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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벗어난 일 언론

한반도보도 상식 일탈한 일 언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과 북한핵 위기 이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일본 주요 언론의 논조가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친미·반북 성향을 보이고 있다. 본래 친미, 배외적 민족주의, 반북적인 보도 태도를 취하고 있는 <산케이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은 말할 것도 없이 진보·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도 친미·반북적인 시각에서 노무현 당선자와 한국 정부에 대해 내정간섭으로 비춰질 만한 제언까지 내놓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북한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은 북한 정책에서 미국에 접근하라”는 명령조의 사설을 실었다. 사설은 최근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정책의 차이를 이용해 공세를 취하고 있음을 장황하게 설명한 뒤 1994년 제네바 합의 등을 어기고 핵개발을 재개한 것은 북한이라고 단정하고 “적어도 북한핵 문제에 있어서는 한국이 미국에 붙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앞서 <아사히신문>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지난해 12월20일치의 사설에서 노 당선자을 향해 “노씨는 한국의 정치가로서는 진기하게 한번도 미국에 간 적이 없다. 자신에게 향하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2월의 대통령 취임을 기다리지 말고 미국을 방문해보는 게 어떤가”라고 내정간섭성 주문을 했다.

이에 대해 한 정치학자는 “일본 언론 전체가 북한의 일본인 납치사건으로 인한 대북 감정의 격화 속에서 냉정함보다는 ‘북한 때리기’의 감정적인 보도에 치중하는 것같다”면서 “오히려 한국과 미국의 입장 차이 속에서 일본이 객관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은데도 이런 접근 자세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제네바 합의의 파기 문제도 단순하게 북한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는 게 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인데도 ‘북한 책임’이라는 미국의 얘기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면서 “동북아 지역의 주도적 위치에 있는 나라로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과 분석은커녕 미국의 입장과 해석을 미국 언론보다 앞장서 강조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도쿄/오태규 특파원 ohtak@hani.co.kr 2003.1.9.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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