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中에 亞경제 패권 못넘겨"
일본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제의하는 등 경제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중국의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은 5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한-중-일 3국간 정상회담에서 아세안과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위한 기본계획에 합의한 데 이어 한-일 양국에 대해서는 3국간 FTA체결을 제의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주룽지 중국 총리의 이같은 제의에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검토작업을 진행시키는 것이 좋다"고 말해 한-중-일 3국간 FTA가 시기상조임을 강조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일간 FTA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 중국이 3국간 협정을 제의한 것이 당돌한 일이기 때문이다. 중국과는 법제도가 다르고 농산물 분야에서 마찰을 빚고 있어 당장 FTA를 체결할 수 없다는 게 일본의 기본입장이다.
중국은 그러나 이같은 일본의 전략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 2000년 가을 아세안 전체와 FTA를 체결하는 방안을 제안한 이후 올해는 자유무역지대 기본계획에 합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반면 아세안 회원국과 별도로 FTA구상을 추진해온 일본은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한 이후 이렇다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뒤늦게 내년부터 아세안 전체와 FTA협상에 들어가 10년 이내에 협정을 체결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일 언론들은 일본의 움직임이 중국에 너무 뒤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니혼게이지이(日本經濟)신문은 "일본이 자유무역권 확대조류를 따라가지 못하면 국내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논평했다.
특히 일본이 아세안 전체와 FTA를 체결하려면 농수산물시장 개방이란 높은 내부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
아세안 각국이 FTA체결을 위한 조건으로 농산물 관세인하 및 노동자의 이동규제 완화를 요구할 경우 일본 국내의 관련업계가 반발할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일본과 중국간에 자유무역지대 형성을 둘러싸고 경제패권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도쿄=전현일 특파원 2002.10.6
2002/11/06 세계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