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도본부는    · 시작페이지로    · 즐겨찾기    · 오시는길    · 메일보내기    · 사이트맵

2023년 06월 10일 토요일

내용검색  

약탈당한 문화재

세계마당

우리마당

재외동포

문화재

동북공정

순국선열

상고사

역사

  현재위치 > 독도본부 > 민족광장 > 우리마당 > 칼럼

 


싸구려 양키문화와 한국혼

싸구려 양키문화와 한국혼  

김광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장·극작가〉


청량리역 상가 건물을 미국이 점령했다. 딱 한 점포 중앙약국을 뺀 나머지 모든 점포들을 미국 프랜차이즈 업소들이 차지하고 있다. 청량리역 광장에 서서 주위를 한바퀴 둘러보면 참으로 기이한 느낌이 든다. 1960년대 헐벗음, 훈훈함에서부터 2002년 현재의 속도성, 첨단성이 여기에 공존한다. 서울의 이 외곽지역에 미국이 눈독을 들인 것은 아마도 기차 타고 강원도 등지로 놀러가기 위해 모여드는 젊은이들을 겨냥해서가 아닐까 여겨진다.


어디 청량리역뿐이랴? 전국 방방곡곡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 어디를 가건 미국 냄새가 나는 무엇인가와 안 부딪히기는 어렵다. 예전에는 미국이라는 존재가 대중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일부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는데 이제는 미국이 대중의 생활 속으로 파고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극단적인 예가 우리의 의식주 생활에 미친 영향이다. 요즘 젊은이들 중 열에 아홉은 쌀밥보다는 햄버거를, 빈대떡보다는 피자를 좋아한다. 식혜 대신 콜라를 마시고 소주나 막걸리보다는 위스키와 맥주를 찾는다. 영어로 된 레이블이 붙지 않은 옷은 입으려하지 않고 머리는 갈색으로 물들이고, 눈에는 색깔 있는 렌즈를 낀다. 각 가정에서도 침대, 식탁 생활이 온돌보다 보편화된 지 오래다.


그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에 브로드웨이에서 수입한 어느 뮤지컬 공연의 매표수입이 1백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믿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고, 그 후 너도나도 뮤지컬 작품들을 수입하고 있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작품은 이미 1960년대 브로드웨이서 막을 내린 작품이라 대부분이 그 동네에서는 폐기처분된 것들이다. 그런 것들을 들여다 우리 관객들에게 비싼 입장료를 받고 보여주는 것이다.


수입업자는 돈벌이를 위해서 그렇다손 치더라도 거기에 열광하며 몰려드는 우리 관객들의 정체는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그동안 최소한의 수준을 갖춘 브로드웨이 공연이 없었기 때문인가, TV 광고의 위력인가, 아니면 이것도 미국병인가?


1895년 고종이 단발령을 선포한 지 100년이 지났다. 손과 발을 잘릴지언정 머리털은 잘릴 수 없다며 항거하던 우리 선비들이 오늘 우리의 모습을 본다면 뭐라고 할까?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지난 100년 동안 지구상에서 껍데기와 알맹이 모두 우리만큼 크게 변화한 곳이 얼마나 될까? 아시아 국가 중 서구문물을 가장 앞장서 받아들였던 일본도 우리처럼 적극적으로 미국의 문화를 수용하지는 않았다. 그들의 생활 속에는 자신들 고유의 습관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들은 스모를 즐기고 전통공연예술인 가부키나 분라쿠 공연에는 늘 수천 석의 극장이 꽉 들어찬다. 그렇다면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오늘의 현상은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영향이 아니라 6·25 전쟁 후 미군주둔과 함께 껌과 초콜렛을 앞세워 무차별적으로 들어온 싸구려 미국문화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늘 변한다. 어느 개인도 세상의 변화로부터 자신을 지켜내기는 어렵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살 수도 없다. 일반적으로 그것은 퇴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변화를 막을 수 없으므로 변하는 세상에 스스로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대중의 보편적 삶의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여겨지던 변화가 나중에는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일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변화의 성격과 방향을 조절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우리가 가고 싶은 쪽으로 우리의 미래를 유도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미국화 현상에 대응하는 데는 어떤 인식이 필요할까? 정신적 자립이 아닐까 하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 세상을 다 얻어도 네 영혼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성경구절처럼 우리의 모든 것을 잃더라도 정신만 지킨다면 희망이 있다. 무엇으로 정신을 지킬 수 있을까? 바로 문화의 힘이다. 군대가 국경을 지키듯 문화는 민족의 정신을 지켜주어야 한다. 민족의 정신이 흔들릴 때 국가가 흔들린다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문화는 곧 국방’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우리나라 미래의 사업계획을 짜나가야 할 것이다.


2002.8.21.경향신문
관련
내용
관련내용이 없습니다

 

 

| 개 요 | 이 책은 2008년도에 일본 중의원에서 독도문제와 ...

 

 
  Copyright ⓒ 2001.독도본부. All rights reserved
전화 02-747-3588 전송 02-738-2050 ⓔ-Mail : dokdo2058@korea.com
후원 : 기업은행 024-047973-01-019(독도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