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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과 보름달

초콜릿과 보름달

초콜릿 전쟁이 시작됐다. 오는 14일이 밸런타인데이니 7일 전쟁인 셈이다. 한해 초콜릿의 30%가 팔릴 판이다. 톡톡 튀는 초콜릿을 구하기 위해 난리다. 기기묘묘한 초콜릿으로 장식된 바구니를 맞추는가 하면 즉석에서 주문대로 문양과 멋을 내주는 초고가 초콜릿 전문점도 문턱이 닳는다. 밸런타인데이 소동은 초콜릿에서 그치지 않는다. 환심을 사기 위해선 갖가지 남성 용품에 초콜릿향이 풍기는 팬티, 다이아몬드 반지도 동원된다. 이쯤 되면 초콜릿 값이 아니라 혼수 비용이다.

유래나 알고 주고 받자.

얄팍한 장삿속이다. 백화점과 영화관, 외식 업체와 피자, 갖가지 쇼핑몰 등 꼴뚜기에서 망둥어까지 날뛴다. 세상을 살면서 살펴 보아야 할 도리 따윈 없다. 로마 황제의 허락없이 젊은이들의 사랑을 맺어 주었다가 순교한 밸런타인 신부의 숭고한 정신은 어디 가고 없고 껍데기만 남았는지 모르겠다. 유심론적 발상과 그 실천만을 강요하려는 게 아니다. 실질도 형식만큼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이나 관련 업체들이나 밸런타인 신부의 성스러움을 흉내라도 내보자는 것이다. 초콜릿을 알고나 주고 받자는 것이다.

초콜릿과 밸런타인데이와의 인연은 유연이 아니다.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 페닐에틸아민이란 물질이 왕성하게 분비된다고 한다. 그러나 실연당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중단된다는 것이다. 초콜릿이 바로 그 페닐에틸아민의 보고라는 것이다. 사랑의 묘약인 셈이다. 초콜릿은 보통 사람에게도 소중한 식품이다. 알려진 것과는 달리 초콜릿은 치아의 손상을 막아준다고 한다. 수명도 연장해 준다. 빈혈이나 식욕부진, 피로등에도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거의 만병통치 수준이다. 초콜릿이 '신(神)의 음식'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초콜릿 선물을 한 보따리 집에 들고 와 풀어 볼 때쯤이면 하늘엔 달도 밝을 것이다. 바로 다음 날이 정월 대보름이기 때문이다. 경북 청도에선 아파트 3층 높이의 달집이 향긋한 솔 냄새와 함께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달을 향해 훨훨 타오를 것이다. 연인들이 초콜릿 같은 달콤함 사랑을 기원하듯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4만여 사람들은 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보며 새해 풍년을 빌고 세상 평화를 간구할 것이다. 그리고 한편에선 초콜릿 대신 딱딱한 밤이나 호두를 깨물 것이다. 달콤함을 즐기기보다 각오를 담금질한다.

음력 정월 대보름은 보통 날이 아니다. 옛날 얘기로는 천상(天上)의 선관(仙官)이 인간 세계에 내려와 세상을 살피는 날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한자리에 모여 줄다리기를 하고 지신밝기를 즐긴다. 목소리를 크게 내야 세상의 소망이 하늘에 전해진다고 믿었다. 밤엔 솔잎과 볏짚 그리고 대나무로 달집을 만들어 태우며 악귀를 쫓고 국태민안을 빌었다. 집집마다 불을 밝히고 부럼을 깨물고 오곡밥을 지어 이웃과 나누어 먹었다. 설이 새롭게 시작되는 새해에 앞서 혈육들의 정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면 대보름은 지역 공동체의 친목을 다지는 절차일 것이다. 세상이 '나'에서 '우리'로 승화된다.

지역공동체 친목 다지기

올핸 공교롭게 대보름이 밸런타인데이 꼬리를 물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초콜릿에만 눈길을 주고 있는 듯하다. 대보름은 농경 문화인데 반해 밸런타인데이는 도시적이고 젊은이 지향적인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걱정스럽다. 이러다 행여 대보름의 '마음'마저 잊어 버리는 게 아닌지 조바심이 난다. 외래문물이니 배척하자는 게 아니다. 생각을 '나의 사랑'에서 '이웃 사랑'으로 넓혀야 한다. 외제 초콜릿의 맛에 빠져들면서도 외환 위기를 맞으면서도 기꺼이 돌 반지를 내놓을 수 있는 힘이 배양될 것이다. 달콤함을 즐기되 부럼을 깨물 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kdaily.com 2003.2.8.대한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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