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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3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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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독도로 가는 길

독도로 가는길

     윤근택

나는 지금 해양경찰대의 경비정 안에 있습니다. 정확히는 현창가에 서 있습니다. 우리 국토의 막내둥이인 독도로 운 좋게도 구경가는 길입니다.

전경 대원들은 그들이 몇 개월 간 견딜 생필품을 싣고 있었습니다. 은밀하고 감회롭던 승선 과정은 경찰 작전과 무관하지 않을 테니 적지 않기로 합니다. 유난히 애티가 흐르는 김일경은 벌써 세 차례 독도 근무를 나선다고 했습니다. 그는 친절히도 독도에 관해 들려주었습니다. 울음이 괭이소리 같다는 괭이갈매기, 삼사월이면 바위 기슭에다 그대로 알을 낳는 그들의 습성, 사흘만에 깨어나는 애기갈매들, 계란처럼 삶아 먹어도 될 그 알을 해치지 않는 이유 등을 들려주었습니다. 그가 그 이유를 덤덤히 들려줄 때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갈매기네를 해치면 제대가 늦어지거나, 아주 그 섬을 떠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전경대원들은 일종의 징크스르 믿고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는 이어서 그 섬을 지키다가 숨져 간 다섯 선배의 위령비와 도착하자마자 그 영령들에게 신고식을 하는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도, 빗물을 받아 식수로 쓰는 일이며, 심어도 살 수 없는 나무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는 동도와 서도, 두 개의 바위섬은 각각 일본과 구소련을 향해 눈을 부릅뜬 수호신으로서의 호랑이상임을 자랑했습니다. 그의 나라 사랑을 가슴으로 들었습니다.  나는 지금 현창가에 서 있습니다. 김일경도  뱃멀미가 나는지, 양해를 구하며 자리를 뜨는바람에 휴게실의 나는 호젓해졌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복도를 쏘다니다가 현장하나가 달린 이곳 이발소로 왔습니다. 창의 자금 장치를 풀고 고개를 쏘옥 내밀어 동해의 아침 바람을 마셔 보기도 하고, 담배 연기를 길게 뿜어 보기도 합니다. 선내 식당에서 마악 조반까지 얻어들었으니 별 걱정거리가 없습니다. 이제부터 삼십 센티 안팎 지름의 이 둥근 유리창을 통하여 부유스름한 바깥 세상을 구경하면 될 일입니다. 모처럼 얻은 말미를 즐기면 되는 것입니다. 나는 미몽을 깨우기라도 하듯, 유리창을 손바닥으로 반질반질 닦아 봅니다. 곧, 붉은 태양이 솟구칠 것이고, 물상들은 또렷또렷 투명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생각의 꼬투리라도 미리 마련해 두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주제, 어느 제재에도 얽매이지 않으렵니다. 무언가가 감지되기를 바라며 늘곤두세웠던 나의 더듬이조차도 여기서는 잠시 접어 두려 합니다. 그대가 말씀하셨듯이, 그것은 또 다른 나의 속박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내가 글쟁이라는 사실마저 잊어버리려 합니다. 어쨌든, 지금 나는 난생 처음으로 독도로 가고 있고, 적이 설레임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차라리, 늘 갈망했던 이상향으로 내닫고 있는지 모릅니다.

이제 창은 한결 밝아 옵니다. 창밖 물상들은 또렷해집니다. 둥근 창의 위쪽 모양의 반원은 하늘이고, 아래쪽 모양의 반원은 바다입니다. 이들은 더도 덜도 아닌 반원입니다. 그리고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선을 따라 우리의 배는 떠가고 있습니다. 미술 학도들은 이러한 구도가 역동적이지 않은 점을 들어 시원찮다고 할지는 모릅니다. 그들이 말하는 '황금분활'과 거리가 먼 구도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에게 비쳐진 이 구도는 경이롭습니다. 나는 이를'코스모스'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사과 반쪽을 나누듯, 이 우주가 다툼도 없이 하늘과 바다로 나눠졌으니까요, 그대는, 믿음을 지닌 그대는 이러한 광경을 보았다면 전지전능하신 그분의 뜻이라고 부를는지도 모릅니다. 하여간, 하늘과 바다의 크기는 똑같습니다. 다만, 그 채도만이 다를 뿐입니다. 화면 가운데 하늘은 잉크를 묽게 풀어놓은 듯하고, 바다는 잉크를 보다 짙게 풀어 칠한 듯합니다. 내가 늘밝고 지낸 이 땅과는 퍽이나 다릅니다. 이태 전까지 살았던 도시가 현란한 모자이크나 유화즘 되었다면, 조금 전 내가 떠났던 울릉섬은 그래도 수채화에 가까울 것입니다. 아니, 한 폭의 묵화에 가까울 것입니다. 색상대비, 명도대비, 채도대비, 면적대비…. 지난 날 미술 시간에 좀더 열중했더라면 이 시원의 세계를 쉽게 설명 드릴 수 있을텐데요.

