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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단어' 쓴다고 지식인인가?

'어려운 단어' 쓴다고 지식인인가?

-전문용어를 일상어로 
 
“홍길동 과장, ××뱅크 프라이빗뱅킹센터에 들러서 파이낸셜컨설턴트(FC)에게 파생금융상품 투자 현황이 어떤지 좀 알아보고 오게.”
일상 생활을 하다 보면 쉬운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전문 용어를 여과 없이 그대로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프라이빗뱅킹(Private Banking)이다. PB로 표기하는 프라이빗뱅킹은 고액의 금융자산을 지닌 개인 고객을 상대로 자산관리, 세무설계, 부동산 등 차별화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 서비스를 뜻한다. 풀어 쓴 의미를 통해 일반 고객과 구분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엇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간결한 우리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정도로 바꿔도 만족도는 크지 않다.

파생금융상품도 외국돈, 채권, 주식 등을 기초로 만들어 낸 금융상품으로, 이 분야 종사자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파생금융상품을 일상 언어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사정은 포트폴리오(portpolio) 역시 마찬가지. 다양한 자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는 의미인 이 용어를 투자자산 배분이나 자산 꾸러미로 옮기는 것은 어떨지….

이처럼 전문 용어는 우리의 언어생활 속 깊숙이 침투해 있다.

의학 분야에서 비중격 만곡증(Nasal Septal Deviation)을 살펴보자.

비중격이란 비강(콧구멍에서 구강과 식도, 비강과 후두 사이에 있는 깔때기 모양의 근육인 인두에 이르기까지의 빈 곳)을 좌우 양측으로 구분하는 구조물을 말한다.

이러한 비중격은 휨 없이 수직상태를 이루는 게 정상이지만, 어느 한쪽으로 휘어 있는 경우를 일컬어 비중격 만곡증이라 한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투성이다.

물론 이런 전문 용어를 쉬운 생활 속의 언어로 풀어내려는 노력이 부단하게 진행되고 있고, 실제로 많은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견갑골(肩胛骨)이 어깨뼈로, 넓적다리뼈와 정강이뼈를 잇는 관절인 슬관절(膝關節)이 무릎마디로, 고관절(股關節)이 엉덩이마디 등으로 바뀐 것 등이 그렇다. 무슨 뜻인지 연상하기 어려운 원두증은 원숭이얼굴증으로, 아킬레스건이 발꿈치힘줄로 표현되고 있다.

영화 분야에서도 아카데미 레이쇼를 표준비율과 고전비율로, 블록버스터를 흥행대작으로, 미장센(mise-en-scene)을 장면화와 화면 구성으로 옮기는 등 비전문가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한창이다. 경제용어에서도 회계 처리 시 많이 쓰이는 내용연수(耐用年數)가 사용가능연수로, 듀레이션(Duration)이 평균자금회수기간으로 변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익숙해진 일부 분야의 전문 용어는 도리어 국어의 입지를 뒤흔들고 있다. 축구에서 헤딩을 머리받기로, 코너킥을 구석차기로, 농구에서 리바운드를 튄공잡기로, 골프에서 그린피를 입장료로 바꿔보지만, 이미 정착한 탓인지 언어 사용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발음이 이상하거나 낮춤말로 쓰일 때는 토박이말을 피한다는 입장에서 의학용어를 다듬고 있다. 설사를 ‘물똥’으로, 항문을 ‘똥구멍’으로 바꿀 경우 어감이 좋지 않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그러나 ‘물똥’과 튄공잡기가 먼저 자리를 잡았다면 설사와 리바운드가 이상하게 들릴 리 만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전문분야 종사자들의 관성적인 언어 습관이 변하지 않는 데 있다.

국어심의회 국어순화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민 국민대 명예교수는 “향후 한글 전용 시대에 대비해서 전문 용어를 일상 언어로 바꿔가고 있다”며 “이런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미 쉬운 말로 전환된 각 분야의 전문 용어를 생활 속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컴퓨터나 정보통신 등 첨단 분야의 경우 언어 생성과 변화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신속한 대응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국어학자들 사이에서는 전문 용어를 일상 언어로 바꾸려는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시급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신동주기자/ranger@segye.com  2004.3.31. 세계일보

기고- 전문지식 모두가 공유할 수 있어야

김하수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일찍이 전문 용어는 고전어로 만들어지는 것이 관례였다. 우선 풍부한 형태와 의미의 원천이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전문가의 교양과 풍모를 우아하게 드러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자연 언어로서의 일상어는 되도록 피했다. 일상적인 의미와 혼동하기 쉬웠고, 말하는 과정에서 전문 용어로서의 기능인지 아니면 일상어로서의 기능인지가 불확실해질 우려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전문가의 말과 보통 사람의 말이 잘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에게는 무척 불편한 문제였을 것이다.

또 고전어는 개별 언어의 장벽을 넘어 여러 언어권에서 공통적으로 사용 가능했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전문 지식은 특정한 지역의 특수한 의미보다는 보편성을 가져야 했기 때문에 고전어를 이용한 전문 용어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처럼 보였다.

그러나 오늘날 용어 문제에서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우선 교육의 광범위한 대중화이다. 고도의 정밀한 개념에서부터 간결하고 평범한 개념에 이르기까지 보통 사람들이 배우는 보통의 ‘지식’ 수준은 지난날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전문적 의사소통’ 행위는 더 이상 전문가만 독점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우리말 문법에 대한 지식과 개념이 문법 학자에서 교사로, 학원 강사로, 작가로, 의학 용어는 의사에게서 약사로, 간호사로, 간병인으로, 환자로 역시 끝없이 뻗어 나가고 있다. 우리의 미래로 눈을 돌려 보자. 이제는 전문가 간의 의사소통 못지않게 대중 간 의사소통이 중요한 시기가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전문 지식을 널리 교환한다는 것은 일상적인 말에 전문 지식을 담아 둔다는 말이다. 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예를 들어 한국어의 동식물 이름은 일찍이 토착 어휘를 받아들여 일상어와 교류하게 됐고, 최근 들어 난해한 의학 용어도 대중화의 길에 들어섰다.

외국에서도 라틴어나 그리스어 중심의 전문 용어가 퇴조하고 있다. 컴퓨터 용어를 보라. 부팅(booting), 다운로드(down load), 서버(server) 등 대부분이 일상어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식의 생산과 재생산에 대중의 참여를 북돋우고 있다. 천재적인 발명가나 대학자에 의한 지식 생산보다는 대중 참여적인 지식의 생산과 확장이 더 큰 의미를 지닌 시대가 올 것이다. 아니 이미 와 있다고 봐야 한다.
 
2004.03.31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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