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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자력발사 왜 중요한가

위성 자력발사 왜 중요한가  

우리 나라가 처음 독자적으로 개발한 액체추진로켓 KSR-Ⅲ 발사에 성공하였다. 한국이 우주산업 국가로 진입한다는 신호탄과도 같은 국산 로켓 발사의 성공은 인공위성을 대리 발사가 아닌 자력(自力) 발사할 수 있는 초석을 깔았다는 관점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 나라는 2005년 건설 예정인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로켓발사장에서 인공위성 자력 발사 체제를 갖추고, 2015년까지 과학위성 5회, 다목적 실용위성 4회, 예비 발사 26회 등 모두 35회에 걸쳐 위성을 발사하게 되어 있다. 2004년에 발사될 예정인 아리랑 2호는 비록 대리 발사로 우주에 올려지게 되지만 가로 1m, 세로 1m 이상 되는 크기의 물체를 관측할 수 있는 이른바 해상도(解像度) 1m급의 다목적 실용위성이다. 그런데 민간분야뿐만 아니라 안보분야에서 공히 사용할 수 있어 자못 기대가 크다.

액체추진로켓의 발사 성공은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첫째, 대리 발사의 종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이다. 기상관측이나 정보통신 등 인공위성이 없으면 하루라도 살기 어려워진 오늘날 위성의 수명은 길어야 7년 정도다. 그런데 인공위성의 후속 발사가 없으면 큰 혼란에 빠지게 되니 위성의 대리 발사가 아닌 자력 발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연속 발사 성공률로 기네스 기록을 갖고 있는 프랑스의 아리안 로켓 개발 과정은 자체 발사능력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다. 우주 개발이 시작되던 시기에 자체 발사 능력이 없던 프랑스는 미국에 인공위성의 대리 발사를 부탁했다. 그러자 미국은 프랑스가 로켓시장에 뛰어들지 않는다는 조건을 제시했고, 이 일을 기화로 프랑스는 독자 로켓 개발에 나서 오늘에 이르렀다. 자체 발사 능력이 없으면 어떠한 형태로 대리 발사를 부탁하는 국가의 구속을 받게 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둘째, 자체 발사 능력의 확보는 안보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 고체연료가 아닌 액체연료라 연료를 주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로켓의 개발과 운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은 미사일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의 안보 전략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국민의 안보 신뢰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금강산 댐에 구멍이 나 있는 사실이라든지, 한반도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안보 상황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자체 발사 능력이 뒷받침된 첨단 인공위성을 우주공간에 올려 놓아야 한다. 때문에 추진력이 보다 큰 로켓 엔진의 개발이 진행돼야 한다.

셋째, 우주 개발이 점차 국제 협력의 공동 개발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기술 파급 효과가 큰 우주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로켓 제조 가격이 프랑스의 아리안Ⅳ가 약 900억원, 일본의 H-2가 1900억원인데 일본은 H-2A 시리즈부터 약 850억원으로 제조 단가를 낮추고 있다.

일본 H-2 로켓의 경우 부품을 전부 국산으로 조달했기 때문에 가격이 엄청나게 높았으나 H-2A부터는 외국 부품을 사용, 단가를 낮추고 있다. 기술 자립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일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지만 우주산업은 예산이 워낙 많이 들어가므로 국제 협력이 필수적이다. 한국도 발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인공위성에 의한 정보가 급속히 증가하는 현대 사회에서 기존의 우주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인공위성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우주산업 시장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문제는 국가와 국민의 관심이다. 우주 개발 분야는 예산이 무척 많이 드는 사업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국가 목표가 없이는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없는 산업이다. 뿐만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 발사 실패 등의 시행착오를 겪지 않은 나라가 없을 정도로 고도의 첨단기술이 총동원된 사업이니 만큼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주가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국민의 우주분야에 대한 이해도는 대단히 낮은 편이라는 사실을 유념하여 우주 개발의 종사자는 우주 개발에 대한 대(對) 국민 홍보를 활성화하는 일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액체추진로켓 KSR-Ⅲ의 자체 발사 성공을 계기로 중량과 용량이 보다 큰 인공위성을 자체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갈 때 진정한 자력 발사 체제를 갖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김경민 한양대 국제정치학 교수

2002.12.3.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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