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위백서- 북 미사일 위협에 초점
자위대 강화 필요성 등 강조
일본 정부는 2003년판 방위백서에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위협 등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금까지 다른 나라와의 정규전(正規戰) 상황을 가정해 수립했던 ‘냉전형’ 방위정책을 새로운 형태의 위협들에 대처할 수 있는 ‘위협 대응형’으로 전환한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 정책은 일본에 대한 한정적인 직접 침략을 상정하는 것에서 벗어나, 미사일 공격이나 무장 공작선 활동, 대규모 테러 대응 등을 방위정책의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백서는 특히 “탄도 미사일 확산과 국민 인권 및 생활을 무시하는 독재자, 가공할 테러리스트 등의 존재는 종래의 전쟁 개념을 바꾸고 있다”면서 “일본이 이런 위협에 신속 적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국가를 지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서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노동’ 미사일은 거의 일본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고 있으나, “특정 시설을 공격할 수 있을 정도로 명중도가 높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8월 5일 각의에서 의결할 예정인 이 방위백서는 “‘나라를 지킨다’는 국가 근본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방위력을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게 부단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종래의 ‘기반적 방위력 구상’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스스로 힘의 공백이 되어 불안정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사고에 바탕을 두고 필요한 최소한의 방위력을 보유한다는 ‘기반적(기초적) 방위력 구상’을 방위정책의 기본지침으로 삼아왔다.
1976년에 마련된 ‘기반적 방위력 구상’은 ‘공격은 하지 않고 방위에만 전념한다’는 이른바 ‘전수(專守)방위’ 원칙에 따라 ‘필요 최소한도’로 방위력 보유를 제한해왔으나, 정책을 전환한다면 이런 고삐가 풀리게 된다. 이번 백서는 지난 6월 ‘전쟁대비법’인 유사법제(有事法制) 3법의 통과 이후 자위대의 역할 강화 등 군사력 증강에 나서려는 일본 정부의 의도를 보여준다. 이번 백서는 국제 군사정세, 일본의 방위정책, 긴급사태에의 대응, 보다 안정된 안 전보장 환경의 구축, 국민과 방위, 방위청과 자위대의 위상 등 6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작년까지 나온 방위백서가 중국군의 전력 강화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으나, 이번 백서에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백서는 “중국은 일관되게 한반도의 비핵화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고 있고, 북한 핵문제 해결에 중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기대된다”고 지적했다. 중국군의 동향에 대해선 “공군 작전기가 작년 3460대에서 2570대로 격감했다”라고만 밝혔다.
(동경=정권현특파원 khjung@chosun.com ) 2003.7.4.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