로 중간수역을 설정했더라면 신 한일어업협정의 여러 가지 불합리한 요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독도 영유권에 관한 훼손 여부에 관한 논쟁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론 : 독도 영유권 훼손의 의미와 그 치유 방법

독도 영유권의 훼손 여부에 관한 의구심을 벗어나는 길은 두말할 것도 없이 신 한일어업협정을 개정하여 모순점을 없애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신 한일어업협정은 200해리 시대를 맞이하여 한일간에 해양경계획정을 해야한다는 고정관념에서 양국간 배타적경제수역 내지 잠재적 배타적경제수역에서의 관리문제에 집착하고 독도를 위요한 신경전을 벌이는 등 해양영역의 확보를 위해서 노력한 결과 여러 가지 모순점을 나타내었다. 이것은 90년대 중반 200해리 시대 도래와 함께 양국이 어업협정과 해양경계획정 협상을 동시에 하면서 빚어진 결과라고 보인다.

불합리한 요소는 결국 양국간 어업체제의 합리적인 형성이나 경계획정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합리적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반폐쇄해에서는 보통 경계획정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경계획정을 하지 않거나 뒤로 미루고서도 연안국간에 어업협정을 체결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동해에서도 하나의 바다의 어자원을 연안국이 함께 양육하여 이용한다는 최적생산을 위한 지혜를 모아 새로운 틀을 짜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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