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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재일동포에게도 관심을

새정부, 재일동포에게도 관심을

“돌멩이가 날아왔다”, “침을 뱉었다”, “다리를 채였다”,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지난해 9월17일 이후다. 그렇다. 고이즈미 총리 방북을 계기로 재일동포 어린이들에게 가해진 폭행사건 사례들이다.

북한이 일본인을 납치한 사실이 일본인에게 충격을 전해준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우리도 그 사실을 접하고 얼마나 분노를 느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재일동포 어린이들이 폭행 희생자가 되어야 하는 것과는 전혀 별개 문제다. 5개월이 지난 지금도 계속 북한을 편향적으로 보도하는 가운데 재일동포, 특히 어린이들이 오늘도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또, 대북 강경파나 우익 논조들이 언론매체를 채우고 있으며, 과거에 북한 공작원이었다는 사람들 증언이 여과 없이 언론에 흘러나오고 있다. 연일 되풀이되는 이러한 보도를 접하면, 일본인들 가운데 아니 재일동포들조차 무의식중에 “북한을 해치워버려야 한다”는 감정이 자라나게 된다.

동포 어린이들은 지금 어떤가 조선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이 받고있는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월드컵 공동개최 성공은 한순간에 날아가고, 마치 “그렇게 간단히 한반도와 일본의 공생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 같은 사태가 일본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금 많은 재일동포들은 언제 지나갈지 알 수 없는 폭풍을 기다리는 것처럼 어깨를 움츠리고 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탄생했다. 우리들이 바라건 바라지 않건, 남북관계 동향 하나하나가 우리들 재일동포 생활을 좌우한다. 좀더 쉽게 말하면, 그런 것들이 재일동포 어린이들에게 가해지는 ‘박해’와도 이어져 있는 것이다. 어쩌면 누가 대통령에 취임하는가 문제는 내국인보다 재일동포에게 더 절실한 문제일지 모른다. 그것이 경제활동이나 일상생활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인이나 일본사회와 맺는 관계에서 영향을 반드시 받게되는 것이다. 해방후 60년을 맞는 오늘날에도 재일동포는 그 누구 하나 ‘자유’나 ‘해방감’을 향유한 사람은 없다. 오히려 남북분단이라는 현실이 식민지지배의 ‘굴레’보다 복잡하고 심각하게 작용했다는 사실을 부디 알아주기 바란다.

나는 일본학교에 다니는 재일동포 어린이들 교육보장 운동에 관계하면서, 일본사회가 인권을 존중하며 진정한 의미의 공생사회로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다. 본국사회에 대해서도 같은 바람이다. 식민지 지배를 경험한 우리들이 다른 나라나 다른 민족보다 뛰어난 점이 있다면, 침략을 받은 자만이 알 수 있는 인간의 따뜻함과 인권에 대한 한결같은 집념이 아닐까 재일동포는 지금도 그 한가운데서 살아가고 있다. 재일동포는 단지 식민지 지배의 상징만이 아니라, 한반도와 일본의 공존공영을 도모하고 동아시아에 평화공동체를 구축하는데 접착제, 즉 ‘인권과 평화의 상징’이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은 이러한 생각을 차별 경험의 대가로서 획득했다.

‘인권의 세기’라고도 불리는 21세기 최초의 대통령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혹독한 차별 속에서 긴장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두터운 관심을 보여결코 ‘외톨이’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내달라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인가.

김광민/일본 오사카 민족교육촉진협의회

2003.2.27.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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