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 낸 무기보고서 미국서 가져간 것은 강탈"
이라크 외무부 맹비난
미국이 이라크가 유엔에 제출한 대량살상무기 실태 보고서를 입수하는 과정에서 다른 나라의 접근을 차단한 행위에 대해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라크 외무부는 10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를 미국이 수시간 만에 가져간 것은 유엔 역사상 유례없는 강탈행위"라고 비난하고 "미국이 이라크 공격의 구실로 활용하기 위해 보고서를 변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미국이 무기보고서 원본을 가져가도록 한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은 불행한 일이었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9일 저녁 유엔본부에 도착한 보고서 원본을 입수한 뒤 갑자기 이를 워싱턴으로 보냈고, 18시간여 만에 복사본을 만들어 영국 등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다른 4개국에 제공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안보리 순번 의장인 알폰소 발디비에소 콜롬비아 대사의 승인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유엔 안보리의 10개 비상임 이사국에는 민감한 정보가 담긴 부분을 삭제한 '반쪽 보고서'가 제공된 데 대해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노르웨이의 얀 페테르센 외무장관은 10일 "모든 이사국들이 보고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홍준 기자 2002.12.12.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