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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유학과 기러기 아빠

조기유학과 기러기 아빠  

‘교육이민’ ‘교육별거’ ‘기러기아빠’ ‘하나회(기러기아빠들의 모임)’ ‘해외원정출산’…. 조기유학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숱한 신조어를 낳고 있다. 영어습득과 학습적응에 유학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는 믿음에 갓 초등학생에 입학한 어린아이까지 머나 먼 유학 길에 오르더니, 이젠 태아들도 덩달아 유학(?)을 떠나고 있다. 실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빼어난 교육환경에서 수준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개인에게는 행운이고, 다양한 인재가 필요한 현 시점에서 유학은 국가적으로도 좋은 교육 갈래 중 하나다. 그러나 시기와 방법이 문제다. 조기유학이 늘어난 첫째 원인은 평준화 교육으로 오랫동안 침식되어 이제는 소멸 직전에 이른 우리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이다. 학교를 못 믿으니 과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과외비와 유학비용을 저울질하다 유학 쪽으로 기울었을 것이다. 둘째는 우리 사회의 영어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다. 신라시대 골품제도의 망령이 되살아났다고, 비아냥거리는 말이 떠돈다. 성골은 미국에 조기유학해서 아이비리그에 들어간 사람, 진골은 영어권에 살다 한국에 와서 대학 다니는 사람, 육두품은 대학에서 죽도록 영어 공부해서 괜찮은 직장에 들어간 사람이라고 한다. 영어 하나만 잘하면 편입학이 가능한 상위권 대학도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셋째로 부모의 지나친 자식 편들기다. 자식이 기대만큼 학업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아이의 학습태도나 능력을 성찰하려 들지 않고 부모는 무조건 자신이나 사회제도를 탓한다. 그 돌파구가 유학이다.

더 들어가 문제들을 살펴보자. 첫째, 과외비와 유학비를 단순비교하면 큰 오산이다. 과외는 형편이나 사정에 따라 중단하거나 줄일 수 있고 시한도 대학진학 전까지이다. 그러나 유학은 기간이 훨씬 길다. 미국의 경우 상위권 학교일수록 사립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학비가 훨씬 비싸다. 더 어이없는 일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학지에서도 아이들에게 과외를 시킨다는 사실이다. ‘서서히 망하고 싶으면 자식을 유학 보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둘째, 영어 하나만 잘하면 된다는 믿음도 착각이다. 영어는 사회생활에 유용한 필요조건 중 하나일 뿐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영어 하나만으로는 원하는 직장을 얻을 수 없다. 미국 사회는 우리가 비싼 학비 내庸?공부할 때는 더없이 친절하고 인간적이지만, 우리가 그들 몫의 일자리를 나누자고 하면 한없이 냉정하다. 한국으로 돌아와도 그렇다. 이전에는 조기유학생에 대한 희소가치가 있어서 영어만으로 대학에 들어갈 수 있고 회사에서도 대우를 받을 수 있었지만 계속 그럴지는 의문이다. 셋째, 유학을 이 땅의 교육여건에 대한 개인적 돌파구로 여겨서는 실패하기 쉽다. 미국의 명문고교나 상위권 대학은 우리보다 학습경쟁이 더 치열하다. 우리말로도 공부를 못 하던 학생이 영어로 하는 공부를 갑자기 잘 할 수 없다.

‘나 하나 희생하면…’하면서 아버지들은 흔쾌히 이 땅에 홀로 남는다. 중년 초입, 가족의 보살핌을 받아도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 외롭고 힘겨운 나이다. 가장의 보살핌을 직접 받지 못하는 아내나 자식도 마찬가지다. 가족은 함께 희로애락을 나누며 서로 보듬고 살아야 살뜰한 정을 쌓을 수 있다. 우리말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채 유학 떠난 자식과 그 부모는 사고언어가 달라져 속 깊은 대화를 나누기 어렵게 된다. 또 각자의 생활에 익숙해져 서로에게 따뜻한 가족이 될 수 없다. 더 중요한 점은 사춘기에는 아버지 몫의 보살핌이 절대 필요하다. 아버지 없이 사는 조기유학생들은 하릴없이 결손가정의 아이가 될 수밖에 없다. 영어 하나 잘 배우려고 더 소중한 가족의 정을 잃는 건 아닌지, 젊은 부부가 각기 살다보면 마음이 멀어져 가정까지 해체되는 일은 없는지, 아버지 혼자 무모한 희생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살펴보아야 할 일이다.

2002.12.13. 한국일보 박명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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