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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우리말 푸대접

언론의 우리말 푸대접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방송 언어의 혼탁스러움은 그 정도가 지나쳐서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실정에 이르렀다. 표준어가 밀려나고 경박한 비속어가 가득 차 있는가 하면, 국어가 뒤틀려 발음·어휘·문법이 해체되어 있다. 방송이 우리말을 죽이는 것이 아닌가 우려되는 현실이다. 방송만이 아니다. 신문 언어 역시 혼란스러움이 갈수록 심각해 가고 있다. 표현의 오류와 어문규범의 일탈은 물론, 단순한 교열의 실수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언어는 생각과 느낌을 전달하는 기능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그 민족의 문화를 창조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우리말 역시 반만 년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의 문화를 창조해 온 힘이 되었다. 우리가 국어에 대해 긍지를 가지고 높이 받들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를 위해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할 일은 우리말을 쉽고 바르게 쓰려는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말, 외국어를 섞어 쓰지 말고 되도록이면 국민 모두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쓰는 것이 쉬운말 쓰기며, 규범에 맞는 발음·어휘·문법의 말을 쓰는 것이 바른말 쓰기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의 국어 생활을 잠시만 들여다보면 우리말을 잘못 쓰고 있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이는 우리가 우리말에 대해 무관심했거나 긍지가 모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일상 국어 사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언론에서 더욱 그러함을 볼 수 있다. 청소년 프로그램이나 오락 방송에서 규범에 어긋난 표현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방송 프로그램 이름에 외국어를 경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문의 제목이나 기사에도 외래어와 낯선 외국어의 쓰임이 무분별하게 늘어가고 있다. 이제는 신문의 쪽제목을 ‘Home & Living, News in Brief, World briefing, Better Life, Metro Life, 투데이, 굿모닝 미즈 & 미스터’ 등 외국어로 표기하지 않은 신문이 하나도 없다.

신문을 펼쳐 보면, 몇일 전에(→며칠 전에), 고마와 하지도(→고마워 하지도), 번번히(→번번이), 다행이(→다행히), 화제거리(→화젯거리)와 같은 맞춤법의 잘못, 풍지박산(→풍비박산), 티각태각(→티격태격), 목이 메이는(→목이 메는), 담은 김치(→담근 김치)와 같은 표준어의 잘못, 커텐(→커튼), 샷시(→섀시), 프랭카드(→플래카드)와 같은 외래어 표기법의 잘못도 수두룩하다. ‘대출해 준 게 있는냐’(→대출해 준 게 있느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와 같은 교열의 실수도 보인다.

‘사상 첫 한국선수끼리 연장접전’에서처럼 ‘처음’을 써야 할 자리에 ‘첫’을 쓴 경우,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기술위원들을 추천’에서 보듯 ‘빠른’을 써야 할 자리에 ‘이른’을 쓴 것은 뜻이 다른 단어를 잘못 쓴 예이다. ‘짧고 빠른 보폭’처럼 ‘빠른 보폭’이라는 앞뒤 맞지 않은 표현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새로 들어오는 외래어를 바르게 표기하기 위해 국어정책기관과 언론기관이 함께 회의하여 결정한 표기를 스스로 무시하는 신문도 있다. 신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이름을 ‘쿠엘류’로 표기하는 신문이 그러하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국어 생활의 올바른 방향은 우리말을 쉽게, 그리고 바르게 쓰는 일이다. 이것은 주장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말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고 적극적으로 노력할 때만 가능하다. 현대 사회에서 신문과 방송 언어가 우리말에 끼치는 영향이 강하고 직접적일수록 언론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앞장서야 할 것이다. 신문과 방송이 어문규범에 충실한 국어 교과서이기를 요구할 수 없지만,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언론의 비중이 클수록 우리의 기대가 크다.

신문과 방송 제작자, 독자와 시청자 모두가 우리말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애정을 보일 때, 신문과 방송의 언어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 또한 몇 해 사이에 점차 경시되어 가는 신문의 교열 기능과 방송의 심의 기능을 회복하는 일, 나라의 어문규범을 연구하고 널리 보급하는 국립국어연구원의 기능을 강화하는 일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우리는 언론이 민족 문화의 최고 유산인 국어의 어지러운 현실을 인식하여 국어살리기에 앞장서 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권재일 서울대 언어학교수  2003.3.27.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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