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러 수역 어획량 감축 비상
일본과 내년 어획량 9천t 감소 합의
러시아와는 협상도 안돼… 조업 차질
일본과 러시아 등 연안국들이 한국에 내년도 어획량을 줄여 배정하거나 아직 배정조차 하지 않아 명태.꽁치 등 원양 어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한.일 어업협상=한국과 일본은 양국의 어선이 내년도 상대국 수역(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잡을 수 있는 어획 물량을 올해보다 9천7백73t 감소한 8만t으로 결정했다.
고기를 잡을 수 있는 어선의 수도 올해보다 1백63척 줄어든 12개 업종, 1천2백32척으로 확정했다.
한.일 양국은 29일 도쿄(東京)에서 박재영(朴宰永)해양수산부 차관보와 가와구치 교이치(川口恭一) 수산청 차장이 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어업공동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내년도 입어 조건에 대해 합의했다.
양국은 어획쿼터를 내년에 이어 ▶2004년 7만t▶2005~2007년 6만t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축소키로 했으며 2008년 이후에는 실제 조업실적과 상호 입어 상황 등을 고려해 어획쿼터를 재조정키로 했다. 특히 한국 꽁치잡이 어선의 조업이 금지되고 있는 러시아 남쿠릴 수역 대신 제공되는 일본 내 산리쿠 수역에서의 꽁치조업 규모는 올해보다 1천t 줄어든 8천t만이 허용돼 당장 수급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한.러 어업 협상=러시아 수역의 경우엔 한국 어선의 어획 쿼터가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아 명태 등 조업 성수기인 내년 초 조업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한국과 러시아는 그동안 내년도 어획 할당량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러시아 측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외국의 어획 허용량 분배 규모에 대한 자국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합의를 미뤄 내년 초 다시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러시아는 외국에 대한 조업 규모를 감축해나간다는 입장이어서 합의한다 해도 어획 쿼터의 충분한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해양부 관계자는 "남의 나라 바다에서 잡을 수 있는 어획 쿼터를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확보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며 "특히 연안국들의 해양 자원 보호주의 색채가 점점 짙어져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가 과제"라고 말했다.
홍병기 기자 2002.12.30.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