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고문서, 日에 수만점 있다
'일본 소재 한국 고문헌…' 논문 주장
최근 고문헌의 정리 및 현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내 공∙사립도서관에 소장된 한국 고문헌의 현황 및 반환 노력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심 경우 교수(고려대 한문학과)는 최근 대동한문학 18집에 발표한 ‘일본 소재 한국 고문헌 정리의 현황과 과제’란 논문에서 현재 우리나라 고문헌 5만 여점 중 대부분 서적이 해외에 있으며, 이중 일본이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는 것. 특히 일본이 소장하고 있는 고문헌 중 희귀본과 선본(善本)이 많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일본의 공∙사립도서관에 한국 고문헌이 수장된 경위는 약탈과 무역 및 증여, 그리고 구입 등이며 이중 약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약탈이 가장 심했던 시기로는 임진왜란 때 도쿠카와 이에야스가 약탈, 직계 자제들에게 분배했다는 것.
그러나 일본에 소장돼 있는 책은 약탈해간 것만 아니라 무역과 우리나라 조정의 증여 받은 것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15세기 교토의 고잔(五山)을 중심으로 불교와 유교 등 학술이 발달했고, 이 시기에 불교관련 전적과 기타 전적들을 조선의 조정에 요청, 증여 받은 것도 많다고 했다. 또한 일본인들이 무역을 통해 우리나라 전적을 구입하기도 하고, 구한말 이후에는 서지학에 밝은 수집가들이 우리나라 전적을 많이 구입해 갔다.
심 교수는 일본에 소장된 이들 고문헌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약탈, 나고야시 호사분꼬와에 소장하고 있거나, 쓰시마 종주 시마즈게가 약탈한 고문헌은 도쿄대 사료편찬소와 상고집성관에, 이외 고문헌은 가고시마대학부속도서관, 가고시마 현립도서관, 가고시마 현립 역사자료센터 레이메이칸해 , 다마자토 시마즈게, 다이토큐 기념문고, 구나이쵸 쇼료부, 나이카크 분고, 도쿄분꼬, 오사카 후리츠 도쇼칸, 텐리도쇼칸 등 60여 곳에 분산 소장돼 있다.
일본 소장 한국본에 대한 조사방법은 지난 66년에 일본에서 인수한 마이크로필름 반환문화재를 활용하고, 종합적인 목록을 만들기 위해 소수의 전문인력이 장기간에 걸쳐 실물과 대조하며 서지정보를 작성해야 한다.
한국고문원의 수집원을 추적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근세 주요 목록으로는 ‘조선고서목록’,‘조선도서해제’,‘조선사료조사목록’,‘고선책보’,‘이왕가장서각고도서목록’,‘이마나시 수집 조선관계문헌 목록’, ‘청분실서목’등이다.
심 교수는 그러나 이 같은 조사에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 전문인력이 소요되나, 현재 필요한 것은 종합목록 작성의 이전 단계인 ‘표준종합목록’ 작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호룡기자 nhyong@idaegu.com 2003.7.17.대구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