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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가 천연기념물 된 이유

군 보안사를 이용하여 정권을 쥔 전두환 대통령은 1980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을 향하여 안보협력 차관 60억불을 내 놓으라고 요구하였다. 일본 안보를 한국이 책임지고 있으니 60억불 차관을 내놓으라는 이야기다. 느닷없는 요구를 일본이 어떻게 해석했는지 모르지만 차관 회담은 시작되었다.

전두환 대통령은 81년 1월 일본을 방문하고 40억불 차관을 빌려 오면서 일본이 요구한 차관제공의 대가를 무언가 약속하고 돌아왔다. 전두환 대통령이 일본을 찾을 즈음 방송가에는 정광태가 부른 "독도는 우리땅" 노래가 방송 금지곡으로 묶여 버렸다. 차관 대가로 일본이 요구한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하나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1953년부터 1956년까지 격동기에 독도를 한국영토로 지켜 내었으며 앉으나 서나 독도걱정으로 바쁘던 홍순칠 독도의용수비대장이 1980년대 초반 정보기관에 끌려가 엄청난 고문을 당하고 앞으로 다시는 독도문제를 입에 올리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겨우 풀려 나왔다.(부인 회고 글) 역시 일본의 요구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사건이다. 홍순칠대장은 이후 홧병으로 몇 년 뒤 세상을 뜨고 말았다.

전두환 대통령의 차관방문을 앞뒤로 하여 이런 정지작업을 거쳐서 1982년 11월 16일 독도는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되었다. 물론 서기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독도가 일본영토가 된 건 아니다.

그러나 뒷날 한국인의 독도 방문을 막는 빌미가 되었으며 일본이 한국과 독도를 공동 관리할 수 있게 한 근거를 만들어 준 건 분명하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치밀하고 집요하고 장기적인 계획과 실천을 이 사건에서도 알 수 있다.

독도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당시 일본의 책략이 개입되었다고 의심한 사람은 우리나라에 한사람도 없었고 뒷날 공동관리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국과 일본의 책략 수준이 이렇게 다르다. 오늘의 공동관리수역이 어디로 갈지 한국사람 누가 알랴. 독도 이전의 천연기념물은 1965년 4월 7일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홍도가 있었다. 그러고는 그만이었다.

육군 출신인 전두환 장군이 육지에서 수 백 킬로 떨어진 작은 섬 독도에 특별한 관심과 애착이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 신군부의 실력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독도가 훼손된 일도 없었다. 독도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독도를 느닷없이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이유를 국내적 상황으로는 설명할 수도 없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이렇게 독도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이후 아무런 조치 없이 그냥 18년 세월이 흘렀다.

1999년 한일어업협정은 독도 영유권 문제로 매우 시끄러웠다. 어업협정 체결 이후 독도에 엄격한 출입제한이 시행되었다. 출입금지 조치는 자연히 독도영유권 위기와 연결되어 엄청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독도에 대한 엄격한 출입금지 조치의 핑계를 천연기념물 보호에다 미루었던 정부는 독도 외에 또 다른 섬으로 된 천연기념물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어 2000년에는 여러 건의 천연기념물이 지정되었다. 마라도는 이때 지정된 천연기념물이다. 홍도나 독도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마라도도 마찬가지다.

지금 홍도나 마라도를 출입하는데 무슨 허가나 제한조치가 있다는 이야기는 없다. 홍도 전체가 천연기념물이지만 누구나 어느 때건 자유롭게 출입하고 상륙하고 둘러보고 다닌다. 숙박도 한다. 같은 천연기념물인데도 독도만 민간인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한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국민을 속이기 위한 수단으로 불법으로 허가를 내줄때도 있지만 일반인의 접근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 허가를 못해주게 규정을 만들어 놓고 불법을 자행하니 앞으로 누군가 형평성을 들고 나와 소송을 제기한다면 무슨 핑계로 피해갈지 보는 사람으로서 걱정이다.    

독도가 천연기념물이 된 이유는 독도를 가져가려는 일본의 장기적인 계략을 한국정부가 받아들여 시행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정부는 더 나아가 출입을 차단하여 국민의 기억 속에서 독도를 지워버리려 한다. 이런 괴상한 행정조치의 원인을 따져가면 일본의 입김이 나오고 결국은 귀찮은 독도를 일본에 넘겨주고 싶다는 한국정부의 영토포기 정책이 나온다. 심심풀이삼아 일본 욕이나 하고 주저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  

김봉우 독도본부 위원장 0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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