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본부

한일漁協후 어획량 급감 원인

한국어민들 러漁場 불법조업, 나포-총기피격 잇따라

한-일 어업협정으로 어장이 줄어들면서 동해안지역 어민들이 러시아 어장까지 침범해 불법조업을 벌이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 한-러간 외교적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동해안을 관리하는 포항해경은 장비와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이들 어선의 어업활동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3일 포항해경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오후 2시35분쯤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항 선적 오징어 채낚기어선인 69ｔ급 만성호(선장 진명호.43)가 러시아 수역을 침범, 조업을 하다 러시아 해양경비대에 나포됐다.

또 지난 8월16일 오후 10시쯤 경북 울진 죽변항 선적 37ｔ급 오징어채낚기어선 영해호(선장 장진환.62)가 울릉도 북동쪽 320㎞ 떨어진 러시아 수역에서 조업을 하다 러시아 순시선으로 추정되는 괴선박으로부터 234발의 총기 피격을 받았다.

앞서 같은 달 10일에는 포항항 선적 97ｔ급 오징어채낚기어선 삼백호(선장 구태한.45)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동남쪽 러시아 영해에서 오징어잡이를 하다 러시아 해안경비대에 나포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동해안지역 어선들이 러시아 배타적 수역을 자주 침범하는 것은 1999년 2월 체결한 한-일 어업협정으로 어장이 대폭 축소되면서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어민들은 어획고를 올리기 위해 어군을 따라 러시아 수역까지 침범, 불법조업을 벌이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현재 독도와 대화퇴 근해에서 조업을 하는 어선들은 SSB(어선 통신망)에 의존, 하루 2회씩 울진 후포항이나 포항 구룡포항에 있는 어업무선국으로 위치보고를 하도록 되어 있으나 조업구역을 벗어나는 상당수 어선들이 허위보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포항해경은 위성장비 등 멀리 떨어진 해역에서 어선들의 어로활동을 파악할 수 있는 첨단장비를 갖추지 못해 조업구역을 넘어가도 이를 파악치 못하다 러시아로부터 통보를 받고 나서야 우리 어선의 불법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어민들이 무선으로 조업구역을 허위로 보고한 뒤 러시아 수역까지 침범, 조업을 일삼고 있어 출항시 어민들에 대한 교육과 조업구역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장영태기자 3678jyt@segye.com 2002.10.4.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