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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터키반대 무시한채 병력배치

미, 터키반대 무시한채 병력배치

터키 의회가 미군의 터키 주둔 허용안을 부결시켰는데도 미군이 최근 병력과 장비를 이라크 국경에 가까운 터키 내륙으로 옮기고 있어 거센 비난과 반발에 맞닥뜨리고 있다.
터키 남부 지중해 연안 이스켄데룬항에선 미군 함정들이 밤을 틈타 군수차량과 물자를 항구에 하역하는 장면이 현지 언론들에 잇달아 보도됐다. 미군 차량 300여대는 이라크 북쪽 국경에서 200㎞쯤 떨어진 터키 남동부 마르딘으로 떠났다. 마르딘은 이라크 침공 때 미군이 병참본부를 설치할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또 미군 병력 700여명이 이스켄데룬항 관세지역을 벗어나려다 터키군에게 저지당한 사건도 일어났다.

터키 주재 미국대사관은 “전투병력이 아니라 미 공군기지 개선작업을 위한 인력과 장비”라며 “이는 지난달 터키 의회가 승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집권 정의개발당 소속인 불렌트 아뢴즈 터키 의회 의장은 “매우 화가 난다. 미군의 움직임은 ‘사실상’ 배치다”라며 “동료 의원들과 함께 의회가 할 수 있는 마땅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구 페뢴제크 노동당 당수는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이는 터키 국가의 종말이 시작됐음을 뜻한다”며 미군 배치를 비난했고, 터키 한 일간지는 “미국이 마치 미군 주둔안이 통과된 것처럼 침공 준비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12일엔 300여명이 이스켄데룬항 인근에서 “양키 고 홈”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2003.3.15.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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