일체의 시간은 멈추어져 있고, 끝없이 하늘과 바다는 퍼질러져 있고, 이제까지의 나의 작은 애터짐과 격정은 우스꽝스럽습니다. 헤알릴 수 없을 만치 많은 물이랑! 그러나 한 줄의 수평선으로 그어져 있음을  봅니다. 이제가지는 이러한 높이의 물결을 두고, 거센 파도라고 일컬었더랬습니다.
그러나 현장을 통해 멀리 보이는 바다는 장판을 깔아 놓을 듯합니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어름에 내가 탄 함정을 뜨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창을 통해 멀리 보이는 바다는 장판을 깔아 놓은 듯합니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어름에 내가 탄 함정을 뜨고 있습니다. 굽이굽이 물 이랑을 슬기롭게 지나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창가에 꼿꼿이 서 있습니다.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두 마리의 갈매기가 우리와 동행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유롭습니다, 그들은 문득 흔적 없이 사라졌다 싶다가는 되나타나곤 합니다. 알맞은 날갯짓으로 우리와 나란해지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그들 또한 나처럼 독도를 갈망하기에 울릉섬으로부터 벗하여 날아왔는지 모릅니다. 그들은 근심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곤두박질하여 먹이를 채거나 물위에 사뿐히 내려 앉거나 합니다. 바다를 고달프게 여기거나 무서워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조준경속의 표적 안양 지름 삼십 여 센티의 현장안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나는 이 화면을 통하여 또 다른 세계를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화면의 아랫부분에는 수족들이 헤엄쳐 갈 것입니다. 그리고, 나를 싫은 이 배는 어느 편도 아닌 수평선을 떠갑니다. 모두다 독도로 가는 길입니다. 이들의 색채가 흥미롭습니다. 구름과 하늘은 동류입니다. 바다는 또 하나의 색깔입니다. 그리고, 나의 배는 어느 축에도 들지 않은 또 하나의 색깔입니다. 그런데, 하늘에 떠 있는 갈매기의 몸빛과, 저 해저에 헤엄칠 물고기들의 몸빛은 더욱 흥미롭습니다. 갈매기의 가슴 빛은 하늘을 사모하여 흰색이고, 그들의 날개 빛은 바다를 연모하여 회색입니다. 그리고, 물고기들의 등빛은 바다를 닮았고, 비늘 색은 하늘을 닮았습니다. 미술 학도가 아닌 나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이 또한, 코스모스의 세계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로들 조화와 대비를 이루고자 애쓰는 모양입니다.

그대여! 하마터면 이번에는 큰소리를 내지를 뻔했습니다. 생각해 보시구려. 하늘에는 유선형의 구름이 떠가고, 그곳에는 두 마리의 갈매기가 다리를 감춘 채 유선형의 몸짓으로 떠갑니다. 저 해저에는 수족들이 또 그런 몸매로 헤엄쳐 갈 것입니다. 이제 동해 한복판에서는 유선형의 몸매가 아닌 이가 없습니다. 유선형의 몸매를 지닌 이들만이  자유를 누린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러기에, 분류학상 척수동물문 포유강 영장목 어느 과에 속하는 동물은, 가장 우쭐대는 동물은 별수 없이 그들의 몸매를 본 따서 배를 지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렇듯 시원의 세계에 나섰습니다. 거꿀달걀꼴의 얼굴과 유선형의 몸매를 지닌 이를 미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억센 팔뚝만을 가졌을 거라고만 믿었던 이 배의 선장마저도 어쩌면은 유선형의 가슴을 지녔을지 모릅니다. 그러기에, 이 굽이굽이 물 이랑을 서두르지 않고 슬기롭게 한땀 한땀 타고 넘을 거라고 여겨집니다. 관조를 그토록 타이르던 어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나는 여태 꼼짝 않고 현창가에 서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동그란창 너머의 저들은 제게 걸맞은 원동력을 지녔습니다. 구름은 기류로, 갈매기는 날개 파닥임으로, 수족들은 싱싱한 지느러미 놀림으로,  이 배는 그들의 몸놀림을 베낀 프로펠러의 힘으로, 그리고 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힘으로 독도로 독도로 나아갑니다. 우리는 하나같이 새로운 세계로 이렇게 내닫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제 현창에 햇살이 눈부셔 옵니다. 쏟아지는 햇살 저 편에 갈매기의 천국, 독도가 꿈결처럼 나타났습니다. 내가 떠난 울릉도에서 세 시간만의 일입니다. 현창 화면의 구도는 파격적으로 바뀌어 졌습니다. 인어들과 천사들의 노랫소리가 마악 울려 퍼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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