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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수역의 법적 성격 - 독도 영유권 분쟁을 전제

독도가 포함되어 있는 동해 중간수역의 법적 성격이 공해적(公海的) 성격의 수역이냐  아니면 중간수역의 성격이  하나의 공동관리수역으로 낙착되는 것을 성공적으로  차단하였는지가 문제된다. 한국정부는 처음에는 공동관리가 완전히 배제된 수역으로 공해적 성격이라고 하였다가 점차적으로 입장변화를 보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신한일어업협정  협상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 협정에서 설정한 이른 바 [중간수역]안에서 어업자원의 공동관리가 이루어지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한 논점이었다. 1999년 한일어업협정 발효 당시 한국정부는  [중간수역]안에서 한‧일간 어업자원의 공동관리는  완벽하게 배제된다고 강변하였다.  그 후 정부도 점차로 중간수역에서  “공동관리  완벽 배제”라는 최초의 논리를  철회하고, 최근에는 “설사 중간수역에서 어업자원의 공동관리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독도에 대한 한국의 영토 주권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다”는 태도로 전환하고 있다.  관변 측 학자들도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하여 다시 그들의 입장을 수정하고, 설사 중간수역 안에서 자원의 공동관리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그 것만으로는 이 수역이 공동주권수역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으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한일어업협정 규정과 그 협상 전체 과정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건데, [중간수역]의 법적 성격에 대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점을 지적코자 한다:   

 째, [중간수역]의 성격이 하나의 자원공동관리 수역으로 낙착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즉, 중간수역은 공해적(公海的) 성격의 수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업협정 체결 당시 한국정부와 일부 국제법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한일어업공동위원회에서 정하는 “권고된 조치”에 따르는 것은 재량적인 것이기 때문에 동해 중간수역은 ”공해적 성격“ 이고,  한일어업공동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정한 조치”를 따르는 것은 기속적인 것이기 때문에 제주도 남부 중간수역은 “공동관리수역”이 된다고 하는 논리이다.        

 이 논리의 취지도 독도가 포함되어 있는 중간수역의 성격이 하나의 공동관리수역으로 낙착됨을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한일어업협정의 협상과정에서, 일본 측의 강력한 요구로 한국 측은 동해에서 일단 이 [잠정조치수역]안을 수용하되, 이 수역의 법적 성격을 공해수역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는 한국정부도 이 중간수역에서 공동관리와 같은 것이 도입되면 한국의 독도영유권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나온 한국정부의 홍보자료나 일부 국제법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동해의 중간수역은 공해적 성격의 수역으로 확정되었으며 이 중간수역의 성격이 하나의 공동관리 수역으로 낙착되는 것은 성공적으로 배제되었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들은 따라서 한‧일어업협정 시행으로 독도의 영유권에는 아무런 영향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4가지 사항에 대한 명백한 설명이 없이는 위의 [자원공동관리수역 배제논리]를 수긍하기 힘들다고 본다. :         
1) 중간수역은 공해적 성격의 수역이 아니다.
2) 규제조치에 관한 합의 사항을 “권고”하고, 이를 존중하게 함으로써 “자원의 공동관리가 배제될 수 있는가?
3) 주의환기조치 권한의 배제 문제
4) 양적 관리 조항의 배제 문제

째,  [중간수역]안에서 공동관리가 실시된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는 수정된 한국정부의 입장에는 문제가 많다.

 정부의 수정된 입장을 옹호해준 유일 한 법적 근거로서 2001년 3월 21일 한국 헌법재판소가 독도문제 및 [1999년 신 한일어업협정]의 위헌 여부와 관련해서 내린 본안 판결이다.  한국헌법재판소는 이 판결에서 한일 어업협정이 중간수역 안에 독도를 위치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한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한 것인가의 여부를 판단하려고 했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한일어업협정이 중간수역 안에 독도를 위치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한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한 것이다”라고 주장한 청구인들의 주장을 이유 없다”고 결론 지웠다.

  이러한 결론의 근거는 두 가지 이다.

1)영해 12해리 범위만이 국가영역권의 대상이고, 그 외측의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은 이른바 국가영역범위는 아니므로 이러한 생물자원에 대해서 타국과 공동적 관리(condominium)가 성립한다고 해도 그것은 국가영역주권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2) 이 어업협정은  배타적경제수역을 직접 규정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배타적 경제수역이 설정된다고 하더라도 영해를 제외한 수역을 의미하며, 이러한 점들은 이 사건협정에서의 이른바 중간수역에 대해서도 동일하다 할 것이므로, 독도의 영유권문제나 영해문제와는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지 아니한 것임은 명백하다 할 것이다.

  이는 정부의 해명 중에서 “이 한일어업협정의 대상 수역은 영해 이원(以遠)의 EEZ에 대한 것이고(협정 제1조), 따라서 중간수역도 결국 독도의 영해 이원(以遠)의 수역에 대한 합의이므로 독도의 영유권 문제나 영해문제와는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지 아니한 것이라는 논리를 지지하는 취지로 이해된다.   

 헌법재판소는 한국의 국내법 체계상 최고재판소이므로 그 판결은 한국 국내법에 관한한 최종적인 판단이다. 그러나 독도영유권문제는 결국 국제사회에서 국제법적 법리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한국헌법재판소가 이를 어떻게 판단하였는가 하는 것은 최종적인 결론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국내 판결이 국제법적으로 독도에 대한 한국의 영토주권이 훼손되는 것을 법적으로 방어해 줄 수는 없다. 

  한국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절차법적으로 부적절하며, 실체법적으로도 의미가 없다. 

 첫 번 판결 이유로 “이 중간수역은 ... 그 설정에 있어서 어느 일국의 일방적인 양보로는 보이지 않고 또한 상호간에 현저히 균형을 잃은 설정으로 보이지 않는 다“고 했다. 이는 중간수역이라는  잠정적 합의수역을 확정함에 있어서, 한‧일간에 각국의 연안에서 전관수역 35해리의 기준을 똑같이 적용한 점과 동쪽 한계선 동경 135˚ 30′및 서쪽 한계선 131도 40을 합의한 것 등이 일본으로서도 상당한 양보를 한 것으로 보이므로 ”상호간에 현저히 균형을 잃은 설정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 한 것으로 해석이 된다.

이 같은 판단은 국내법적 당사자간의 분쟁에 대한 판결이라면  일견 온당한 결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논리는 특히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한국과 일본이  [연안으로부터 35해리인 전관수역]을 똑같이 독도에 대해서 적용함을 자제한 것이므로 이것이 “균형을 이룬 것” 이라고 본 것인데, 이러한 논리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이 독도에 대한 영유권분쟁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독도의 영유권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법적인 지위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가정 하에서만 가능한 입론이다. 이러한 판단은 영역주권의 본질적 내용은 배타성에 있는 것이며, 독도의 영유권에 관한 한 한국과 일본의 법적 지위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국제법상의 원칙을 무시한 것이다.

독도본부 9회 학술 토론회 <중간수역의 법적 성격과 독도 영유권 훼손문제>
2006. 7. 24.
이장희 교수(한국외대 부총장, 전 대한국제법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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