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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09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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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도종환

 독         도

                                                                  도  종  환

           우리에게 역사가 있기를 기다리며
           수백만년 저리디저운 외로움을 안고 살아온 섬
           동도가 서도에게 아침 그림자를 누이고
           서도가 동도에게 저녁 달빛을 나누어 주며
           그렇게 저희끼리 다독이며 살아온 섬

           촛대바위가 폭풍을 견디면 장군바위도 파도를 이기고
           벼랑의 풀들이 빗줄기 받아
           그 중 거센 것을 안으로 삭여내면
           바닷가 바위들도 형제처럼 어깨를 겯고 눈보라를 맞서며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서로를 지켜온 섬

           땅채송화 해국 술패랭이 이런 꽃의 씨앗처럼
           세상 욕심 다 버린 것
           외로움이란 외로움 다 이길 수 있는 것들만
           폭풍우의 등을 타고 오거나
           바다건너 날아와 꽃피는 섬

           사람많은 대처에선 볼 수 없게 된 지 오래된
           녹색비둘기 한 쌍 몰래 날아와 둥지를 틀다 가다가
           바다 깊은 곳에서
           외로움이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해조류떼가      
           저희끼리 손끝을 간지르며 모여 사는 곳

           그런 걸 아는 사람 몇몇 바다 건너와 물질을 하며 살다가
           백두산 버금가는 가슴으로 용솟음치며
           이 나라 역사와 함께 해 온 섬
           홀로 맨 끝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시린 일인지
           고고하게 사는 일이 얼마나 눈물겨운 일인지 알게 하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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